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34

은밀한 전생

[ *** ] 님의 전생정보 아스트랄계에서 추출한 당신의 전생 정보 내역을 분석해본 결과, 당신은 고생대 말기 해안가 에 살았던 뒤늦게 육지 진출을 시작하려는 수륙양용 생물체였 습니다. 그 당시에, 당신은 해안가 에서 갯벌과 바다를 오가며, 암모나이트를 두려워했 었습니다. 당신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는, 뒷다리가 생겼을 때 이고, 당신이 인생에서 가장 불행했던 때는, 아가미가 없어졌을 때 였으며, 당신의 죽음은, 암모나이트와 3일에 걸친 pvp를 뜨던 중, 빙하기를 피해 이주중인 브라키오 사우로스의 밟바닥에 깔림으로서 이루어졌습니다. 은밀한 전생체험 : http://blcat.kr/@/life.php 첨엔 너무 나를 아슷흐랄하게 본 것 아닌가 싶었으나 가만보니 저거 괜찮네. 인생에서 가장 불행했던 ..

나보고 귀엽게 생겼대

얼마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우리 꼼꼼이 같은반 친구 중에 특수아동이 있어요. 며칠전에 꼼꼼이 데리러 학교에 갔는데, 걔가 저를 얼핏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쳤습니다. 빤히 바라보던 그 아이 눈에 웃음이 번지더군요. 남자애인데, 곱상하니 참 이쁘게 생겼어요. 그래서 제가 "쟤 김현중 닮았어" 하니까 꼼양은 아니래요. 암튼 그애가 날 보더니 큰 소리로 "되게 귀엽게 생겼다!" 허허... ^^;; 초딩 2학년이 나더러 귀엽게 생겼대... 이걸 어떻게 응답해줘야 할까 0.5초 고민하다가 "너도 정말 귀엽게 생겼어." 그랬지요. 꼼꼼이가 그러는데, 걔는 담임선생님한테는 "김밥같이 생겼다" 그랬대요. 그럼 난 좋아해야 하는 건지... 푸하하 꼼양은 그 애가 '초롱반'(특수학급)에 가서 공부를 하는 건 아는데, 그게 정..

[캄보디아]절에서 먹은 밥, 소박한 그 마음 때문에

오래도록 우려먹고 있는 캄보디아.... 캄보디아에서 본 조각들이다. 바욘 사원, 낚시질하고 장사하는 사람들 인상적인 얼굴.. 거대한 얼굴... 그걸 그리는 남자 반떼이스레이의 정교한 조각.. 위는 선한 모습, 아래는 악한 모습이라는데 어째 반대로 보인다 앙코르 와트, 불사의 영약을 끄집어내기 위해 '젖의 바다'를 젓는 신들 * 그런데 내가 가장 감동했던 곳은 여기였다. 시엠립 시내에 있는 왓쁘레아 쁘롬라트라는 절이다. 일단 맛난 절밥(여긴 채식이 아니었다)을 대접받은 탓도 있지만. 붓다의 일생을 죽 둘러선 담벼락 안쪽에 일화별로 나누어 그려놓았다. 촌스럽다. 이발소 그림도 요샌 이 수준은 아닐거다. 너무 화려하다 못해 번쩍번쩍 눈이 부시다. 온통 빨갛고 파랗고... 미니멀리즘, 모던한 거, 세련된 거 좋..

후배에게 한 부탁

나이 들어 누군가에게 짐 되고, 세상 달라지는 것 모르며 자기 고집만 부리고, 결국 나잇값도 못한다는 소리나 듣고, 그러면서도 남들이 제 얘기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 채, 눈치코치 없이 걸림돌 되면서 살아서는 안 되겠지. 나이들어가는 것이 점점 두려운데, 가장 큰 두려움은 앞가림 못해서 자식에게 짐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못잖게 걱정되는 것이 직장에서의 일이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밥값이고, 그 못잖게 나잇값도 해야 하는데 후배들에게 짐되면서 '저만 모르고' 있으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 정작 그들은 모른다. 어느 새 직장에서 내 나이는 아랫사람보다는 윗사람들에게 가까운 쪽으로 가고 있다. 나도 내가 그런 사람이 될지 안될지 장담할 수 없으므로, 그리고 혼자만 짐되..

리버풀

지난주 회사에서 자리가 바뀌면서 체육부를 바로 등지고 앉게 됐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테레비가 바로 뒤에 있다는... ㅎㅎ 간만에, 증말 간만에 프리미어리그 맨유 vs 리버풀 경기를 보고 있다. 유로2008 이후에 처음 보는 것이니... 이 얼마만이냐. 실은 지난 금욜날 축구에 ㅊ자도 관심 없는 어떤 사람들을 상대로 혼자 떠들다가 제풀에 지친... 그리하여 축구 향수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참이었다. 리버풀의 감독은 발렌시아 시절부터 좋아했던(엊그제 축구얘기가 나왔던 것은 모임에 참석했던 한 분이 발렌시아에서 오신 분이었기 때문) 라파엘 베니테즈. 듣자하니 요즘 리버풀은 프리미어에서 약간 죽을 쑤고 있나보다. 오늘은 제라드가 부상으로 안 나왔어 ㅠ.ㅠ 하지만 60분대 들어가서 토레스가 멋진 골! 페르난도 ..

가을 여행 (2탄)

여기는 또 어디일까요. 어디로 가는 길일까요. 흑흑 이렇게 올려버리면... 제가 보기에도 너무 쉬운 문제가 되겠습니다만 저기 답이 나와있지요 ^^;; 사진이 잘 안 나왔는데... 좀 늦기도 했고, 해지는 거 보고싶은 욕심에... 저 멀리 소백산 자락이 펼쳐진 것이 다 보이는데... 사진에는 안 나왔네요. 저것이 그 유명한 배흘림 기둥...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배흘림기둥은, 법당 안에 들어가 조용히 앉아 감상하는 것이 더 좋더군요 코밑에서 올려다본 무량수전. 구름이 끼어서 저녁노을은 보지 못했지만, 느무느무 기분 좋았습니다. 지금껏 가본 절 중에 가장 맘에 드는 곳... 산중에 있어서, 그래도 너저분하게 망가지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맘에 들었고 이날 날씨 & 공기가 참 시원했거든요. 흑흑 절과 산들..

20년 전 11/9

지금은 세계를 뒤흔든 대사건을 의미하는 숫자로 ‘9·11’이 더 유명해졌지만 2001년 이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세기를 규정하는 대사건을 가리키는 것은 ‘11·9’였다. 1989년 11월 9일,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소련 대통령의 개혁·개방이 가져온 파급효과가 통제 불능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반세기 동안 냉전의 두 진영을 가르던 장벽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무너져 내릴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 후 20년, 베를린 장벽 붕괴 뒤 세계는 그리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정말 많은 변화를 겪었다. 독일인들은 통일과 함께 찾아온 사회·정치적 격변을 지혜롭게 넘겼다. 하지만 동유럽에서는 성공적으로 자본주의에 안착한 나라들과 내전의 혼돈을 겪은 나라들 간 운명이 엇갈..

가을 여행

지난 주말에, 부서 MT를 다녀왔어요. 어디인지 맞춰보세요. 먼저 간 곳은 여기입니다. 시원한 가을 공기를 마시며, 이런 길로 걸어들어갔지요. 개울 건너편에 저런 정자가 보였습니다. 정자의 이름은 ... 저기서 술 마시면 '**대' 이런 말장난을 하면서 놀았지요 담벼락이 이쁘지요? 아직 '이 곳'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찍은 거예요. 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쁘죠? 저 등불도, 문도.... 저기 모과나무 보이시죠? 운 좋게도, 바닥에 떨어진 모과 세 개를 발견하야... 잽싸게 주워 챙겼어요. 후배들이랑 하나씩. 아으~ 향긋한 모과 냄새! 여기까지는 오래 전 만들어진 건축물이고요. 아래는 민속촌처럼 최근에 만들어놓은 곳입니다. 날씨가 좋으니까 시뻘건 아스팔트 길도 이뻐보이더군요! 다시 아까 그 냇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