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59

G20 성과와 한계

미국 워싱턴에서 15일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가한 각국 정상들은 금융시장 규제·감독을 강화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고삐풀린 자본주의’의 폐해를 인식하고 금융시장에 적절한 규제를 가한다는 데에 합의를 했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세부 행동계획과 금융관리를 위한 ‘글로벌 시스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줄이지 못해 한계를 드러내 보였다.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 금융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제 침체에 공동대응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우선 금융시장 규제와 관련해, 정상들은 “모든 시장 참가자들은 적절한 규제와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데 합의했다. 이들은 총 8쪽 47개 항으로 이뤄진 코뮤니케(공동성명서)에서 △국제통화기금(IM..

유럽 또 금리 인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한 경제 침체가 깊어질 조짐을 보이자 유럽 중앙은행들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6일 일제히 금리를 인하했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다시 0.5%포인트 인하했다. ECB는 앞서 지난달 8일에도 기준금리를 4.25%에서 3.75%로 0.5%포인트 내렸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다시 금리인하를 결정, 2년만에 최저치인 3.25%로 낮췄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이른 시일 내 또 한차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유로존 경제는 2.4분기 0.2% 위축에 이어 3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CB는 각종 경기지표들이 유례 없이 악화되고 국제유가를 비..

“IMF 금고 바닥날 우려” 구제요청 국가 속출

글로벌 금융위기로 각국의 구제금융 요청이 속출하는 가운데 세계 통화의 안정성을 관리·감독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돈이 바닥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브라질, 터키 등 ‘신흥경제대국’들로 위기가 확산될 경우 IMF가 ‘실탄 부족’을 겪게 될 수 있다고 28일 경고했다. IMF는 아이슬란드에 20억달러, 우크라이나에 16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파키스탄에도 3년간 100억달러 가까이를 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헝가리와도 100억달러 구제금융 패키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10여개국이 구제금융을 신청해왔거나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현재 2000억달러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

위기의 신흥시장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세계의 신흥시장으로 퍼지고 있다.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인 브라질에 또다시 증시·환율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남미는 물론이고 오일달러가 넘쳐나던 중동까지 유동성 위기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동유럽에서는 ‘구제금융 도미노’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은 27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금융위기 대책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는 정회원국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와 준회원국인 콜롬비아, 칠레 등 10개국이 참석했다. 이 회의는 금융위기에 대한 남미권 공동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브라질의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소집한 것이었다. 참가국들은 공동성명에서 “무역보호조치보다는 역내 시장통합을 통한 성장..

다보스포럼도 "금융위기 맞아 반성"

‘세계 부자들의 모임’ ‘기업가들의 유엔총회’로 불려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자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다보스포럼 창설자인 클라우스 슈와브(70·사진) WEF재단 회장은 24일 미국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그동안 우리는 월가의 경영자들에게 거품을 경고하고 주의를 기울이도록 했어야 했다”며 “그러나 경제가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동안에는 아무도 ‘경고음’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했지만 모두들 듣지 않았다”며 “기업가들은 나를 카산드라(부정적인 예언을 해 외면당했던 ‘일리아드’의 등장인물)처럼 여겼다”고 주장했다. 흥청거리는 부자들에게 장단을 맞추느라 포..

사르코지 리더십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각국 정상들은 위기 대처법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백악관에서 회동을 갖는 등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유럽에서도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프랑스 파리에 모여 긴급회동을 갖고 구제금융 계획들을 잇달아 발표했지요. 각국 정상들의 바쁜 움직임 속에 단연 눈길을 끌었던 것은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었습니다. 레임덕에 시달리는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근황조차 알수 없을 정도로 묻혀있는 사이, 사르코지가 위기시대의 지도자로 부상한 겁니다. 사르코지는 주요8개국(G8)·EU 정상회담 등에서 신 브레튼우즈 체제를 공식 제창, 논의를 주도했습니다. 24~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담(ASEM) 회의에서도 새로운 글로벌 금융규제시스템 논의를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티글리츠 “미국도 세계 금융규제 협력하라”

“돈을 숭상하고 월스트리트의 큰손들을 존경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미국의 과제는 금융위기를 겪은 나라들에게서 교훈을 얻는 것이다.” 진보적인 경제학자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던 조지프 스티글리츠(사진)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가 미국 정부에 금융위기를 해소하고 장기적인 경제발전의 토대를 만들기 위한 ‘5단계 해법’을 제시했다. 핵심은 돈을 푼 만큼 규제를 강화하고, 글로벌 금융공조체제에 협력하라는 것이다. 스티글리츠는 27일자 시사주간지 타임에 실은 기고문에서 “이번 미국 금융위기는 규제 완화와 저금리가 결합돼 일어난 것”이라면서 조지 W 부시대통령과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거품을 만든 두 장본인’으로 꼽았다. 스티글리츠는 “미국의 실책이 특히 위험한 것은 그것이 세..

파산 직면 아이슬란드 ‘시장 무한개방의 실패’

‘유럽의 금융허브’로 각광받던 북구의 소국 아이슬란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최대 희생양이 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유럽에서 가장 먼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지급불능 위기에 처한 아이슬란드는 주요은행 전면 국유화라는 극약처방까지 썼지만 위기에서 헤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금융산업에 ‘올인’, 시장의 빗장을 풀고 외국돈을 끌어모으다가 시장의 요동 속에 한파를 맞은 아이슬란드의 현실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로이터통신은 19일 아이슬란드 정부가 러시아로부터 한 달째 금융지원을 약속받지 못해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내밀어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아이슬란드는 현재 IMF에 긴급지원이 가능할 지를 타진한 상태로, 공식적으로 구제금융을 신청하지는 않았다. 가이어 하르데 아이슬란드 총리는 러시아..

유럽 ‘신 브레튼우즈 체제’ 띄우기 잰걸음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연을 막기 위한 새로운 금융관리 체제를 둘러싼 논의가 빨라지고 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어 제안한 ‘신 브레튼우즈 체제’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 주요 개도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금융체제 개혁을 위한 국제회의도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에선 미국과 유럽 간 불협화음 조짐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ㆍ금융위기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등 제안 ㆍG8정상 연내 회동 ‘새로운 자본주의’ 논의 ㆍ“예전부터 나온 얘기” 美와 불협화음 조짐 미국과 유럽 각국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예방하기 위해 세계적인 금융 규제·감독 체제를 만든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른 시일 내 새 시스템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회담을 열기로 했다. 주요 8개국(..

신 브레튼우즈 체제로?

영국 고든 브라운 전총리가 1년 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강연하면서 “신(新) 브레튼우즈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을 때만 해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이대로는 안된다”“새로운 글로벌 경제 관리체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힘을 얻고 있다. 브라운 영국 총리의 주장에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과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이 가세하고 나서면서 ‘신브레튼우즈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트리셰 총재는 “다시 규율(discipline)로 돌아가야 한다”며 세계가 통제된 시장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보도했다.기존 브레튼우즈 체제는 미국을 중심으로한 몇몇 선진국들 간 통화관리에 초점을 맞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