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01

‘진보를 생각하는 보수’ 英 이끌 젊은 지도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강하고 결단력 있는 정부, 나이든 이들과 약하고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정부다. 나의 목표는 정부에 대한 신뢰를 다시 세우는 것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신임총리(44)는 12일 보수-자민 연정 성립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강하고 따뜻한 정부가 이끄는 새로운 정치의 시대’를 선언했다. 유럽 정치의 중심축 중 하나인 영국을 이끌어갈, 13년만의 보수파 총리에게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귀족집안 엘리트 아들에서 ‘새로운 보수주의’의 지도자로 부상한 캐머런의 리더십을 분석하는 기사들을 실었다. 200년만의 최연소 총리 보수-자민 연정협상 결렬, 노동당 고든 브라운 총리의 배수진을 친 사퇴 발표, 보수-자민 연정 합의, 브라운 사퇴, 여왕의 총리 지명, 런던 다우..

영국 총선, 13년만에 보수당 승리

‘젊은 보수’ 데이비드 캐머런(44)의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6일 영국 총선에서 캐머런이 이끄는 보수당이 13년 만에 집권 노동당을 누르고 제1당이 됐다. 향후 정국의 열쇠를 쥔 제3당 자민당이 보수당 쪽으로 기울고 있어, 캐머런이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캐머런 “자민당과 포괄적 권력분점” 캐머런은 선거결과가 나온 7일 “노동당은 국가를 통치할 권한을 잃었다”며 “이번 선거는 변화와 새로운 리더십을 원하는 영국의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당은 과반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운명의 300석’을 넘김으로써 일단 총선 이후 정국을 이끌 주도권을 확보했다. 캐머런은 제3당인 자민당의 닉 클레그 당수를 향해 “포괄적이고 개방적이고 폭 넓은 권력분점 협상을 ..

<해리 포터>의 롤링, 영국 보수당에 일격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영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 조앤 롤링(사진)이 복지 축소 논란에 불을 붙이고 나섰다. ‘가족 중심’을 내세우면서 저소득층에게 정말로 필요한 복지가 뭔지 외면하는 보수당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 정당 대표들 간 TV토론을 앞두고 복지문제가 선거전의 화두가 되고 있다. 롤링은 14일자 일간 더타임스에 ‘싱글마더(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매니페스토’라는 장문의 기고를 보내 “가장 밑바닥에서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들, 아이가 굶주리는데 빵을 사지 못하는 사람들, 마루가 내려앉았는데도 고치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이들”이라며 야당인 보수당과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를 비판했다. 발단은 전날 보수당이 내세운 ‘가족 ..

두바이 암살, 그리고 모사드

지난달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서 일어난 하마스 지도자 마흐무드 알 마부흐 살해사건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두바이 경찰이 영국 등 유럽 여권을 소지한 11명의 암살단 소행이라는 수사결과를 밝히자 영국은 이스라엘 측의 여권위조를 의심하고 나섰네요. 외교마찰로 비화되자 이스라엘 내에서도 모사드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19일 런던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 두바이 살해사건과 관련된 여권 위조 문제를 추궁한 뒤 이스라엘 측에 수사에 적극 협력할 것을 요구했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전날 이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지시했지요. 앞서 두바이 경찰은 알 마부흐 살해용의자 11명 중 6명은 영국, 3명은 아일랜드, 나머지 2명은 각각 프랑스와..

루브르는 프랑스 박물관인가 -약탈문화재에 대한 쉬운 해설서

루브르는 프랑스 박물관인가 이보아 저 | 민연 약탈 문화재 논란에 대해 쉬우면서도 개념 있게 설명한다. 엘긴 마블스, 로제타스톤으로 시작되는 고대 유적·유물, 나치의 치밀한 문화재 약탈·파괴공작, 약탈 문화재를 둘러싼 ‘문화 민족주의’와 ‘국제주의’의 대립, 그리고 외규장곽 도서를 비롯한 한국의 빼앗긴 문화재 실태와 반환운동에 대해서까지 폭넓게 다뤘다. 약탈 문화재 그림들과 유명 박물관에 대한 설명들이 곁들여져 있어 읽을거리 겸 볼거리가 된다. 단점이 있다면, 저자가 자기 박사논문을 풀어서 좀 손쉽게 책으로 만들었다는 느낌. 어떤 때는 ‘보론’ 해가면서 학술서적 쓰듯이 했고, 어떤 때는 ‘미술 읽어주는 여자’ 식으로 편안히 썼다. 그래도 내용은 꽤 알차고 좋다. 파르테논 신전은 13세기엔 그리스 정교회,..

딸기네 책방 2010.02.01

가자로 가는 험한 길

“드디어 국경을 넘었다.비바 팔레스티나(팔레스타인 만세)!” 가자(Gaza)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영국과 터키 등 세계 17개국에서 온 자원활동가와 구호요원들이 지난해 12월초 영국을 출발, 약 200대의 트럭에 짐을 싣고 홍해에 면한 아카바 항에 도착한 것은 크리스마스가 되어서였다. 트럭에는 의약품과 식품 등, 봉쇄 속에 굶주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긴급구호품이 실려있었다. 하지만 침공 1년이 지나도록 철통 봉쇄를 하면서 ‘가자 고사작전’에 들어간 이스라엘과, 이스라엘·미국 눈치를 보는 이집트는 빗장을 닫아걸고 트럭들의 발을 묶었다. 가자에서 정부 역할을 하는 무장정치조직 하마스를 몰아내기 위해 100만명 가자 주민 모두의 숨통을 죄고 있는 것이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의 북쪽과 동쪽은..

갈수록 더해가는 영국 '극우파' 논란

영국 BBC방송에 22일 시위대가 ‘난입’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BBC가 파시스트에 가까운 극우정당 당수를 주요 프로그램에 출연시키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소동 끝에 문제의 프로그램은 예정대로 녹화·방영됐지만, 파시스트 조직·정당과 반대세력 간 충돌은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Police clash with protestors at the entrance to the BBC headquarters in west London. (AFP) Police block the entrance to the BBC headquarters in west London. (AFP) 반이슬람·반이민 파시스트 집단의 부상에 반대하는 시위대 30여명은 이날 극우정당인 영국국민당 닉 그리핀 당수의 방송출연에 항의, BBC방송 런던 ..

끝나지 않는 '테러범 석방' 논란

로커비 테러범 석방 논란의 끝은 어디인가. 영국 정부가 리비아와의 ‘거래설’을 일부 인정했으나, 석방 근거가 된 의료진단이 ‘리비아 돈’에서 나왔다는 주장이 새로 제기되는 등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영국 정부는 전임 행정부와 스코틀랜드로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하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5일자 데일리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스코틀랜드 법원의 로커비 테러범 석방과 영국 정부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바꿔, “리비아와의 무역 협상이 큰 요인이 됐다”고 인정했다. 그는 “리비아와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면서 로커비 테러범도 포함시키기로 한 데에는 무역과 원유가 큰 역할을 했다”고 실토했다. 앞서 스코틀랜드 법원은 1988년 로커비 테러로 유일하게 기소된 리비아인 압둘 바셋 알 메그라히를 석방, 논..

백년해로

좀 전에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에서 본 뉴스입니다. 81년 동안 결혼생활을 해온, 영국의 노부부 중 남편이 숨졌다고 합니다. 두 사람 모두 101세였고, 지금까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영국인들에게 귀감이 되어왔기 때문에 영국인들이 다같이 애도를 하고 있다더군요. 영국이 아니라,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게 오랫동안 서로 사랑하며 ‘백년해로’를 해온 부부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영국 웨일즈의 플리머스에 살고 있던 프랭크 밀포드 씨. 밀포드 부부의 76세 된 아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순간 어머니는 아버지 손을 꼭 잡고 계셨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3주 정도 아버지는 아무것도 드시지도, 마시지도 않으셨어요. 이제는 떠나실 때가 되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버지도 지금이 그 때라는 아셨나봅니다.” 돌아가실..

로버키 테러범 석방 뒤에는 석유 밀거래?

스코틀랜드 법원의 로커비 테러범 석방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측이 리비아의 에너지자원을 얻기 위해 밀실협상을 하고 테러범을 풀어줬을 수 있다는 ‘밀거래설’이 나오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 타임 등이 22일 보도했다. 전날 스코틀랜드 법원은 1988년 미국 팬암기 공중폭파(로커비 사건) 주범인 압둘 바셋 알리 알-메그라히를 석방해 리비아로 돌려보냈다. 이에 미국은 물론, 영국 정부도 공개적으로 스코틀랜드를 비난했으나 전문가들은 영국이 ‘이중 플레이’를 하는 것일 수 있다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런던 싱크탱크 클래텀하우스의 몰리 타르후니는 미 시사주간 타임 인터뷰에서 “(테러범 석방으로) 영국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런던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