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01

마거릿 대처, 미국인들에게 말하다

영국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총리인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는 1980년대 세계 정치무대를 휩쓴 인물이죠. 국내에서도 어느 대기업이 신문 전면광고로 '여성 인재를 중시하겠다'면서 대처를 광고모델(?)로 내세웠던 기억이 납니다. 왜 이걸 생생하게 기억하냐면, 그 얼마 뒤 제가 그 기업의 입사시험을 치렀고 '여성전문직'이라는 이름으로 합격했기 때문입니다. 좀 우스꽝스런 이야기이기도 합니다만, 직종이 무려 '전문비서직'이었습니다. 여차저차한 사정이 있어서 그 회사에 가지는 않았고, 몇년 뒤 그 기업이 '여성전문직' 직원들부터 우선적으로 다 잘라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대처의 후예(?)들은 그렇게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희생양이 됐다는 슬픈 전설... 대처의 이름 앞에는 ‘철의 여인..

영국 왕실에 새로 태어날 아기는 딸?

영국 왕실에 새로 태어날 아기는 딸? 왕위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가 임신사실을 밝히면서 영국 국민들의 관심이 태어날 아기에게 쏠리고 있다. 그런데 왕세손비의 말실수 때문에 왕실에서 비밀에 부쳐오던 아기의 성별이 드러나게 됐다고 일간 텔레그라프가 5일 보도했다. 왕세손비는 이날 영국 중부 링컨셔에 있는 국립어업박물관을 찾아갔다가 환영 나온 인파에 둘러싸였다.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몇시간 전부터 왕세손비를 기다리며 모여있었다. 그 중 한 명인 다이애나 버튼이라는 40대 여성이 왕세손비에게 곰인형을 선물로 건넸다. 왕세손비는 활짝 웃으며 “고마워요, 이 인형을 내...(for my d...)”라고 했다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영어 단어 딸(daughter)의 발음이 ..

유럽 재정위기 총정리

2009년 말부터 시작된 재정위기로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국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BBC방송은 유럽 재정위기 현황과 앞으로의 우려 등을 보도하면서 “1999년 유로존이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유로화의 미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기도미노는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 걸까. 그리스 재정위기 시발점이 된 그리스는 부채가 3400억유로다. 2009년 말 그리스 문제가 터져나오긴 했지만 실은 이미 그 전에 2008년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아이슬란드가 위기를 맞았었다. 그 뒤에는 사막의 마천루라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몰락이라는 사건이 있었다. 글로벌 재정위기의 파도가 유럽대륙에 본격 상륙하면서 첫 타격을 받은 나라가 그리스였다. 지난해 유로존 각국이 ..

모런트 베이 폭동

1865년 10월 11일 영국의 식민지였던 자메이카 동부의 모런트 베이에서 폴 보글(Paul Bogle)이 이끄는 흑인 남녀 200~300명이 폭동을 일으켰습니다. 이 모런트 베이 폭동 Morant Bay rebellion 은 자메이카 역사의 분기점이 됐으며, 영국에서도 거센 정치적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영국에는 자메이카 등 카리브 지역에서 온 흑인들이 많지요. 얼마전 벌어진 '런던폭동'에도 자메이카계 이민자 가정 출신 젊은이들이 많이 가담했다고 합니다). 오늘날까지도 이 폭동의 성격은 논란거리로 남아 있으며 흑인노예사와 식민지 연구의 주제로 자주 인용됩니다. 폭동을 이해하려면 먼저 당시 자메이카 흑인들의 처지를 살펴봐야겠죠. 1834년 영국에서 노예해방법(Emancipation Act)이 통과됨에 따..

런던 소요, '마이너리티 충돌'로 가나

영국 소요사태가 벌써 엿새 째... 10일 새벽 버밍엄에서 상점을 약탈하려던 것으로 보이는 흑인 남성이, 경비를 서고 있던 파키스탄 청년 3명을 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만든 일이 일어났습니다. 버밍엄은 아시아계 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중 하나인데 소수민족 간 충돌과 복수극으로 자칫 비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8일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온 유학생이 런던 북부 해크니에서 폭력배들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영국에 거주하는 아시아계라고 하면, 대개는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계와 파키스탄계입니다. 이들은 영국 내에서 소수민족으로서 카리브·아프리카계(즉 흑인들)와 마찬가지로 일자리 차별 등에 맞서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1992년 로드니킹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 로스앤젤레스 흑인 소요 ..

영국 폭동, 문제는 '인종차별+실업난'

영국에서 폭동이 점점 격렬해지고 있네요.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시작된 청년들의 폭동이 영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런던 곳곳에서 6일부터 청년들의 폭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8일)는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런던 동부 해크니 메어스트리트에서 진압 경찰과 청년들이 대치했습니다. 경찰이 폭동이 확산되는 걸 막겠다며 불심검문을 하자 거기에 반발해 수십 명의 청년들이 몰려들면서 충돌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일부 청년들은 상점 창문을 부수고 집기와 물품을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차량과 쓰레기통 등에 불을 놓기도 했고요. 런던 동부 그리니치 부근 레위샴과 페컴 지역에서도 방화로 상가 건물이 전소됐고, 거리 곳곳에서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진압 경찰이 주요 도로들을 차단하고 경찰견을 동원해 해산작전에 나섰..

머독 사건... 어디까지 가나

전화 음성메시지 해킹, 도청 사건으로 영국이 난리도 아닌 모양이네요. '미디어 모굴' 루퍼트 머독의 최측근이자 머독 그룹 최고위 간부 중 한 사람이었던 레베카 브룩스가 17일 전격 체포됐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체포된 사람은 브룩스까지 10명. 브룩스가 그 중 최고위급이죠. 올해 43세인 브룩스는 도청 취재 파문으로 폐간된 머독 그룹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 산하 타블로이드 신문 '뉴스오브더월드'의 편집장을 지냈고 지금은 뉴스코프의 신문부문인 '뉴스인터내셔널(NI)' 최고경영자로 있는 유력인사입니다. 한때 '머독 그룹의 여왕'이라고까지 불렸는데 계속되는 도청 사건 파문으로 결국 추락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뉴스오브더월드의 도청 사실이 폭로된 뒤에 브룩스를 즉시 몰아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지만, 머독이 감..

카다피와 친했던 자들

리비아 사태를 놓고 각국 손익계산이 분주한데, 당장 리비아 금수조치로 발등의 불이 떨어진 나라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나라는 이탈리아입니다. 이탈리아는 1911년부터 1943년까지 리비아를 식민통치했었죠. 그 뒤로도 지금까지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지리적으로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가까이 있기 때문에 이탈리아는 리비아의 자원을 사다 쓰고, 리비아는 이탈리아 물건을 수입하고 유럽으로의 진출 통로로 삼는 사이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탈리아가 리비아 내전의 최대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6일 보도했습니다. 현재 리비아는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리비아 제재 결의안을 이행하지 않은 채 유예하고 있다는군요. 이탈리아 측은 리비아 국부펀드도 자산동결 대상에 포함시킬지 등을 놓고 유럽연합(EU)이 결정을 내릴 때..

2010 위기의 유럽

올해 유럽은 한 마디로 ‘위기’였습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유럽의 금융중심지였던 영국, 그리고 복지국가로 명성을 날렸던 아이슬란드가 타격을 입은 것이 2년 전이죠. 그 뒤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타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유럽은 유독 심했습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긴급 구제금융을 수용하고 다음 순서로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거론되는 등 경제위기 여파로 유로권 전체가 흔들거린 한 해였습니다. 재정위기 발단이 됐던 그리스 사태 2009년 10월22일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A→A-)했습니다. 긴 협상 끝에 유럽국들이 그리스에 재정긴축안을 강제하는 대신 구제금융을 내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 재정적자가 GDP 대비 13%를 웃돈다는 집계가 나오면서 사태가 ..

매물로 나온 영국 항공모함

요새 항공모함 얘기 많이 듣네요. 조지워싱턴에서부터... 영국 국방부가 5년전 퇴역한 항공모함 인빈서블 호를 매물로 내놨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영국 국방부에는 남는 군사장비를 처분하기 위한 www.edisposals.com 이라는 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에 인빈서블 호를 매물로 등록했습니다. 내년 1월 5일까지 판다고 하네요. 결국 이것도 돈 때문입니다. 영국 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재정적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으면서 예산도 줄이고 정부 재산 내다파느라 정신이 없는데, 퇴역한 항공모함까지 매물로 내놨습니다. 항공모함 팔아요~ 사이트에 매물로 올라온 항모 사진입니다. Shopping Cart에 Wishlist 까지 있는 거 보니 재미있죠? 하나... 사볼까;; 인빈서블 호는 1977년 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