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20

지나간 뉴스지만 너무 미워서

레바논 공격 이래 석달, `무법자'를 방불케하는 이스라엘의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 휴전 약속을 무시한채 레바논 영공을 마구 침범하는 것은 물론, 평화유지 활동을 벌이던 독일 함정에 사격을 가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독일 일간 데어 타게슈피겔은 이스라엘 F16 전투기 2대가 지중해의 레바논 해역에서 독일 함정에 2차례 사격을 가하고 섬광탄을 떨어뜨린 사건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독일 국방부도 이를 확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으나 자세한 정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독일은 병력 1000여명과 선박 8척을 파견해 지난 15일부터 지중해에서 이스라엘-레바논 양측의 무기 수송 여부와 휴전조치 준수 등을 감시하고 있다. 독일 언론 보도에 대해 이스라엘 국방부는 즉시 사실이 아니라는 부인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군은..

다르푸르 사람들

다르푸르 분쟁 '국제적 재앙' 우려 아프리카 북동부 수단의 다르푸르 지역(지도)에서 벌어진 분쟁이 `인권 참사'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단 정부는 유엔 사무총장 특사를 추방한다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 다르푸르 사태는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재앙으로 치닫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단 정부는 22일 유엔 사무총장의 특사로 파견된 네덜란드 출신의 얀 프롱크가 자국을 비판하고 군 사기를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3일 내에 강제 추방키로 결정했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알리 카르티 외무장관은 이날 프롱크 특사를 불러 25일까지 수단을 떠날 것을 통보했다. 2004년6월부터 수단 수도 카르툼에 체류해온 프롱크 특사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수단군이 다르푸르 전투에서 2차례 패한뒤 사기가 떨..

시에라리온의 난민촌

그러니까 난민생활도 좀 나은 곳에서 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하면 너무 매정한 것일까. 가나에 있는 라이베리아 난민촌과 시에라리온에 있는 라이베리아 난민촌을 다녀왔다. 가나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그래도 사람사는 곳 같긴 했는데 시에라리온 프리타운 외곽 그라프톤에 있는 난민촌은 대체 뭘 먹고 사나 걱정스러운 몰골이었다. 유엔 난민기구(UNHCR) 협조로 차를 타고 난민촌에 들어가면서 본 마을 모습. 난민촌의 학교 시에라리온은 영국 식민지였다. 이 난민촌은 2차 대전 때 영국군 기지로 쓰였다는데, 활주로 흔적이 저렇게 남아 있다. 마틸다라는 이 아이는,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내 손을 붙잡고 따라다녔다. 때가 꼬질꼬질한 손을 입에 넣었다가, 내 손을 잡았다가. 나도 너같은 딸이 있단다. 데려올 수만 있다면..

가나의 라이베리아 난민촌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부두부람의 라이베리아 난민촌. 27일 유엔난민기구(UNHCR) 직원들과 함께 부두부람 캠프를 찾아갔다. 아크라 시가지를 벗어나 노점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교외로 나가니 구릉 위에 판잣집들이 세워진 난민촌이 나타났다. 캠프 입구 파란색 컨테이너 모양의 귀환사무소 앞에서는 라이베리아 귀환을 원하는 이들이 고향의 가족들과 연락할 길을 찾기 위해 상담실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부두부람 캠프는 1990년 라이베리아 내전 때 도망쳐온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난민촌이다. 4만2000명이 거주하는 이 곳은 57만㎡(약 17만평) 면적에 병원 1곳과 45개의 학교, 교회가 있고 독립적인 신문도 있다. 자치단체 격인 복지위원회가 치안, 여성-아동, 보건, 영양 등..

[2006,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팔 잘린 사람들.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외곽의 주이 마을에는 노르웨이 구호기구의 지원으로 만든 ‘앰퓨티(Amputee) 마을’이 있다. 내전 기간 소년병들에게 팔다리가 잘려나간 이들을 위한 일종의 정착촌이다. 며칠전 국제이주기구(IOM) 직원들과 함께 주이마을을 찾았다. 일자리도 없고 정부로부터 변변한 지원도 받지 못하는 내전 피해자들은 대개 낮동안 프리타운으로 구걸을 하러 나가기 때문에 마을은 한산했다. 뭉툭하게 절단된 팔에 목발을 짚고 다니는 이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절단·전쟁피해자협회(AWWPA)의 알 하지 주수 자카(48) 회장은 갈고리가 달린 의수를 들며 취재진을 맞았다. 1999년 반군이 프리타운을 장악하기 위해 공세를 펼쳤을 당시 그는 은행에서 일하면서 시내에 거주하고 있었다. 반군이 당시 14세였던 딸을..

[2006,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우울했던 여행.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세계에서 가장 끔직하고 참혹한 내전을 겪은 나라. 아프리카 서쪽 대서양에 면한 빈국 시에라리온을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습니다.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라이베리아의 먼로비아에 들렀다가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으로 향했습니다. 비행기는 프리타운을 지나 세네갈을 거쳐 종착점인 감비아로 가는 ‘완행비행기’였습니다. 프리타운 공항에 내린 것은 지난 30일. 시에라리온 내 9개 공항 중 유일하게 포장된 활주로가 있는 곳이죠.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려면 육지를 파고들어온 만(灣)을 건너야 하는데 교량이 없어 군 수송기를 개조한 헬리콥터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습니다. (이 헬리콥터는 정말이지 '언제 떨어진들 이상할 것 없는' 형상이었는데요. 실제로 제가 이 헬기를 타고 두어달 ..

결국 불쌍한 건 여자들과 아이들

이라크에서 이슬람 수니-시아파 간 폭력을 피해 집과 고향을 버리고 타지(他地)로 도망치는 ‘국내 난민’이 크게 늘고 있다. 이런 난민들은 주로 자위력이 없는 여성과 아이들로,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 또 다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NN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이라크 이주·복귀부는 지난달 말 3만 명 정도로 집계됐던 국내 난민 숫자가 2주 새에 6만5000명으로 늘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라크 적신월사(이슬람권의 적십자사) 사이드 하키 총재는 “곳곳에서 무장 세력들이 자기네와 종파가 다른 주민들을 위협해 쫓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수니파 무장세력 뿐 아니라 시아파 군·경찰까지도 주민들을 쫓아내는 데에 가담하곤 한다. 바그다드 서쪽 팔루자에 살던 한 여성은 이웃집에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들어와 일..

카이로의 난민들

국제구호단체인 말테저 인터내셔널이 최근 공개한 수단 국경 난민촌 풍경. 지난해 다르푸르 유혈사태로 곳곳에 흩어진 난민들은 국제사회의 무관심 속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진 http://www.malteser.de 지난해 수단 다르푸르 지역 폭력사태가 일어난 뒤 고향을 떠나 난민 생활을 하고 있는 수단인 4000여명이 이집트 카이로 외곽 난민촌에서 한달 넘게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무관심 속에 버려진 난민들이 "살 권리를 달라"며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과 영국 BBC방송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이로 난민촌에 살고 있는 조앤이라는 여성은 코피 아난이라는 아기를 키우고 있다. 조앤은 CNN 인터뷰에서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상황에서 난민촌 사람들은 죽어가..

불쌍한 건 언제나 민중들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총리와 팔레스타인의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21일(이하 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외국이 아닌 예루살렘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이·팔 정상회담이라고 관심을 모았지만 양측은 평화정착의 단계별 조치를 합의하는데 실패했다. 샤론 총리는 이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일부를 무력점령하고 건설했던 유대인 정착촌 철수방안을 내놓은 만큼 이제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을 무력화시킬 차례라고 압바스 수반에게 강조했고, 압바스 수반은 이스라엘이 추가 철수계획 등을 밝혀야 한다고 맞섰다. 기대를 모았던 회담은 이견만 확인된 채 끝났고, 가자지구 유대계·아랍계 주민들의 고통만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텐트촌의 팔레스타인 난민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 안에는 이스라엘에 무력점령된 ..

태평양小國 나우루 “호주가 미워”

호주 정부로부터 원조를 받기로 하고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수용했던 태평양의 소국 나우루가 약속했던 돈도 받지 못한 채 혼란을 겪고 있다. 돈으로 때우려던 호주 정부의 ‘난민 장사’는 이웃의 작은 나라에 고통을 떠넘긴 셈이 돼, ‘강대국의 횡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나우루의 르네 해리스 대통령은 11일 “호주가 떠넘긴 난민들 때문에 나우루는 지금 악몽을 겪고 있다”면서 호주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호주 정부는 당초 약속했던 원조자금도 아직 다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8월 아프간 등에서 온 난민 460명을 태운 배가 호주의 크리스마스섬 앞에서 좌초되면서부터. 당시 총선을 앞두고 있던 호주 연립여당의 존 하워드 총리는 국제적인 비난여론 속에서도 강경한 난민 거부정책을 고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