프랑스 82

프리즌 브레이크, "영화가 아니야"

정체 불명의 헬리콥터가 교도소 담장을 넘어 지붕에 멈춰선다. 헬기에서 내린 사람은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고 복역 중인 애인을 빼내기 위해 작전에 나선 미모의 젊은 여성. 내부에서 기다리고 있던 악명 높은 범죄자는 총격전이 벌어진 틈을 타 유유히 헬기로 탈출한다.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지난달 말 벨기에 브뤼헤의 한 교도소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최근 유럽과 남미 등지에서는 헬기를 이용한 탈옥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9일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법했던 ‘프리즌 브레이크’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3일 브뤼헤 교도소에서 동료 재소자 2명과 함께 도망친 탈옥수 아쉬라프 세카키(26)는 유괴·납치·강도 등 전과 16범의 위험한 범죄자였다. 그를 꺼내간 것은 여자친..

건강 과시하다 쓰러진 사르코지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54)이 조깅을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후송되면서 ‘젊고 건강한 지도자’ 이미지에 금이 가게 됐다. AFP통신은 27일 발드그라스 군 병원에 입원 중인 사르코지 대통령이 ‘좋은 상태’로 돌아왔으며, 곧 퇴원할 예정이라고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르코지는 전날 파리 서쪽 베르사이유 궁전 부근 별장에 머물며 조깅을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긴급출동한 헬기로 군 병원에 후송됐다. 소식을 들은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경찰 모터스쿠터를 타고 달려가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사르코지는 27일 오전까지 군 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장치), 뇌파검사(EEG) 등 신경계통 검사를 받았으며 별다른 이상 증세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엘리제궁은 밝혔다. 보좌관들은 심장박동 조절에 관..

일요일엔 쇼핑을?

프랑스의 전통적인 ‘일요일 영업금지’가 100여년 만에 완화될까요. 프랑스 하원이 그동안 노동자들의 권리를 우선시해 엄격히 제한해왔던 상점들의 일요일 영업을 허용해주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이 보도했습니다. 하원은 정부가 제출한 일요일 영업 허용 법안을 일주일에 걸쳐 심의한 뒤 15일 전체회의에서 표결에 부쳐 찬성 282, 반대 238표로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아직 상원 통과 절차가 남아있는데다 야당인 사회당은 법안에 극력 반대하며 헌법위원회에 제소한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1906년부터 노동법에 따라 상점 노동자들에 휴식을 취할 권리를 주기 위해 일요일 영업을 제한해왔다고 합니다. 특수관광지구 등 예외지역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의 일반 상점들은 ..

228명 태운 에어프랑스 여객기 대서양 추락한듯

승객과 승무원 228명을 태운 에어프랑스 항공편이 31일(현지시간) 새벽 브라질 연안 대서양 상공에서 폭풍우를 만나 실종됐다. AFP통신 등은 어린이 8명 등 승객 216명과 승무원 12명을 태운 AF447편 파리행 여객기가 이날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비행기는 이날 저녁 7시 리우데자네이루 공항을 떠나 10시간 20분간 비행한 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발 3시간반 뒤인 10시30분쯤 마지막 교신을 남기고 연락이 끊겼다. 파리 샤를드골 공항 측은 교신이 끊긴 직후인 11시14분에 여객기로부터 ‘전자회로 작동에 이상이 있다’는 자동 메시지가 전송되어 온 것으로 보아, 기체에 장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공항 관계자는 “기장으로부터 ‘요동이 있다’는 마지막..

언제나 화제인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 카를라 브루니

요 근래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이라고 하면, 누구일까요. 아마도 지난 1월 백악관에 들어간, 미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겠지요. 두드러진 팔 근육으로 요즘 미국 여성들 사이에 ‘이두박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미셸 이야기는 잠시 미루고요, 프랑스로 옮겨가 볼게요.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엘리제궁의 여주인인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 카를라 브루니(41)입니다. 브루니는 여러 모로 눈에 띄는 사람입니다. 모델로 잘 나가던 시절(옆 사진은 영국 데일리메일에서 퍼왔는데 젊은 시절 사진인 것 같아요)에는 세계 최고 대우를 받았다 하고, 지금도 음반만 내면 히트를 치는 유명 가수입니다. 잘 알려진 대로 이탈리아 출신이고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지난해 결혼하면서 엄청난 화제를 ..

어제의 오늘/ 에펠탑 공개

1889년 5월 6일 프랑스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에펠탑이 완공돼 관람객들에게 공개됐다.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1832~1923)의 디자인에 엔지니어 모리스 쾨흘린(1856~1946)의 구조 설계로 지어진 철탑은 당시로서는 말 그대로 ‘획기적’인 건축물이었다. 3년간의 대역사 끝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 탑을 만드는 데에는 총 1만8038개의 쇳조각과 250만개의 쇠못이 들어갔다. 탑에 쓰인 철의 무게는 7300t, 비금속성 자재들까지 합치면 약 1만t의 자재가 소요됐다. 사각형의 밑변 길이는 각 99.3m이고 높이는 300m에 이르렀다. 후에 24m 짜리 철근 안테나가 덧붙여져서, 현재 높이는 324m다. 쇠로 만들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열에 많이 반응하기 때문에, 햇빛이 강할 때와 ..

프랑스, 핵실험 피해자보상- 늦고도 야박하네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제도와 북아프리카 알제리 등의 옛 식민지에서 수십년간 비밀 핵무기 실험을 했던 프랑스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피해자들과 인권단체들은 프랑스 정부가 내놓은 보상계획이 너무 야박하고 형식적이라며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에르베 모랭 프랑스 국방장관이 24일 핵 실험 피해자 보상방안 초안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모랭 장관은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들과의 회견에서 “이제는 안보시스템의 바탕이 되어준 (핵 실험)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해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핵실험 관련 기록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는 1960년부터 96년까지 210여차례에 걸쳐 알제리의 사하라 사막과 폴리네시아에서 핵폭발 실험을 했다. 이 실험..

프랑스의 복귀... 창립 60년 '나토' 어디로 가나

프랑스가 40여년에 걸친 드골주의의 유산을 버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통합군에 공식 복귀한다고 선언했다. 냉전 종식 이후 정체성 위기에 빠진 나토가 프랑스의 복귀로 변화의 계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당장 아프가니스탄 파병부대를 모집해야 하는 미국은 프랑스의 복귀를 환영했다. 그러나 유럽국가들과 미국은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각기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 창립 60주년을 앞둔 나토의 확대 정책과 ‘국제 치안유지군’으로서의 기능을 놓고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복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1일 “현 상황(나토군 탈퇴)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고 밝혔다. 1949년 나토 창립멤버로 참여한 프랑스는 66년 샤를 드골 대통령 때 미국의 주도에 반발하며 나토를 탈퇴했다...

‘부끄러운 佛’ 드러낸 섬들의 반란

중미 카리브해에 위치한 프랑스령의 작은 섬 과들루프와 마르티니크의 소요사태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 높은 실업률과 살인적인 물가 상승에 분노한 시민들이 연일 거리로 몰려나와 본국 정부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두 섬의 소요는 빈부격차와 백인층의 횡포, 프랑스 정부의 외면 등에 뿌리를 두고 있다. ㆍ과들루프·마르티니크 본국 냉대 저항 소요 ㆍ빈부격차·백인 기득권 횡포 등 식민주의 폐해 ㆍ사르코지 지원책 발표 불구 근본해결 쉽지않아 AP통신 등은 과들루프 최대도시인 푸앙테 아 피트르 등지에서 며칠째 시위대와 경찰 간 총격전과 약탈, 방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최저임금을 올리고 물가를 안정시켜 달라는 몇달에 걸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노한 주민들이 거리로..

영-프 잠수함 대서양서 충돌

영국과 프랑스의 핵 잠수함이 대서양에서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영국 가디언은 이달초 영국 해군의 잠수함 HMS 뱅가드호(아래 사진 왼쪽)와 프랑스의 르 트리옹팡 잠수함(오른쪽)이 대서양에서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16일 보도했다. 사고 당시 영국 잠수함에는 135명, 프랑스 잠수함에는 101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군은 뱅가드호를 스코틀랜드의 파슬레인으로 인양해 수리하고 있으나, 자세한 사고 시점과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지난 3일이나 4일 쯤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만 전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핵잠의 피해는 긁힌 정도에 불과하다”며 “핵무기는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았고 영국의 핵 억지력에도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