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이 맬서스의 논문을 읽고 종분화의 개념을 구체화한 지 15년 남짓 지난 1855년 여름,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라는 젊은 자연사학자가 '자연사연보'에 다윈의 미발표 이론에 위험하리만큼 가까이 다가선 논문을 발표했다. 월리스와 다윈은 사회적 및 이념적 배경이 전혀 달랐다. 지주이자 성직자이며, 신사 생물학자에다가 곧 영국에서 가장 찬사를 받는 자연사학자가 될 다윈과 달리, 월리스는 먼마우스셔의 중산층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도 맬서스의 인구 논문을 읽었다. 다윈처럼 월리스도 표본과 화석을 채집하기 위해서 먼 해외로-브라질로-여행에 나섰고, 여행을 통해서 새롭게 변모했다.아마존에서 돌아올 때 배에 불이 나는 바람에 수중에 있던 얼마 안 되던 돈도 다 잃고 채집한 표본도 다 잃어 더욱더 가난해진 월리스는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