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21

노벨 화학상은 해파리에게~~

올해 노벨 화학상은 해파리에서 형광단백질을 추출해 의학연구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미국·일본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산하 노벨위원회는 8일 일본의 시모무라 오사무(下村修·80), 미국의 마틴 샬피(61), 로저 시엔(56·錢永健), 를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녹색형광단백질(GFP)을 발견하고 활용법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노벨위원회는 설명했다. GFP는 1960년 시모무라가 ‘아쿠오리아 빅토리아’라는 해파리에게서 처음 추출해냈다. 미국 보스턴대 명예교수인 시모무라 박사는 이 단백질이 자외선을 받으면 초록색 빛을 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컬럼비아대학 생물학 교수인 샬피는 GFP를 인체 내 단백질 등에 붙여, 암세포나 신경세포..

드리나 강의 다리

드리나 강의 다리. 이보 안드리치. 김지향 옮김. 대산세계문학총서 보스니아 작가가 그려낸 조국의 풍경.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책은 대작(大作)이다. 옛 투르크 제국의 이교도 전사 예니체리들의 징집에서부터 드리나강의 강물은 눈물과 뒤섞인다. 투르크 제국의 위인이 된 인물의 애향심 덕에 세워진 웅장한 다리는 건설에서부터 피와 땀과 눈물과 잔혹함의 혼합물이었다. 주인공은 드리나강의 다리다. 책은 다리를 중심으로 명멸해가는 제국들과 시대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도 지속되는 민중들의 삶을 그린다. 고난의 행렬이라 할만한 그 땅의 역사를 마치 어떤 드라마도 없다는 듯, 역사의 잔인함과 연속성을 비웃기라도 하듯 너무나 담담하게 묘사하는 까닭에 책 읽는 동안 지루하고 허무했다. 그리고 다 읽고 나..

딸기네 책방 2008.05.09

올해의 노벨상 후보들

도 어김없이 `노벨상 시즌'이 돌아왔다. 역시나 최대의 관심사는 평화상과 문학상이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하는 점. 특히 문학상에서는 한국의 고은 시인도 계속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도박사들은 지난해 문학상이 `예상됐던' 인물에게 돌아간 점으로 볼 때 이번에는 `예상 밖의 인물'이 수상자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화상에서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문제가 최대의 화두로 부상한만큼,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등 환경 관련분야 인물이 수상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변함없는 `문학상 후보들' 스웨덴 한림원은 오는 11일 오후8시(한국시간) 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AFP통신은 이번 문학상 수상자는 예상 밖의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2000년 이후 노벨상 수상자는 중..

오르한 파묵, 그리고 터키라는 나라

터키의 과거사를 비판했다가 재판까지 받았던 소설가 오르한 파묵이 대표작인 '내 이름은 빨강'으로 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2일 스웨덴 한림어의 결정이 발표된 뒤 터키에서는 "터키 문학의 더없는 영광"이라는 환호와 함께 보수주의자들의 비아냥이 쏟아지면서 엇갈린 반응이 터져나왔다. 같은 날 프랑스에서는 옛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비판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터키는 하루 동안 국제적인 영광과 오명을 함께 껴안은 셈이 됐다. 작가가 아니라 배우 같군요, 파묵 선생. 터키인들 `환호' 한쪽에선 `냉소' 파묵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터키 정부와 문학계는 일제히 환영과 축하를 보냈다. 이스탄불의 작가 쳉기즈 악타르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그는 현대 터키의 깨어있는 의식을 상징하는 ..

노벨문학상은 오르한 파묵에게

노벨문학상 수상 축하합니다! '내이름은 빨강' 느무느무 좋게 읽었던지라, 파묵의 수상이 기쁘다. 올해도 후보로 거론된 사람은-- 바르가스 요사(어쩐지 정이 안 가는), 아모스 오즈(이 사람이 수상해도 굉장히 기뻤을 터이지만), 아도니스(통 접하기 힘들어서 잘 모르겠음), 고은 시인(문학성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걸 우리도 스스로 잘 알고 있지 않나;;)... 파묵의 수상- '받을 사람이 받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내이름은 빨강' 이외의 다른 소설을 사실 읽지 못해서 단언하긴 힘든데, 98년 작품으로 2006년 상받았으니 노벨상 싸이클이 엄청 빨라지긴 한 모양이다. 과학분야에서는 업적과 수상 사이 시차가 최근 급격하게 줄어드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 이젠 문학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라면 ..

딸기네 책방 2006.10.13

인물로 본 한 주간의 세계

프랑스의 도미니크 드빌팽(사진) 총리가 결국 거센 반대여론에 밀려 최초고용계약(CPE) 법안을 철회했다. 프랑스 정부는 26세 미만 젊은이들을 2년간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한 CPE법을 폐기하는 대신 청년층 고용을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도와 직업교육 강화 등을 담은 새 법을 만들기로 했다. 시리아의 압둘 할림 카담 전 부통령이 반역죄로 기소됐다. 그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으나 지난해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 암살사건 개입 의혹에 대해 유엔 조사단이 파견되고 미국의 압력이 거세지자 반대편으로 돌아섰다. 아사드 대통령이 하리리 암살에 직접 개입했다고 ‘증언’했던 카담은 지난해 6월 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프랑스에 망명중이다. 이탈리아 총선에서 좌파연합의 로마노 프로디(사진) 대..

내 이름은 빨강- 소설 중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 1, 2 Benim Adim Kirmizi (1998) 오르한 파묵 (지은이) | 이난아 (옮긴이) | 민음사 | 2004-04-23 진짜 맘에 드는 소설 하나를 만났다. 진정한 이야기, 심오하고 풍요로운 소설, 매혹 그 자체. 지나친 찬사인가? 나 혼자 좋아하는 걸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아마도 최근 몇 년간 미국이나 유럽의 언론들이 열광에 열광을 보냈던 ‘덜 서구적인’ 작가를 꼽자면 이스마일 카다레와 오르한 파묵 두 사람일텐데, 지난 연말에 읽은 카다레의 ‘꿈의 궁전’과 비교해서도 ‘내 이름은 빨강’은 소설 중의 소설이다. 유행 타는 파울로 코엘료나 다빈치 코드 류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고, 적당히 즐거운 일본 소설들하고도 깊이와 넓이와 모양이 완전히 다르다. ‘액자소설’이라는 말..

딸기네 책방 2006.01.17

노벨상 트리비아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잇달아 발표됐다. 1901년 첫 시상 이래 어느새 105년, `세계 최고 영예의 상'을 자랑하는 노벨상답게 그 뒤에는 각종 기록과 숨겨진 이야기들도 많다. 한 집안 5명이 수상한 `노벨상 가족'이 있는가 하면 스스로 상을 거부한 이들도 있다. 노벨상을 둘러싼 재미난 기록과 에피소드들을 알아본다.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열리는 노벨위원회의 평화상 발표 장면 1. 노벨상의 기록들 평생 1번만 받아도 국가 전체의 영예가 되는 노벨상을 2번씩 받은 사람은 1958년과 80년 화학상을 탄 영국의 프레데릭 생어를 비롯해 4명이 있다. 3번 수상한 케이스는 국제적십자위원회(1917.44.63년 평화상)가 유일하다.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스웨덴의 다그 함마르시욀드(1961년 평화상)와 작가 에..

제3세계 산유국들은 여전히 가난하다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세로 돌아서 14일(현지시간) 배럴당 65달러를 넘어섰다. 이날 미국 뉴욕시장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배럴당 65.09달러까지 올라갔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에서까지 에너지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번지고 있다. "우리 석유를 미국에 내다팔지 말란 말이다!" Members of the Nigerian police, background, watch as people protest in Lagos, Nigeria,Wednesday, Sept. 14, 2005. Police watched from open-backed trucks Wednesday as thousands of Nigerians marched to protest steep rises in domes..

이란 여성변호사, 노벨평화상 수상

이란의 인권변호사·여성운동가인 시린 에바디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이슬람권 여성이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 에바디가 민주주의와 인권,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권리를 위해 투쟁한 공로를 인정해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평화상 선정은 9·11 테러 이후 2년여에 걸친 이른바 `문명의 충돌' 논란 가운데에 기독교권이 아닌 이슬람권에서 수상자를 뽑았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슬람권 여성 실태에 대한 서방의 간접적인 비판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에바디의 수상은 여성·인권분야의 개혁을 도외시해왔던 이슬람권에 커다란 정치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슬람 신정(神政) 국가인 이란에서는 에바디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보수-개혁파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