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여행을 떠나다 163

2013년 여름, 대만

참 일찍도 올리는... 여행기도 아니고, 그냥 사진 몇 장. 지난해 8월, 무더운 여름날 무더운 대만에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오랜만에 남편을 포함하여 세 식구가 함께 했던 '해외여행'... 이라고 하니 좀 웃기긴 하다. 일본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닌 것도 따지고 보면 해외여행이긴 하니까 ㅎㅎ 암튼, 사진을 거의 안 찍은 가운데... 폰 속에 몇 장 남아있는 사진들. 아주아주 더웠던 날. 아마도 룽샨절(용산사)이었던 듯. 앞 건물은 불당, 뒷편 건물은 도교 사당인 재미난 곳. 국립극장과 초초초대형 기념관들이 모여 있는 곳.섬으로 도망쳐왔어도 '우린 대륙 사람'이라고 과시하듯, 거대하게 지은 건물들.너무 크니까 그것도 나름 감동이라면 감동이더라. 우리가 묵었던 시먼 쪽의 상가. 일본과 중국을 섞어놓은 듯한 타..

[2013년 가을, 중국] 자금성

벌써 '지난해'가 되어버린 2013년. 11월에 중국에 다녀왔습니다. 너무나도 제 취향이었던 자금성... 사진들 올려봅니다.자금성 안 가본 사람 누가 있냐, 라고 하지 마세요. 전 처음 가봤어요. ㅋ 위용 쩌는 입구. 들어가자마자 눈 앞에 펼쳐진 모습. 태화문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넓어...자금성이 지어진 건 15세기 초. 1406-1420년이라고 하니 600년이 됐군요.72만제곱미터 넓이에, 건물이 980여개라고... 잘 지었네.... 베이징에서 연중 며칠 보기 힘들다는 청명한 하늘. 중국의 최고 자랑거리이자 관광지 중 하나인데정작 여기 궁궐터 잡은 것은 원나라(몽골) 황제들, 여기서 오래오래 산 것은 청나라(만주족) 황제들. 사진이 안 좋은 건 내 잘못이 아니고 폰카였기 때문이야...라고 우겨봅니다...

[노는 엄마, 노는 딸] 마법의 도시 탕헤르, 여행의 끝

메크네스에서 기차타고 어제 탕헤르로. 메디나 안쪽의 마모라 호텔에 둥지를 틀었다. 저녁에 도착해서 바로 침대 속으로 들어갔고, 꼬박 하루를 탕헤르에서 보내고, 다음날은 다시 지브롤터를 건너 스페인으로 돌아가는 일정. 그러니 실상 탕헤르에서 온전히 보낸 날은 하루일 뿐이지만 ‘탕헤르에서의 하루’는 제법 괜찮았다. 사실상 모로코에서의 마지막 날인 그 하루, 아침은 조그만 광장 부근에 있는 카페에서 해결. 이 카페가 있는 건물의 이름은 ‘시네마떼끄’다. 영화를 사랑하고 프랑스 영화를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 말에서 묘한 울림을 느낄 수도 있겠다. 프랑스 식민통치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는 건물이라고 하는데, 내게는 그저 ‘멍청한 점원 녀석이 힘겹게 주문 받더니 달랑 크루아상 한 개 가져다준 곳’이었을 뿐. 빵..

[노는 엄마, 노는 딸] 모로코, 400년 된 아름다운 집.

11월 1일 광장 골목과 동네를 기웃거려 보긴 했지만, 사실 메크네스에서 우리의 핵심 ‘관광지’는, 메디나(구시가지) 한복판에 있는 ‘리아드 바히아’! 애시당초 계획에 있던 곳은 아니었으나,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호사라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론리플래닛에 메크네스 메디나의 '탑 초이스'로 나와 있는 전통식 숙소인데, 지금껏 이렇게 맘에 드는 '집'은 처음 보았다. 메크네스는 물레이 이스마일이라는 왕 시절, 18세기에 한때나마 모로코의 수도였던 곳이다. 리아드 바히아는 그 때부터 대대손손 물려받으며 후손들이 300년간 곱게 가꿔온 집이다. 안마당은 반투명한 지붕을 씌워 볕이 들게 했고, 2층과 옥상의 방들을 객실로 쓰고 있다. 300년 동안 아끼고 다듬은 집은 어떤지를 보여주는 곳. 벽난로 위에는 가족..

[노는 엄마, 노는 딸] 모로코의 옛수도 메크네스

2012년 10월 31일 수요일(벌써 1년도 더 지난 일이 되어버렸군 -_- 기어이 여행기 쓰는 데 1년을 잡아먹고 말았네요) 일찌감치 일어나서 짐 챙기고, 택시 타고 기차역으로.아침식사는 기차역에서 오믈렛으로 해결. 10시 30분 메크네스에 도착. 페스에서 기차로 40분밖에 안 걸리는 가까운 곳. 메크네스에 대해서는- 모로코 여행 간단가이드 참고 메크네스의 메디나(구시가지). 마라케시의 메디나에 있는 제마 엘프나를 본떠, 가운데 광장을 중심으로 레스토랑과 골목, 숙소 등등을 개발해 관광지로 키우려 한다고. 마라케시처럼 발전하기는 힘들 것 같긴 하지만 여긴 또 여기 나름대로 아늑하다. 메크네스에 들를까 말까 좀 망설이기도 했다. 카사블랑카도 모로코도 안 갔는데.... 메크네스는 그보다 ‘유명세’에서는 좀..

[노는 엄마, 노는 딸] 모로코 페스, 비오는 모스크와 태너리(가죽 염색장)

10월 29일, 계속 이어서 아타린 메데르사에 이어 우리가 들른 곳은 9세기에 지어진 뒤 계속 증축됐다는 카이라윈 모스크다. 몇번이나 언급했지만, 변방의 보수파인 모로코에서는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이 모스크에 들어갈 수가 없다. 그들의 룰을 존중하기 싫다는 게 아니라, 솔직히 이해가 안 가는 조치다. 순니 무슬림의 본원 격인 이집트의 그 유명한 알아즈하르조차도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데, 대체 모로코의 사원들은 왜! 왜! 모스크는 다리 아픈 이들 잠시 들어가 쉬면서 고즈넉이 마음 다듬고 나오는 곳이 아니냐는 말이다... 아타린 메데르사 메디나를 돌다가 일본인 단체관광객을 안내하던 모로코인 가이드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 카사블랑카의 모스크가 정말 멋있단다. 그래서 “그건 새거라면서요”라고 해줬다. 카..

[노는 엄마, 노는 딸] 모로코의 옛 도시, 페스의 골목들

10월 26일 꿈같은 사하라의 구릉을 뒤에 남겨둔 채, 낙타를 타고 다시 2시간에 걸쳐 사하라를 나왔다. 사막 투어를 마치고 마라케시로 돌아오는 길은 멀고 멀었다. 2박3일에 걸쳐 쉬엄쉬엄 구경하며 들어갔던 곳을 다시 나오려니, 승합차량 안에서 하루 종일 보내야했다. 저녁 무렵 아틀라스를 다시 넘을 때에는 비가 오고 몹시 쌀쌀했다. 산꼭대기 휴게소에서 설탕 듬뿍 넣은 민트티를 마시는데 그 맛이란! 술을 즐기지 않는 이곳 사람들이 “베르베르에겐 이것이 술이나 마찬가지”라며 ‘베르베르 위스키’라 부르던 그 민트티. 박하 잎을 그대로 넣어 우린 차에 설탕을 넣으니, 시원한 박하향과 단맛이 어우러져.... 뭐랄까.... 후레쉬민트 껌의 향기랄까. ㅎㅎ 그런데 찬 바람 속에 이걸 마시니 몸이 사르르 녹는 게, 그..

일본의 온천들(2) 하코네, 그리고 홋카이도 공포의 온천

1탄 쿠사츠에 이어, 중구난방으로 소개하는 일본 온천 이야기... 도쿄 근교에서 최고의 온천여행지로 꼽히는 하코네(箱根). 이즈하코네국립공원이라 묶여 있는 풍광 좋은 지역의 일부인데, 초입에 하코네유모토(箱根湯本) 즉 온천의 본향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 있다. 그 일대는 에 나오는 것 같은 온천 료칸들로 가득하다. 우리 가족은 그런 비싼 곳에는 안 묵어봤고... 도쿄에서 가깝기 때문에 당일 여행이 가능하므로, 대부분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이번 추석 연휴에 들은 거지만, 하코네에서 인기 온천 랭킹 1위는 테노유, 2위는 하코네노유, 3위는 유노사토 오카다라고 한다. 전부 가봤다.... 나는야 하코네 마니아. ^^;; 그 중 3위이고 여러번 가본 유노사토 오카다(湯の里おかだ). 옆에 큰 온천호텔도 있지만 우..

일본의 온천들(1) 온천의 최고봉 쿠사츠

제목이 좀 거창하지만... 내가 뭐 일본의 그 많은 온천들 다 둘러본 것도 아니고. 좋다는 온천 찾아다니는 열성 관광객도 아니지만. 9년 전과 지난해, 각각 1년씩 2년간의 일본 생활을 통해 몇군데 둘러보긴 했다. 워낙 목욕탕을 좋아하며 추운 거 질색, 뜨신 물에 몸 담그고 세월아~네월아~ 하는 걸 즐기는 인간이라서. 그리하여 늘어놓는, '딸기가 다녀본 온천들에 대한 매우매우 주관적인 평가'.... 일본 최고의 온천은 단연 쿠사츠!!! 일본의 무수히 많은 온천 중에서도 매년 온천100선 중 1위를 차지하는 명성의 온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 막부 시절 에도(요즘의 도쿄)까지 여기 물 가져다 썼다 함. 물 나르던 이들은 그 무슨 개고생이었을까마는... 암튼 쿠사츠는 쵝오다. 가파른 언덕길, 온천지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