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민주화 53

미국의 중동 자유무역지대 구상

미국이 얼마전 "10년 내 중동에 자유무역지대(FTA)를 창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지난 9일 콜럼비아의 남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졸업식 식사를 해주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미-중동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할 것을 제의한다" "이는 중동에 지유시장경제와 공정한 법체계를 정착시켜 자유와 번영, 평화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방문과 때를 같이 해 발표된 부시대통령의 이날 '제안'은 이라크전쟁 전 밝혔던 이른바 '중동 민주화. 글로벌화'를 실현하기 위한 큰 틀을 그려보인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전이 끝남과 동시에 중동평화 로드맵을 완성시켜 이.팔 평화협상을 밀어붙이고 있다. 중동 역내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인 이.팔 분쟁은 로드..

말 나온 김에, 사담의 가족 이야기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가족들에 대해 말하는 것은 커다란 금기인 듯했다. 사담 후세인의 두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가 국가의 권력을 나눠 갖고 아버지의 대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들 두 아들의 관계나 후세인의 가족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철저하게 터부시되고 있었다. 특히 후세인의 '버림받은' 부인 사지다의 이야기를 꺼내면 화제를 돌리거나 입을 다물기 일쑤였다. 후세인은 8명의 부인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첫째 부인은 1958년 후세인과 결혼한 사지다 타르파다. 생후 9개월에 고아가 된 후세인은 외삼촌인 카이랄르 타르파 슬하에서 자랐는데, 카이랄르는 영국 식민지 시절 반영(反英) 투쟁을 벌였던 인물로 후세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사지다는 바로 카이랄르의 딸로, 학교 교사 출신이다. 후세인..

이라크 국민투표 참관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7년 임기 연장을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실시된 15일 오전 11시. 바그다드 시내 알 자마에 설치된 투표소에서는 공무원들의 독려를 받은 시민들의 투표가 한참 진행되고 있었다. 시민들은 차례로 줄을 서서 투표함에 용지를 집어넣었고, 옆에서는 각국에서 온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들과 취재진이 투표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전형적인 '일당독재식 투표'로 진행된 이날 투표장의 모습은 후세인 정권이 주장해온 '이라크 민주주의'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투표장 밖에서는 '나암 나암 사담 후세인(후세인에게 찬성표를)', '사담은 우리의 유일한 선택' 따위의 구호를 외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렸고 라디오와 TV에서는 하루종일 후세인 찬가를 틀고 있었다. 전통 머리덮개 '아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