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228

바그다드에 간 반기문 총장, '가슴이 철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연설을 하는 도중, 주변에 로켓포가 떨어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지만 3년반 전 이라크 특사로 와있던 사무차장 등을 테러공격으로 잃었던 유엔과 이라크 정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반총장이 야심찬 이라크 재건 지원계획을 내놓고 모처럼 바그다드에서 유엔의 역할을 강화하려 하는 참에 벌어진 일이다. "치안 강화" 말 끝나자 `쾅' 반총장은 22일 극비리에 바그다드를 찾아 티그리스 강변 국제지구, 이른바 `그린 존(greenzone:안전지대)' 안에 있는 총리 공관에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총리를 만났다. 반총장은 1시간여 알 말리 총리와 비공개 회담을 가진 뒤 공관 내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반총장의 이라크 방문은 취임 이래 처음이며, 유엔 총..

이 사진을 보니.

요르단 암만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이라크 소년이 사담 후세인 얼굴이 그려진 옛 디나르 지폐들을 기념품으로 팔고 있다. 로이터 사진, 날짜는 2월 6일. 설명에는 '이라크 소년'이라고 되어있지만 사진에는 구멍 뚫린 빨간양말을 신은 가난한 두 발만 나와 있다. 돌멩이로 눌러놓고 파는 것을 보니 제대로 된 기념품가게도 아닌 행상처럼 보인다. 암만은 현대적인 대도시인지라 사해 머드팩을 비롯해 다종다양한 기념품들을 파는 화려한 가게들이 많지만 '이라크 소년'이 그런 곳에 드나들 수는 없을 것이고. 식민지는 아니라지만, '망한 나라'가 던져주는 잔상이로구나. 저 사진을 보니 여러가지가 생각난다. 우리 집 책꽂이에 아직도 저 디나르화들이 여러 장 들어있는데 나중에 그것들도 어느 곳의 기념품가게에다가 내다 팔 일이 ..

이라크는 '미국의 적들'에게 넘어갔나

미국 정부는 아직도 이라크가 `내전' 상황에 빠져들었음을 부인하고 있지만, 이미 수도 바그다드를 포함한 이라크 대부분 지역은 미 점령군이나 이라크 새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아수라장이 돼버렸다. 한 달 간 사망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는 집계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다시 바그다드에서는 연쇄자폭테러로 16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라크 중심부 수니삼각지대와 남부 석유수출항 바스라에 이어 수도 바그다드까지, 사실상 이라크는 무장 세력의 손에 넘어가버린 것으로 보인다. 바그다드 무기한 통금 AP통신 등 외신들은 23일 바그다드 시내 시아파 무슬림들이 주로 거주하는 슬럼가에서 차량 자폭테러가 5번 연달아 발생하고 무장세력 간 박격포 공격이 벌어져 161명이 숨지고 257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날 유혈사태는 수니..

어제야 들었네

박노해 선생님 '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다' 받아본 뒤로 계속 우울했다. 내가 3년전 황해문화에 썼던 글 바람구두한테 받아서 다시 읽어보니깐 또 우울했다. 서랍속에 누워있던 이라크 사진 몇장, 3년만에 앨범에 꽂아놓으면서 유수프 신부님 생각했는데 그저께 후배가 집에 놀러와서, 신부님 살아계신지 궁금하다고 얘기했었다. 아무래도 요새 자꾸 걸리는 것이-- 뭔가 좀 풀어야 할 게 있는 것 같아서 어제 신문로 나눔문화에 박선생님 만나러 찾아갔다. 레바논 책 쓰시는 중이라서 많이 바쁘시단 얘기를 들었고, 나도 저녁 약속 있고 해서 후배 2명 데리고 잠깐 다녀와야지 했는데 박선생님이랑 나눔문화 쪽에선 밥 차려먹자고 저녁준비까지 해놓은 모양이었다. 죄송스럽게. 그냥 강의실에서 박선생님이 찍은 사진들로 만든 아체, ..

영국판 '퍼주기 논란'

영국이 `두 총리' 시대를 맞았다. 인기 떨어진 토니 블레어 총리와 차기 총리감으로 나선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이 각기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과 이라크를 찾아 거액의 재건자금 지원을 약속하는 등, 경쟁적으로 `퍼주기'를 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BBC방송, 가디언 등은 블레어 총리가 19일 파키스탄을 방문해 향후 3년간 4억8000만파운드(약 8500억원)의 원조를 제공키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샤우카트 아지즈 총리 등을 만나 회담하면서 미국이 주도해온 `테러와의 전쟁'의 방향성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에는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카미드 하르자이 대통령을 만나 `신(新) 마샬플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근 미국과 부쩍 거..

3년 전 이라크, 지나간 이야기

이것은 그냥 지나가는 뉴스. -------- 내전 수렁에 빠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교착상태에 접어든 이란 핵문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레바논의 삼각 분쟁과 시리아 문제, 아직도 요원한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의 민주화. `악(惡)에는 힘으로!'를 외치며 일방적 압박만을 계속해온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한 것을 계기로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에도 일대 변화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제는 변화할 때'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지명자를 배출해 미국의 새로운 `이라크 전략 싱크탱크'로 부상한 이라크연구그룹(ISG)은 13일 부시대통령을 면담한 이어 14일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화상 토론'을 할 예정이다. ISG는 이 만남들을 토대로..

딕체니, 콘돌리자 '이라크전 잘했다'

9.11 테러 뒤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추진해온 `테러와의 전쟁'의 총지휘자인 딕 체니 부통령은 10일 TV에 출연해 이라크전과 미국 내 강력한 보안조치 등을 옹호하는 주장을 펼쳤다. 체니 부통령은 이날 NBC방송 `언론과의 만남' 프로에 출연해 "이라크에서의 저항이 이처럼 오래갈 줄 몰랐다"며 일부 실책을 자인했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 정권이 알카에다 조직과 관련이 없었고 대량살상무기(WMD)도 발견되지 않은데 대해서는 "그래도 이라크전이 미국의 안전에는 도움이 됐다"는 궁색한 논리를 펼치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후세인과 알카에다의 연관성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전쟁을 시작할 당시로서는 최선의 정보에 따랐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후세인 정권을 제거함으로써 세상은 훨씬 나아졌다"고 강..

인물로 본 한 주간의 외신

이라크에서 15세 소녀를 성폭행 뒤 살해하고 일가족을 모두 죽인 것으로 드러난 미군 전역병 스티브 그린이 기소됐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그린은 사형 판결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5일 이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이라크측에 공식 사과했다. 독일월드컵 8강전에서 탈락한 브라질 대표팀의 주장 카푸 등이 상파울루 부근 쿰비카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다가 현지 축구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는 수모를 겪었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정치적 후원자였던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이 천 총통에게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대만독립파의 대부격인 리 전 총통은 오랫동안 천 총통을 지지해온 후원자였지만 잇단 측근 부패 논란 등으로 위기에 빠진 천 총통에게서 결국 등을 돌렸다고 대만 ..

'포로로 쳐줄께'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 포로수용소를 폐쇄하라는 국내외 압력에 시달리던 미국 정부가 수감자들에게 제네바협약의 전쟁포로 처우 규정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정부는 수감자 인권보호를 위한 결정이라는데 의미를 두고 있지만, 수용소 폐쇄 요구를 희석시키기 위한 방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BBC방송 등 외신들은 11일 미 국방부가 고든 잉글랜드 부장관 명의로 내부 지침을 내려 관타나모 등 전세계 미군기지에 갇혀 조사를 받고 있는 `테러용의자'들에게 제네바협약을 적용토록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같은 내용을 확인하면서 "미국은 지금까지도 수감자들을 인간적으로 대우해왔다"며 "이번 지침이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현재 세계 곳곳에 1..

이라크의 엘리트들은 왜 나라를 버리지 않는가

"이라크의 많은 엘리트들은 어째서 도망치지 않고 있는가." 이라크에서 종파 갈등과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의 폭력으로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공포와 긴장 속에 굳건히 자리를 지키려 애쓰는 이들도 많다. 폭력 피해를 겁낸 이들의 국외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조국의 재건을 위해' 바그다드를 지키는 지식인들의 스토리가 27일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에 실렸다. 새 국가 출범과 함께 구성된 형사재판소장을 지낸 주하이르 알 말리키(사진)는 협박에 시달리면서 바그다드를 떠나지 않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미국이 지원하는 새 정부에 참여하기로 한 뒤 그의 집에는 그를 `배신자'라 비난하는 협박 전화와 살해 위협이 끊이지 않았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진정한 법치가 실현되기를 원했던 말리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