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22

뒤늦고 속좁은 네덜란드의 사과... "인도네시아인들 처형 사과하겠다"

인도네시아를 구성하고 있는 네 개의 주요 섬 중 하나인 술라웨시 남부에서 1946년부터 1947년 사이에 가혹한 학살이 벌어졌습니다. 일본군에 잠시 점령돼 있던 옛 식민지를 되찾은 네덜란드군이 남술라웨시의 독립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네덜란드는 남술라웨시의 주요부족인 부기족의 준자치국가를 세우게 한 뒤 1816년 이래로 사실상의 식민통치를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20세기 들어서는 아예 직접통치로 방향을 바꾸고, 네덜란드령 동인도라는 이름으로 통합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이 잠시 인도네시아를 점령했으나 1945년 일본군의 패망으로 다시 네덜란드 점령세력이 복귀하게 됩니다. 자바 섬에서 벌어진 라와게데 학살 당시의 모습 당시 인도네시아의 정치적 중심인 자바 섬에서..

'독재자들 재산환수' 힘겨운 싸움

찰스 테일러는 라이베리아 출신 군벌로, 다이아몬드 광산을 장악한 뒤 원광석과 목재 등을 팔아 돈을 불렸다. 그걸로 다시 무기를 사서 내전을 일으켜 전국을 장악한 뒤 1997년 대통령이 됐다. 이웃한 시에라리온에까지 무기를 들여보내고 광산지대 무장세력들을 부추겨, 서아프리카를 세상에서 가장 참혹한 전쟁터로 만들었다. 2003년 영국군 등 다국적 지원군이 들어가 내전을 끝내고 무장해제를 시킨 뒤에 테일러는 쫓겨났다. 체포된 테일러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감옥에 수감된 채 유엔 산하 시에라리온특별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교도소 경비 등을 포함, 재판비용으로만 다달이 10만 달러(약 1억20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 이 돈은 대부분 미국이 내고 있다. 라이베리아는 내전으로 초토화된데다 국가재정이 거의 무너져..

아시아에서 제일 부패한 나라는 인도네시아

홍콩의 정치경제위험자문공사(PERC)가 조사하는 연례 아시아·태평양 부패지수가 발표됐습니다. 미국과 15개 아·태 국가·지역들의 기업가들을 상대로 조사, 부패정도를 수치화한 이 발표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는 싱가포르, 가장 부패한 나라는 인도네시아로 나타났네요. 올 조사에서 싱가포르는 부패지수 1.42로 최고의 청렴도를 자랑했습니다. 뒤이어 호주, 홍콩 등의 순이었고요. 한국은 7위로 중간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가장 부패가 심한 나라는 인도네시아랍니다. 1998년 수하르토 독재정권이 축출된 이래 몇차례 정권교체를 이루면서 부패 청산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번에도 오명을 벗지 못했군요.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 부패 척결을 몇년 째 추진하고 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는 얘기가 되네요..

잇단 강진, 연관성 있나

아시아·태평양에서 만 하루 사이에 태풍(열대사이클론) 4건에 2차례 강진이 일어났다. 다행히 초대형 쓰나미는 없었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남태평양 사모아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30일 잇달아 대지진이 일어난 것은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연관돼 있는 현상인지에 대해 과학자들이 여러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모아와 수마트라의 진앙지는 7600㎞ 떨어져 있다. 지진정보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미국 지진국(USGS)은 “아직 연관성을 확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USGS 소속 지질학자 스튜어트 시프킨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같은 지각판에서 일어난 작용이므로 연관이 없다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지구 지각판 중 호주판의 가장자리에서 일어났다. 호주판..

이 나라들이 왜 이러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북쪽 끝에 아체 Aceh 라는 자치지역이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 인도네시아 정부의 극심한 탄압 속에서도 분리운동을 벌여 유혈사태가 많이 났었던 곳이지요. 지금은 특별자치주가 만들어져 자치가 실시되고 있는데요. 이 곳의 자치의회가 간통범에게 돌을 던져 처형하는 등의 극단적인 조항들을 담은 샤리아(이슬람 성법)를 채택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법이 이슬람의 입장에서는 ‘세속법’이고, 꾸란에 바탕을 두고 이슬람 원리대로 만든 법이 샤리아입니다. 자카르타포스트 등 인도네시아 언론들은 아체 특별자치주 의회가 간통범과 동성애자 등에 대한 초강경 처벌규정을 담은 샤리아 법안을 채택했다고 15일 보도했습니다. 이 법의 대표적인 조항들을 볼까요. ◇ 간통을 저지른 자가 미혼일 경우 태형 ..

인도네시아에서 또 테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고급호텔에서 17일 연쇄 폭탄테러가 일어나 9명이 숨지고 한국인 1명 등 50여명이 다쳤다. 외국인들을 노린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자카르타포스트 등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도심 상업지구에 위치한 JS매리엇 호텔과 리츠칼튼 호텔에서 몇 분 간격으로 연쇄 테러가 일어나 외국인 18명을 포함, 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먼저 JS매리엇 호텔 라운지에서 폭발이 일어난 뒤 가까이 있는 리츠칼튼 호텔의 식당에서 또 한 차례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테러범들은 두 호텔에 체크인, 투숙객으로 가장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긴급안보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테러범들은 반드시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말했..

인도네시아, 이제는 안정 올까.

인도네시아 대선이 8일 실시됐다. 출구조사 결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현대통령(59)의 재선이 유력시된다. 유도요노가 승리하면 1998년 독재자 수하르토가 물러난 뒤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재선 대통령이 탄생한다. 잦은 정권교체와 정정불안에 시달려온 인도네시아에 정치적 안정이 자리잡을 지 주목된다. 자카르타포스트 등 인도네시아 언론들은 8일 동부 파푸아섬을 시작으로 대선 투표가 개시됐다고 보도했다. 1억7600만명에 이르는 유권자들은 45만여개 투표소에서 임기 5년의 대통령을 뽑는 투표를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는 유도요노 현대통령과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대통령(62), 유수프 칼라 현 부통령(67) 등이 출마했다. ‘인도네시아 여론조사 기구(LSI)’의 표본 조사 결과 유도요노는 52.7%를 득표했으..

천 가지 얼굴의 이슬람, 그리고 나의 이슬람

천 가지 얼굴의 이슬람, 그리고 나의 이슬람 Julia`s Jihad (2009) 율리아 수리야쿠수마 저 | 구정은 역 | 아시아네트워크 (번역한 책이 출간돼 나왔다. 너무나 훌륭한 편집자께서, 이슬람 개론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상세하게 '깊이보기' 코너들을 넣어주었다.) 두어해 전 삼림파괴와 기후변화 문제를 취재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갔었다. 자와(자바)섬의 자카르타 공항에 내려 도심까지 들어가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서울에 오는 외국인들도 같은 느낌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강남의 테헤란로 부럽지 않게 우뚝우뚝 솟아있는 마천루들과 초현대적인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들은 인상적이었다. 더 인상적인 것은 호화로운 첨단 건물들 바로 옆을 흐르는 쓰레기투성이 개천과 골목들이었다. 아시아의 거대 개도국 인도네시아의 두..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

[유재현의 온더로드-04]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 : 민주화 속의 난민화, 그 현장을 가다 유재현 저 | 그린비 * [황해문화] 2009 여름호에 실린 서평입니다 “네팔을 제외한다면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들락거렸던 나라들을 복기하듯 돌아다닌 여행이었다. 10년은 무언가를 변화시키기에는 턱없이 짧은 세월이었다. 아시아는 근본적으로는 변함없는 길을 걷고 있었다. 냉전의 붕괴와 한때 아시아 전역을 휩쓸었던 민주화의 열기, 그리고 짧게는 1997년 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를 덮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인도네시아는 수하르토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말레이시아의 암노(UMNO)는 여전히 강고했으며, 필리핀은 마르코스 독재나 별반 다를 것 없는 아로요 치하였고 신인민군은 무력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일..

딸기네 책방 2009.04.16

또다시 산불

지구촌이 또다시 불길에 휩싸이고 있다. 스페인은 북동부 화재 규모가 커지자 군대를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북부 캘리포니아에 대규모 산불이 일어났다. 인도네시아 연무(燃霧)도 다시 아시아를 덮기 시작했다. 지난해 그리스 대화재와 같은 초대형 산불, 이른바 ‘메가파이어(mega-fire)’의 계절이 다시 돌아오면서 세계 곳곳의 숲이 타들어가고 있다. AFP통신은 스페인 북동부 아라곤 지역에서 일어난 산불로 숲 2000㏊가 타들어갔다고 7일 보도했다. 당국은 소방대원과 군 병력 400여명을 투입하고 소방헬기를 띄워 불길을 잡으려 애쓰고 있지만 40℃를 넘나드는 고온건조한 날씨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불길이 마을로 번져 300여명이 대피했고, 연기가 대도시인 사라고사에까지 이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