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23

독일은 유대인의 친구?

독일이 중동 문제에 적극 개입하면서 외교무대 전면에 나서고 있다.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병을 계기로 군사활동도 강화하는 추세다. 이미 이란과의 핵협상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들 옆에 한 자리를 꿰찬 독일의 행보에 주변 유럽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레바논으로 향하고 있는 독일 해군의 프리깃함 2척과 군용헬기, 순양함 등이 다음달 2일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의 리마솔항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27일 보도했다. 1500명에 이르는 독일 해군은 지난 21일 빌렘스하펜을 출발했으며 키프로스에서 유엔 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 합류할 예정이다. 1990년대 이후 독일군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나 유엔의 평화유지군에 포함돼 해외에 나간 적이 여러번 있었지만 레바논 파병의 경우 독일..

다시 재연된 '카나의 비극'

며칠 전에 알라딘 서재에 니자르 카바니의 시 '카나의 얼굴'을 소개하면서 '역사는 반복된다'라고 썼었는데, 본의 아니게 내 포스팅이 우울한 예언이 되고 말았다. 이스라엘이 10년만에 다시 카나를 폭격해 어린아이들을 포함해 60명 가까운 사람들을 죽였다고 한다. 불교 신자는 아닙니다만... 그렇게 업을 쌓아서 어떻게 하려고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세상 사람들 목숨값이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라는 생각도 든다. 이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을 비록 외신을 통해서나마 계속 지켜보고 있자면 아주 우울해지다 못해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는데 이스라엘 놈들을 정말 어케 쳐죽여야 하나. 오늘 뉴욕타임스에서 본 기사를 얼기설기나마 옮겨놓는다. Airstrike Brings Fresh Pain to Town With Ol..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배경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고질적으로 반복됐던 갈등에서 촉발됐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격변을 맞고 있는 중동 전체의 세력구도와 연관돼 있다.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의 몰락 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중심으로 한 기존 `친미 연대' 대신 중동에 이란을 중심으로 한 반미 `시아 벨트'라 형성되면서 일어난 분쟁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을 대리로 내세워 미국과 이란이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중동의 질서재편 계기로 작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분쟁의 시작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 정권을 치기 위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하마스가 아닌 레바논 헤즈볼라의 반격을 샀다. 이스라엘은 1980년대 말..

레바논의 시돈

사이다(Saida)지중해에 면한 레바논 항만도시. 인구 10만(1985). 베이루트 남남서 약 40㎞에 있다. 옛이름은 시돈이다. 시돈이라는 이름은 BC 3000년대 후반의 바빌로니아 사료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우가리트문서·아마르나문서·《구약성서》에 기록되어 있고, 《신약성서》에서는 예수가 이곳을 방문하여 설교했던 일, 사도 바울이 로마로 가는 도중 기항했던 일과 관련하여 언급하고 있다. 이곳은 고대 페니키아에서 가장 오랜 도시의 하나였다. 유리·염색공예가 뛰어나고 BC 2000년대 후반에는 지중해·에게해 교역으로 번영하여 자매도시 티루스와 패권을 겨루었다. 헬레니즘시대에는 유리공업의 중심지로 번영하였고, BC 1세기 무렵 이곳에서 취성법(吹成法)에 의한 유리기구 제조법이 발명되었다. 이곳 지하무덤에서 발..

백향목 혁명, 그후 1년

레바논의 라피크 하리리 총리가 암살된지 14일로 만 1년이 된다. 시리아의 반(半)식민지였던 레바논은 하리리 총리 피살 뒤 백향목 혁명을 일으켜 시리아군을 몰아냈으며, 지난해 5월에는 역사적인 자유 총선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혼란은 계속되고 있고, 내분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AP, AFP 통신 등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하리리의 아들 사아드 하리리가 13일 귀국, 레바논 정치권의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아드는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총선을 통해 정계에 데뷔했지만, 시리아계 비밀 정보요원들과 무장세력의 정치인·언론인 암살이 연달아 일어나자 신변의 위협을 느껴 6개월전 국외로 피신했었다. 사아드는 귀국 일성으로 친(親)시리아계 기독교도 에밀 라후드 대통령의 퇴진을..

시리아에 폭풍이...

지난 2월 일어난 레바논의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 암살사건에 대한 유엔 조사단 보고서가 제출됐다. 보고서는 20여년 간 레바논을 조종해온 시리아가 이 사건에 개입했음을 지적하면서 시리아 고위 관리들의 이름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시리아 제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레바논은 시리아계의 테러 등에 대비해 베이루트 등지에 군대가 배치되는 등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된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가 하리리 암살사건에 대한 시리아의 조직적 개입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하리리 전총리 등 2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베이루트 폭탄테러가 몇 달에 걸친 치밀한 준비 끝에 자행됐으며, 시리아와 레바논 친시리아계 정권의 정보기구에서 훈련받은 테러..

니자르 카바니, '카나의 얼굴'

The face of Qana 카나의 얼굴 1 카나의 얼굴 예수의 얼굴처럼 4월의 바닷바람처럼, 창백한. 빗물처럼 흐르는 피, 그리고 눈물. 2 숯덩이가 된 우리 몸을 짓밟고 그들이 카나로 들어왔다 이 남쪽땅에 나치의 깃발을 올리며 폭풍의 한 장을 열어젖힌다 히틀러는 가스실에서 그들을 불태웠고 이제 그들은 히틀러의 뒤를 이어 우리를 불태운다 히틀러는 그들을 동유럽에서 내쫓았고 이제 그들은 우리를 우리 땅에서 내쫓는다 3 그들이 카나에 들어왔다 굶주린 늑대처럼 메시아의 집을 불태우고 후세인의 옷과 남쪽 땅을 짓밟는다 4 폭격을 맞은 밀밭과 올리브나무, 담배밭, 그리고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 폭격을 맞은 카드모스 폭격을 맞은 바다와 갈매기들 폭격을 맞은 병원들, 아이를 돌보던 어머니들, 학생들 폭격을 맞은 남..

팔 다리 잘린 여성 앵커

레바논에서 친 시리아 세력의 폭탄테러 공격이 다시 일어났다. 이번엔 유명 여성 앵커가 타겟이 됐다. 알자지라방송은 25일(현지시간) 레바논 LBC방송 여성 앵커 메이 시디악(43)이 폭탄테러로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시디악은 이날 베이루트 북쪽 항구도시 주니에에서 자기 소유 레인지로버 차량을 몰기 위해 운전석에 탑승했는데 시동을 거는 순간 운전석 밑에 장착된 폭탄이 터졌다. 폭발 뒤 차량은 거의 파괴됐으며, 시디악은 베이루트 시내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전신 화상에 한쪽 팔과 다리가 절단되는 중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기독교계 민영방송 LBC에서 앵커우먼으로 일해 온 시디악은 아랍권 전역에 얼굴이 알려진 유명 방송인. 레바논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에 유학, 저널리즘을 공부했으며 1985년부터 LB..

백향목 혁명, 그 이후 레바논

시리아의 오랜 점령에서 벗어난 뒤 처음으로 실시된 레바논 총선에서 반(反) 시리아 야당연합이 승리를 거뒀다. 시리아 세력에 암살당한 것으로 알려진 라피크 하리리 전총리의 아들 사아드가 이끄는 야당연합은 19일 투표 완료 직후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지역주의와 종파주의가 그대로 노출된데다 반시리아계와 친시리아계가 권력을 나눠가진 형국이어서 `자유 레바논'의 정국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4단계 총선 완료 지난달 29일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4번에 걸쳐 치러진 총선의 승자는 사아드 하리리가 이끄는 반시리아계 야당연합이었다. 아버지의 정치적 후광에 막대한 재력, 시리아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결합시켜 승리를 이끌어낸 하리리는 19일 전체 128석 중 28석이 걸린 북레바논 지역에서 야당연..

의회로 가는 게릴라들

레바논 2차 총선에서 남부지역 의석을 석권한 `정당' 헤즈볼라, 역시 정당으로 변신 중인 팔레스타인의 대표적인 무장단체 하마스, 올가을 이집트 대선 정국을 주도하는 무슬림형제단, 가을 총선을 앞두고 다시 꿈틀거리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몰락해버린 이란의 이슬람 무자헤딘.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변화를 맞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압박과 민주화 바람 속, 무장단체들의 변신이 눈에 띈다. 헤즈볼라 ‘압승’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레바논 남부 총선에선 이슬람 시아파 조직 헤즈볼라와 아말의 연합체로 구성된 `저항, 해방 그리고 발전'이 23개 의석을 모두 휩쓰는 대승을 거뒀다. 4차례에 걸쳐 치러지는 레바논 총선은 지역별, 종파별 의석 나눠먹기가 될 것으로 이미 예상돼왔다. 지난달 29일 베이루트 투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