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3993

리비아, 족쇄 풀리나

미국, 영국과 리비아가 1988년 팬암여객기 폭파사건(로커비사건) 피해보상안에 최종 합의했다. 유엔은 협상 타결에 따라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이른 시일내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영국, 리비아는 12일 영국 런던에서 최종협상을 갖고 리비아가 로커비사건 유족들에게 총 27억달러를 지급한다는 보상안에 서명했다고 유엔 외교관들이 13일 전했다. 리비아 정부는 며칠 내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폭파사건에 대한 '책임'을 다 했으며 ▲향후 테러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낼 예정이다. 안보리는 이르면 다음주초 회의를 열어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어줄 예정이다. 3국은 1년간의 협상 끝에 지난 3월 보상액 규모에 합의했으나 미국이 리비아측의 테러근절 노력이 불충분하다고 주장, 타결이 미뤄..

아프간, 제2의 전쟁

Afghan boys play soccer while dust blows in Kabul August 18, 2003. Years of conflicts have destroyed most of the infrastructure in Afghanistan. REUTERS 아프가니스탄 정국이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다. 남부에서는 연일 미군.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벌어져 수십명씩 사상자가 나고 있고, 북부에서는 군벌들이 난립해 유혈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1년 전쟁이 끝나고 과도정부가 들어서면서 자리를 잡아가는 듯 보였지만 올들어 상황은 다시 악화돼 `제2의 전쟁'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프간 관리들은 25일 미군과 아프간군이 남동부 자볼주(州)에서 탈레반 반군을 공습, 반군 ..

브레진스키의 '신념' (2003.8)

(타리크 알리, '근본주의의 충돌'에서 재인용. 영역체 문장은 조금 다듬었음) Le Nouvel Observateur 1998. 1. 15. 질문: 전 중앙정보국장 로버트 게이츠는 회고록('그림자에서')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소련이 개입하기 6개월 전에 무자헤딘을 돕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시기에 당신은 카터 대통령의 국가안보 자문역이었습니다. 따라서 당신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구실을 했지요. 맞습니까? 브레진스키: 예. 공식적인 역사에 따르면 CIA의 무자헤딘 지원은 1980년, 즉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1979년12월24일 이후에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비밀에 부쳐왔던 거지만, 사실은 완전히 다릅니다. 카터 대통령이 카불(아프간 수도)의 친소련 정권 반대파에게 비밀원조를..

누구의 죄인가

이스라엘이 자주 쓰는 수법...이라기보다는 아리엘 샤론 들어서고 나서 잘 써먹는 짓이 있다. 이른바 '표적 살해'. targeted killing 이라나 머라나. 어려운말 할 것 없다. 재판도 없이 무장단체 지도자들을 걍 죽여버리는 거다. 총으로 쏴서 죽이고, 폭탄 터뜨려서 죽이고. 테러는 팔레스타인만 한다고? 거짓말이다. 작년에도 이스라엘군이 공중전화박스에 폭탄 설치해서 하마스 지도자 폭파시켰음. 그런데 그건 약과다. 공중에서 미사일 팡팡! 무장단체 지도자가 탄 차를 공중에서 헬기로 폭격한다. 상상이 잘 안 된다. 길을 달리는 보통의 자동차다. 그런데 공격용 헬기로 미사일 너댓발을 그냥 퍼부어버린다. 그 결과물이 1번 사진이랍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아부 샤나브가 어제 숨졌..

통치는 내가 한다, 몸만 대라

미국이 유엔에 이라크 파병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각국이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와 프랑스, 독일은 이라크전쟁과 전후재건 과정 내내 일방주의를 고집해온 미국이 위험부담만을 분담하려 한다며 비난했고, 다국적군 참여를 긍정적으로 고려했던 인도, 터키도 테러 여파로 파병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엔 주재 프랑스대사 미셸 두클로는 "이라크가 테러리스트들의 무대가 된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파병문제는 시간을 갖고 검토해봐야 한다"면서 "짐을 나누려면 정보와 권위도 나눠야 할 것"이라고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도미니크 드 빌펭 프랑스 외무장관과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21일 밤 프랑스 파리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공동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유엔주재 러시아..

골치아파진 미국

U.S. soldiers look through the rubble of the United Nation headquarters in Baghdad August 20, 2003. More bodies may be buried in the ruins of the U.N. headquarters in Baghdad after it was hit by a truck bomb that killed at least 17 people yesterday. REUTERS/Suhaib Salem REUTERS 24명의 사망자를 낸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유엔본부 폭탄테러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을 투입해 현장 조사에 들어갔으며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안사르 알 이슬람'을..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A suicide attacker set off a truck bomb on August 19, 2003, outside a Baghdad, Iraq, hotel housing the U.N. headquarters, U.S. officials said. At least 20 U.N. workers and Iraqis were killed, including Brazilian Sergio Vieira de Mello, the chief U.N. official in Iraq. REUTERS/Rob Gauthier/POOL 9.11 테러 2주년을 앞두고 전세계에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알카에다 등 무장테러집단들의 추가테러 경고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서 대규..

에놀라 게이

2차 세계대전 때 사상 초유의 가공할 무기를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뜨렸던 바로 그 비행기, '에놀라 게이'가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된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측은 워싱턴 덜레스 공항 부근 스티븐 우드바르 헤이지 센터에 있는 대형 격납고에서 B29 폭격기 재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12월5일에 일반에 공개할 예정. "미래 세대들도 2차대전에서, 아니 인류 역사에서 폭격기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알아야 할 것 아니겠슴둥?"(박물관 디렉터 왈)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 원폭(리틀보이)을 투하했던, 그 B29 폭격기의 이름이 '에놀라 게이'다. 이 폭격으로 14만명이 숨졌고 수만명이 불구가 되고 원폭 후유증에 시달렸다.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자들까지 합치면 총 희생자는 23만명으로 늘어난다. 그 ..

[황해리포트] 카우보이가 파괴하는 바빌론

바그다드 시내, 알 만수르 거리. 프라이드치킨과 아메리칸 커피를 팔던 서구식 레스토랑 ‘알 사아‘ 건물은 깊이 패인 폐허로 변했다. 부서진 건물 잔해 위에서 미군들은 후세인의 흔적을 찾고, 바그다드 시민들은 쓸만한 물건들을 뒤진다. 바그다드 강변의 정보부 건물에 진치고 있던 위성안테나들도 미사일을 피하진 못한다. 공보부도, 근처의 만수르 호텔도 폭격을 당했다. 팔 잘린 어린 아이, 머리 윗부분이 날아가버린 소녀의 주검, 시신을 가린 천을 들춰보는 사람들. 바그다드에 쏟아지는 폭탄, 솟아오르는 불길, 검은 연기, 무자비한 폭격음. 6개월 전에 이라크를 방문했었다. 이라크. 나는 그 곳에 가는 것을 마음속으로 오랫동안 꿈꿨었다. 국제부에서 중동지역에 대한 기사를 쓴지 꽤 오래됐다. ‘현장’에 가보지 못하는 ..

사파티스타는 어디로 가나

멕시코의 비센테 폭스 정권 출범 이후 무장투쟁을 자제하면서 밀림에 은둔해있던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ZLN)이 자치를 선언하면서 다시 멕시코 정치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지부진한 정부와의 평화협상과 무장투쟁의 동력 상실 등으로 정치적 위기를 겪어온 사파티스타는 어떤 방식으로 변신에 성공해 '새로운 정치'를 해낼 것인가. "이제 우리가 정부다" 사파티스타는 10일 남부 치아파스주(州)의 30개 도시에서 자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001년 치아파스에서 멕시코시티까지 전국을 도는 '평화대장정'을 가진 뒤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채 밀림으로 들어갔던 사파티스타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치아파스주 오벤틱에서 '좋은 정부 위원회'의 공식 출범을 선언하는 축제를 벌였다. 반군지도자인 마르코스 부사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