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829

'무바라크 세대'의 선택은

지난 5월 오사마 살레 투자청장이 이끄는 이집트 투자사절단이 한국을 방문했다. 투자사절단은 포스코와 삼성, STX, LG 등 여러 한국 기업들과 접촉해 이집트 투자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리고 200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홍해 연안 수에즈경제구역(SEZ) 개발과 관련해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EZ에 한국 의약·바이오업체들의 진출을 끌어내기 위해 대전의 바이오벤처 컨소시엄과도 MOU를 맺었다. 지난달 이집트 투자청(GAFI)은 한국 기자단을 카이로에 초청, 기업지배구조 컨퍼런스를 참관하게 하고 기업 설립절차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간소화한 ‘원 스톱 숍(One Stop Shop)’을 보여줬다. SEZ에 취재진을 데려가 사실상 투자유치·운영 등의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중국 쪽..

CIA가 이란 과학자 납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실종됐다가 미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이란 핵과학자가 “이란으로 돌려보내 달라”며 워싱턴의 파키스탄 대사관에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 미국간 ‘납치 공방’이 벌어졌던 핵과학자 실종사건의 진실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워싱턴 주재 파키스탄 대사관은 13일 “이란 핵물리학자 샤흐람 아미리(35)가 우리 대사관에 와 있으며, 이란으로 즉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앞서 이날 이란 국영 IRNA통신도 같은 보도를 했으며, 또다른 이란 관영매체 파르스 통신은 “미국 정보요원들이 아미리를 비밀리에 파키스탄 대사관으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뒤 미국과 단교, 워싱턴에 대사관이 없기 때문에 파키스탄 대사관을 통해 외교업무를..

아프간-중국 '밀착'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나데르 파슈툰 시장에는 중국산 제품 천지다. 시장에서 머지 않은 곳에는 중국이 2500만달러(약 300억원)의 건설자금과 인력을 제공해 지은 10층짜리 잠후리아트 병원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전쟁과 테러로 황폐해진 카불에서, 새 벽돌과 반짝이는 유리창으로 이뤄진 이 병원은 단연 눈에 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남부와 중·동부에서 탈레반·알카에다 세력과의 전쟁으로 골머리를 앓는 사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카불과 북부 지역에서는 중국이 착착 발판을 다지고 있다. AP통신은 5일 “중국이 아프간의 환대를 받는 손님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아프간의 밀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카불 남쪽 로가르주의 아이낙 구리광산이다. 아프간 정부는 3년전 세계 최대 미개발 구리광산으로 알..

'저 벽에 축구공을'

팔레스타인이 월드컵에 출전할 날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월드컵을 즐기려는 마음은 거기 사람들도 전세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이겠죠. 중동 사람들이 워낙 축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오늘 CNN 웹사이트에서 본 방송입니다. CNN video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베들레헴 풍경입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고사시키기 위해 만든, 악명 높은 분리장벽. 그 장벽에 재치 있는 화가들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이런 벽화들에 대해서는 예전에 소개한 바 있지요. 팔레스타인의 벽화 예술 저 벽에, 영상을 쏘아서 '분리장벽 스크린'을 만들었네요. 슬픈 재치, 혹은 분쟁 속의 축구공. 몇 해 전에 호나우두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의 축구대회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잠시 잠깐이라도, 축구공이 ..

'생색내기' 구호품 반입

“집이 다 부서졌는데 시멘트 대신 초콜렛이 웬말이냐.” 지난달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는 ‘자유가자운동’ 구호선단을 공격, 구호요원들을 살해한지 한달 여가 지났다. 이스라엘은 형식적으로나마 가자지구에 대한 비인도적 봉쇄조치를 완화한다고 발표했고, 1일에는 자유가자운동 선박에 실려 있던 구호품들이 유엔 요원들을 통해 가자지구에 일부 전달됐다. 하지만 여전히 봉쇄완화는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어, 주민들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들이 1일 이스라엘의 구호선 공격 한달을 맞아 가자시티 항구에서 반이스라엘 ‘꽃 시위’를 하고 있다. |AP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는 1일 성명을 내고 지난 4월말 이스라엘군에 습격당한 뒤 압수됐던 자유가자운동 ..

'나일강의 기적' 이집트의 꿈 이뤄질까

지난 24일 홍해에 면한 이집트의 수에즈특별경제구역(SEZ)을 방문했다. 카이로에서 1시간 동안 차를 타고 달려, 아인 수크나 항구에 붙어있는 SEZ에 도착했다. 황량한 사막을 한 토막 잘라 구획지은 것 같은 너른 땅 한가운데에 새로 지은 건물과 한자가 쓰인 깃발들이 나타났다. 중국 국영 톈진경제기술개발지역공사(TEDA)가 부지를 빌려 짓고 있는 SEZ 내 ‘중국 구역’이었다. 접착식 부직포 제품들을 생산하는 중국 회사 CTMC의 현지공장에서는 히자브(머리수건)를 두른 이집트인 여성 노동자들이 부지런히 손을 놀리며 생산된 제품을 포장하고 있었다. CTMC는 이런 종류의 섬유제품 생산으로는 세계 3위 규모의 기업이다. 이웃한 요업공장은 이집트 기업인 클레오파트라그룹 산하 ‘세라미카 엘도라도’가 운영하는 곳..

이라크 문화유산만 생각하면 한숨이...

지난 25일 이라크 북부 중심도시 모술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다. 무장 저항세력이 시내 알 타우바 언덕위에 세워진 나비 유누스 모스크(아래 사진)를 폭탄으로 공격한 것이었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지만 모스크를 둘러싼 성벽이 무너지고 말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 모스크는 지금은 이슬람 사원으로 쓰이고 있지만, 모스크 아래에는 고대 도시 니네베 시절의 초기기독교 유적이 자리잡고 있다. 성서에 나오는 요나의 무덤이 이 사원안에 있어 ‘요나 모스크’라 불리기도 한다. 이번 공격으로 무너진 성벽의 일부는 기원전 7세기 앗시리아 왕국 시절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쟁통에 방치된 이라크 유적들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잠시 시들해지자, 고대 유적·유물에 대한 파괴와 약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라크 ..

이스라엘이 왕따에서 벗어나려면

이스라엘이 지난달 31일 해군 특공대원들을 동원해 지중해상을 지나던 구호선박을 공격했다. 이미 2008년말 가자침공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성이 세계에 알려져있는 상태이지만 이번 사건의 파장은 크다. 이스라엘의 오만함과 무법적 행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이 커질대로 커져 있는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기 때문이다. 사건의 디테일은 아직 가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배에 탄 사람들이 검문에 나선 우리 군인들을 곤봉과 칼로 ‘린치’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자유가자운동(FGM)이라는 단체가 주관한 구호선단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비롯해 유럽의회 의원들과 유럽 여러나라의 정치인들, 인권·구호단체 활동가들, 여러 언론의 취재진들이 타고 있었다. 배에 탔던 이들의 증언은 이스라엘측의 주장과는 전혀 다르다. 이스라엘군 특공대원들..

대선 시위 뒤 1년, 이란은 어디로

이란 대선 부정선거 시비로 ‘테헤란판 톈안먼 사건’이라 불렸던 대규모 유혈사태가 일어난지 12일로 1년이 된다. 1년전 그날 대선에서 석연찮은 승리를 거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여전히 서방을 향해 언성을 높이면서 핵·미사일 문제로 긴장을 연출하고 있다. 대선 불복 시위대는 극심한 탄압을 받았고, 개혁파들의 요구는 물밑으로가라앉은 분위기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집권층 내부의 권력투쟁과 함께 신정(神政) 체제의 균열이 노출되고 있다. 투쟁과 억압의 1년 대선후보였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를 비롯한 야당과 개혁파 진영은 당초 대선 1주년을 맞아 12일 테헤란 등지에서 대규모 민주화 요구 집회를 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고 AP통신 등이 11일 보도했다. 집회를 강행할 경우 다시 유혈사태가 일어날 수 ..

보이콧 이스라엘!!!

이스라엘산 물품의 불매를 주장하는 ‘보이콧 이스라엘’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려던 구호선박을 공격, 9명의 사망자를 낸 이스라엘에 대해 항의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구호선박 1척을 다시 나포하는 등 국제적인 비난여론에도 아랑곳 않는 모습이다. 조합원 약 1500명의 스웨덴 항만노동조합은 5일 이스라엘의 구호선단 공격에 항의하는 뜻으로 이스라엘 선박과 화물을 보이콧하기로 했다. 항만노조는 오는 15~24일을 보이콧 기간으로 잡고, 이스라엘 선박의 출입과 하역을 모두 거부할 계획이다. 노르웨이 국방부도 이달 중 오슬로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국제세미나를 취소했다. 이스라엘 군장교도 이 세미나에 참석하기로 돼있었는데, 지금같은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군사작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