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36

공직자 이메일도 '공공문서'

국가의 중대사를 기록한 사료가 되거나 혹은 정권이 끝난 뒤 `청문회 자료'가 될지도 모를 고위공직자의 이메일은 `개인'의 것일까, `공공 문서'일까. 미국 연방법원 판사가 백악관에 직원들의 이메일을 없애지 말고 복사본을 모두 보관해둘 것을 명령했다. 법원의 명령은 기존 공문서에 `전자기록'이라고만 돼있던 정부 기록의 범위를 정부 직원들의 이메일로까지 확장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AP통신은 12일 워싱턴DC 연방법원의 헨리 케네디 판사가 대통령 비서실에 이메일들을 폐기하지 말고 보관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케네디 판사는 비서실 직원들이 연방법을 어기고 이메일을 없애고 있다는 소송 2건이 제기돼, 이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현행 연방기록법은 정부가 전..

저주받은 신데렐라?

살인극으로 끝난 `백작과의 결혼'. 호스티스 출신으로 백작부인이 됐다가 결국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정에 서게 된 한 여성의 스토리 때문에 영국과 프랑스가 시끌시끌하다. 소설 같은 사건의 주인공은 프랑스 파리 빈민가의 튀니지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자밀라 음바렉(45. 사진 오른쪽)이라는 여성. 자밀라는 베르사이유의 디스코텍에서 일하다가 2002년 영국 귀족인 앤서니 애슐리-쿠퍼(사망 당시 66세. 사진 왼쪽)를 만나게 됐다. 명문 사립학교 이튼스쿨과 옥스포드대학을 나온 애슐리-쿠퍼는 정치철학자 존 로크의 후원자였던 17세기 유명 정치인 앤서니 애슐리의 10대손으로, 영국 남서부 도셋주 섀프츠베리에 영지를 둔 백작이었다. 두 사람은 만난 그해 결혼해 프랑스 칸의 호화로운 아파트..

미국 대법원 사상 첫 '기후변화' 판결

미국 대법원이 2일 "온실가스는 대기오염 물질이며 규제대상"이라는 판결을 내놨다. 미 대법원이 기후변화와 관련된 판결을 내놓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번 판결이 나옴으로써 그동안 지구온난화 문제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온 미국 정부의 환경정책도 방향이 바뀌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대법원은 이날 캘리포니아 등 12개 주 정부와 13개 환경단체들이 환경보호국(EPA)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오염물질로 규제 대상이 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판결을 내놓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대법원은 온실가스가 2003년 제정된 `청정대기법'에 따라 규제돼야 하는 물질임을 명시하면서 "미국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

'근친상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릴적 헤어져 살던 남매가 어른이 되어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들을 용납하지 않고, 법의 장벽에 가로막힌 두 사람은 세상을 향해 외칩니다. "우리를 사랑하게 내버려두라"고. 바닷가에서 페이소스 하나도 안 느껴지는 얼굴로 고함을 쳐대던 어느 잘생긴 배우의 얼굴이 생각나는군요. 독일 라이프치히에 살고 있는 남매의 `실화'랍니다. 소설에나 나올 법한 `금지된 사랑'이 세상에 알려지자 `근친상간'이라는 오랜 터부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놓고 독일 사회가 격렬한 논쟁에 빠졌다고 BBC방송이 7일 보도했습니다. 이미 독일 언론에선 지난해부터 시끌벅적했다고 합니다만. 파트릭 슈튜빙(30·사진 왼쪽)과 수잔 카롤레프스키(22·오른쪽)는 옛 동독지역인 라이프치히 교외의 작은 아파트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고 ..

부시맨의 힘겨운 승리

`부시맨(bushmen)'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남부의 산(San) 부족이 개발 바람 속에 터전을 잃고 떠돌다가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보츠와나 로바체 고등법원은 13일 칼라하리 사막에 살다 쫓겨난 산족에게 `고향에서 자기들 방식대로 살아갈 권리'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AP,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재판부는 산족이 칼라하리 자연보호구역에 거주할 권리가 있으며, 정부의 강제 이주정책은 불법이라고 판시했다. 또 "정부가 산족에게 사냥허가조차 내주지 않은 것은 굶어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산족의 전통적 생활방식을 보호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원주민 권리 이례적 인정 이번 판결은 원주민들의 권리가 인정되지 않던 아프리카에서 예외적인 것으로, 절멸 위기에 처한 소수 토착민..

스페인 마드리드 테러범들에게 '징역 27만년형' 구형할듯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테러범들에게 총 27만년 형이 구형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스페인 수사당국이 마드리드 열차테러범 29명에게 총 27만년의 징역형을 구형할 계획이라고 6일 보도했다. 특히 범행을 주도한 7명에게는 총 4만년형이 구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페인 현행법은 40년 이상 복역할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의 구형은 상징적인 의미를 띠게 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유럽연합(EU) 가입국인 스페인은 사형을 금지하고 있다. 테러범들에 대한 재판은 내년 2월 시작돼 6개월 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2004년3월 발생한 마드리드 열차폭탄테러는 191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271명이 숨진 스코틀랜드 로커비 팬암기 폭파사건 이래 유럽에서 최악의 테러사건으로 기록됐다. 스페인 검찰은 알카..

러시아 전직장관 둘러싼 신경전

러시아의 핵 시설 정보를 꿰고 있는 전직 고위관리가 미국 법원에 인도될 처지에 놓였다. 스위스 법원이 자국에 체류중인 러시아의 전 에너지장관 예브게니 아다모프(65)를 미국에 넘기라는 판결을 내놨다고 A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다모프는 키르차토프 핵연구소와 모스크바 원자력공학연구소에서 핵발전을 연구한 러시아의 대표적인 핵 전문가로, 1998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원자력장관으로 임명돼 각료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장관직에 있는 동안 끊임없이 부패 소문에 시달렸으며 2001년에는 의회 반부패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장관 재직 시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먼로빌에 컨설팅 회사를 차린 사실까지 들통 나 그해 3월 결국 사임하고 스위스에서 도피생활을 해왔다. 아다모프 처리 문제는 여러 나라가 걸린..

겨우 70살인데.

"75세가 정년인데 70세를 넘겼다고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 일본에서 70세가 넘은 대학교수들이 학교측을 상대로 부당해고 소송을 내 승소했다. 고령화 사회에 들어간 일본에서 `노인 근로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판결을 이끌어낸 주역은 효고(兵庫)현 히메지(姬路)시 히메지독쿄(姬路獨協)대학교 외국어학부의 기요세 기사부로(淸瀨義三郞.74), 마츠기 노비히코(眞繼伸彦.73), 楊啓樵(요케쇼.72) 등 3명의 교수. 아사히(朝日)신문은 75세까지 고용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데도 학교측이 해고 통고를 한 것은 부당하다며 기요세 교수 등이 고베(神戶)지방재판소에 교수지위확인청구소송을 내 26일 승소판결을 받아냈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교측에 고용계약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

주디스 밀러

`취재원 보호'를 고수하다 구속된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 주디스 밀러(57)가 곧 감옥생활 한달을 맞는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현지시간) 언론의 자유를 지키겠다며 검찰의 압력에 맞서다 끝내 수감된 밀러의 감옥 생활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밀러가 수감된 곳은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구치소. 밀러는 여느 수감자들과 함께 지내며 감옥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2평 남짓한 방에서 생활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보낸 편지에 답신을 쓰거나 책을 읽으면서 소일하고 있다고 구치소측은 밝혔다. 옥중의 밀러를 만난 이들은 모두 그가 여전히 당당하며,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고 있다고 전한다. 언론인보호위원회를 대표해 최근 그를 면회했던 월스트리트저널의 폴 스타이거 편집장은 "그는 여전히 열정적이며 수감복을 입고도 위축되지 않..

"I Am Prepared To Die" 만델라 리보니아재판 법정진술 원문

"I Am Prepared To Die" Nelson Mandela during his 1964 trial Nelson Mandela's statement at the opening of the defense case in the Rivonia Trial (Pretoria Supreme Court, April 20, 1964) I am the First Accused. I hold a Bachelor's Degree in Arts and practised as an attorney in Johannesburg for a number of years in partnership with Oliver Tambo. I am a convicted prisoner serving five years for lea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