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만성화’되고 나면 세상 사람들의 관심은 그곳을 떠난다. 특히나 200개 가까운 나라 가운데 국제 무대에서 발언권도 적고 가난한데다 이렇다할 자원조차 없으면 더욱 그렇다. 중미 카리브해의 히스파니올라 섬 반쪽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티. 전쟁통도 아닌데 폭력 때문에 피란민이 생기고 농부들이 밭을 버릴 지경이 된 아이티의 사정이 딱하다며 유엔이 연일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따르면 ‘큰발톱단(Baz Gran Grif)’ 등등의 갱조직이 설쳐대면서 올들어 석달여 동안 530명 넘는 이들이 숨졌다. 갱 조직들이 총을 쏘아대는 바람에 유탄을 맞고 목숨을 잃은 이들이 많았다.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피살된 뒤 아이티의 행정기능은 마비됐다. 이달 초 유엔마약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