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850

지그문트 바우만, '희망, 살아 있는 자의 의무'

바우만 인터뷰, 그 다음은 타리크 알리-올리버 스톤 대담, 그러고 나서 '엔데의 유언'을 읽고 있는데 회사에 나눔문화 허택 선생님이 이반 일리치의 책을 놓아두고 가셨다. 이렇게 좋은 책들이 줄줄이 이어지니... (궁리)는 인디고연구소에서 지그문트 바우만을 몇 차례 찾아가 기획 인터뷰를 한 것을 묶고, 거기에 바우만을 연구한 이들의 글을 덧붙인 것이다. 요 몇년 새 바우만의 글을 읽었는데, 비록 몇 권 되지는 않지만 모두 다 흥미진진했다. 무인도에 간다면 어떤 책을 가지고 갈 것인지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때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 페렉의 『인생사용법』, 보르헤스의 『미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 중에서 선택할 테지만 너무 어려운 질문이라고 말한 기억이 납니다. 물론 이 중 꼭 하나를..

딸기네 책방 2014.09.30

내 인생의 책들

페이스북에서 '내 인생의 책들' 릴레이가 벌어지네요. 저도 어느 분으로부터 지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내 인생의 책들...은 꼽기가 좀 힘들고... 책보다는 겜에 들인 시간이 더 많았으니 ㅠㅠ '내 인생의 겜(퍼즐)들'을 꼽아볼게요. 1. 테트리스오락실 테트리스 기준, 최고기록 52레벨. 나, 오락실서 겜 하고 박수 받아본 사람... 다만 기계를 잘 고르는 게 중요하다는 함정이... 2. 지뢰찾기젤 큰 판 기준, 최고기록 84초. 요샌 늙어서 기록 확 떨어짐 ㅠㅠ 3. 헥사점수가 2의 (n-1)승으로 올라가죠. 컴으로는 단번에 점수 내고 장렬히 전사하는 방식으로 100만단위 내봤고, 오락실서는 돈을 아껴야 하므로 무조건 질질 끌기로 버텼던 기억이... 4. 2048일전에 페북에 인증샷 올렸죠. 131,0..

세르주 라투슈, '탈성장 사회'

탈성장 사회- 소비사회로부터의 탈출세르주 라투슈. 양상모 옮김. 오래된생각. 8/29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말로 기만하지 말라, '발전'은 그 자체로 '지속 불가능함'을 내포하고 있다! 탈성장이라고 말하라. 그 말뜻이 와닿지 않는다고? 이상한 번역어라고? 그렇다면 누구나 자기들이 살고 있는 땅의, 자기들의 언어로 말하라! '스와데시'라고, '피드나'라고, '밤타레'라고, '수막 카우사이'라고! 탈성장에 대한 책은 몇 권 봤지만 그래도 또 재미있다! 상상만 해도 신이 난다! 탈성장이 가지는 사회 질서 파괴의 잠재력을 중화시키기 위해 사람들은 종종 탈성장을 지속 가능한 발전의 흐름 속에 분류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탈성장이라는 슬로건이 탄생한 동기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확장적 용법이 만들어내는 기만에서 ..

딸기네 책방 2014.09.03

2014년 여름에 읽은 책

37. 기계와의 경쟁 에릭 브린욜프슨, 앤드루 매카피. 정지훈, 류현정 옮김. 틔움. 6/2 38. 완벽한 이론-일반상대성이론 100년사 페드루 페레이라. 전대호 옮김. 까치. 6/3 39. 동물해방피터 싱어. 김성한 옮김. 연암서가. 6/9 피터 싱어의 책은 되도록 다 읽으려고 하는데 정작 고전인 이 책은 이제야 읽었다. 독후감 따위는 생략하고... 육식을 줄이기로. 채식주의자가 되겠다고까지는 도저히 말 못하겠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실천 사이의 틈을 아주 약간이라도 줄이고자. 40. 정신사적 고찰- 붕괴와 전환의 순간들후지타 쇼조. 조성은 옮김. 돌베개. 6/9 41. 패럴렐 월드 러브 스토리 히가시노 게이고. 김난주 옮김. 재인. 6/30 많이 탔던 도쿄 케이힌토호쿠선 전철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이..

데이비드 하비, '반란의 도시'

반란의 도시 Rebel Cities -도시에 대한 권리에서 점령운동까지데이비드 하비. 한상연 옮김. 에이도스. 8/8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은 많았지만... 정리하기 힘드니, 스크랩만.) 내가 말하는 도시권에 대한 요구는 도시 공간의 형성 과정에 행사하는 권력, 즉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고 뜯어고치는 방법을 지배하는 권력을 철저하고 근본적으로 주장하는 것을 말한다. (28쪽) 자본주의는 도시 공간의 형성에 필요한 잉여생산물을 끊임없이 생산해야 한다. 정반대의 관계도 성립한다.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생산한 잉여생산물을 흡수하려면 도시 공간의 형성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으므로, 자본주의 발전과 도시화 사이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발생하게 된다. (29쪽) 도시권은 점차 사적 이익집단 혹은 준(準..

딸기네 책방 2014.08.31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트레일러

오래 전 넘겼던 번역 원고로, 후마니타스에서 드디어 책이 나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역자후기에...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 뿌리내릴 곳 없는 자의 슬픈 여행기 아래는 신문 서평입니다. [책과 삶]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눈물이 녹은 도시 /경향신문[책과 길] 추방 30년만에 고향 찾은 ‘팔’ 시인의 눈물의 기록 /국민일보 아래 동영상은, 후마니타스에서 제작한 Book trailer 입니다. 저자 바르구티는 여러 차례 더 라말라를 방문했고, 라말라에서 일하기도 했는데요. 그 중 어느 방문 때의 모습을 담은 짤막한 다큐멘터리 동영상도 있습니다.이 동영상은 곧 한글 자막을 달아 후마니타스에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부끄럽지만, 후마니타스에서 하는 행사...

딸기네 책방 2014.08.31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 뿌리내릴 곳 없는 자의 슬픈 여행기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 팔레스타인 시인이 쓴 귀향의 기록 (후마니타스) I Saw Ramallah Mourid Barghouti. Edward W. Said (Introduction). Ahdaf Soueif (Translator) “팔레스타인 시인이 30년의 망명 뒤 고향인 요르단강 서안에 돌아와 기억을 되새겨본다. 지나온 세월의 기억이 남긴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당신은 다시는 집에 돌아갈 수 없다.’ 바르구티는 이스라엘이 6일전쟁에서 이겼을 무렵 카이로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그가 고향을 다시 밟을 수 있었던 것은, 오슬로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난 뒤인 1996년에 이르러서였다. 누구인들 마찬가지였겠지만 바르구티는 고향을 다시 찾아가 친척들과 친구들을 재회했다. 라말라에서 살고 있는 그 사람..

마셜 살린스, '역사의 섬들'

역사의 섬들마셜 살린스. 최대희 옮김. 뿌리와이파리 쿡 선장은 하와이에 가서 신(神) 대접을 받았으나, 신 대접을 받았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하와이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하와이 사람들의 신화의 흐름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콕 집어 '어긋나는 행동'은 아니었고, 떠나야 할 신이 (하필이면 태풍으로 배가 고장나는 바람에) 다시 바닷가로 돌아온 것에 불과했지만 아무튼 하와이 사람들은 그를 죽였다. 저자는 쿡의 얄궂은 운명과 하와이의 신화를 바탕으로, 서구의 잣대로 기록된 역사의 힘만을 믿어온 역사학자들에 무시당했던 섬들의 역사를 찾아다닌다. 삶과 신화가 만나고 겹치며 함께 만들어내는, 서구식 역사관 속에서 가려진 사람들의 역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라나지트 구하의 이래로 살짜쿵 나의 관심사..

딸기네 책방 2014.07.24

그린레프트- 전 세계 생태사회주의 운동의 모든 것

그린레프트- 전 세계 생태사회주의 운동의 모든 것데렉 월. 조유진 옮김. 이학사. 7/5 미래를 공매도하기 -타타전력은 환경에 대한 끔찍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서벵골에서는 그 회사가 지동차 공장 건설을 위해 농민의 토지를 수용하자, 농부들이 자살을 했다. 오릿사의 제철소에서는 오염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발포를 했다. -CDM이 석탄 화력발전소에 활용되는 것은 의아해 보인다. 화석연료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탄소 금융이 활용되는 것은 아마도 탄소 시장의 모순되는 논리적 귀결일 것이다. 가장 악명을 떨친 사례는 프랑스의 화학 회사 로디아사가 강력한 온실가스인 이산화질소를 처리하기 위해 1,500만 달러를 투자하여 1970년대식 빈티지 기술로 한국에 설치한 시설과 맞바꾸는 조건으로 탄소 ..

딸기네 책방 2014.07.06

가브릴로 프린치프- 세기를 뒤흔든 청년

오랜만에 읽은 멋진 만화책 한 권. 라는 책이다. 헨리크 레르 지음. 오숙은 옮김.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올해가 제1차 세계대전 100년이 되는 해라서 관련된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이 책은 그 중 ‘사라예보의 총성’을 울린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청년 프린치프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 동유럽의 역사를 이 블로그에 엄벙덤벙 ‘연재’하고는 있지만, 발칸의 상황 특히 1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상황은 몹시도 복잡하고 격렬해서 한 눈에 이해하기가 참 쉽지 않다. 이 책은 당시의 복잡한 국제정세보다는 세기의 재앙을 촉발시킨 한 청년의 내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나, 그 청년의 내면을 움직인 세르비아계의 울분은 무엇이었나를 그렸다. 암울한 필치 속에, 짙은 안개와 냉기가 서린 듯한 사라예보의 분위기가 생..

딸기네 책방 2014.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