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279

[호주 인질극]범인들이 카페에 내건 '깃발'은 뭐기에

호주 시드니의 금융중심가 마틴 플레이스에 있는 린트라는 카페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보이는 괴한이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 괴한은 인질을 시켜, 카페 유리창에 검은 깃발을 들어 보이게 했다. 이 깃발은 범인들의 정체를 파악하게 해 주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이라크·시리아에서 잔혹행위를 일삼고 있는 ‘이슬람국가(IS)’ 외에도 세계 곳곳에 여러 극단주의 무장조직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각기 다른 깃발과 상징물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마틴플레이스의 카페에 내걸린 깃발은 위에 보이는 것으로, 검은 바탕에 아랍어 고서체 글씨가 쓰인 것이다. 통칭 ‘블랙 스탠더드’라 불리는 이 깃발은 여러 나라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사용한다. 호주에 지부를 둔 ‘히즈붓 타흐리르(해방당)’이라는 조직도 이 깃발을 쓴다..

섬나라 몰디브, 수돗물 끊겨 '위기 상태', 각국 물 공수작전

10만명이 사는 도시에 물을 공급하던 정수공장이 고장났습니다. 사람들은 생수를 배급받기 위해 곳곳에 줄을 섰습니다. 주변국들이 군함과 비행기로 물을 공수했지만 역부족입니다. 사람들은 아우성을 치고, 정부는 안정을 호소했습니다. 유명 관광지인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올라가 가뜩이나 물이 부족한 이 나라에서 주말 새 벌어진 소동은 ‘기후 난민 시대’에 지구 곳곳에서 어떤 위기가 닥칠 수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발단은 지난 4일 일어난 정수공장 화재였습니다. 몰디브 수도 말레의 유일한 정수회사인 말레상하수도회사(MWSC)의 정수설비에서 불이 난 겁니다. 불은 곧 진화됐고 7일 현재 시설의 60% 이상이 복구됐습니다. 수돗물 끊긴 관광지, 식당도 문 닫아 하지만 말레..

7세 아이와 나무판자에 매달려 6시간 바다 위를... 필리핀 타클로반 슈퍼태풍 '하이옌' 1년

지난해 이맘때, ‘슈퍼태풍’이라 불린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 세부 섬 부근 타클로반 일대를 강타했다. 당시 공군장교 페르민 카랑간은 타클로반 공항의 설비를 보호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바닷물은 공항청사 안에까지 넘쳐들어왔다. 강풍에 문을 닫을 수조차 없었다. 허리까지 물이 들이찼다. 카랑간은 부대원들에게 지붕으로 올라가라는 지시를 내렸으나 그 순간 지붕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부서진 건물에서 떨어져나온 버팀목을 붙들고 물 위를 떠돌며 살아남으려 애쓰던 카랑간은 주변에 있던 코코넛 나무를 향해 간신히 헤엄쳐갔다. 나무 위를 올려다보니 한 어린 아이가 간신히 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그대로 있으면 물이 곧 나무 위쪽까지 물이 차올라 파도에 휩쓸려갈 것이 뻔했다. 카랑간은 아이를 내려오게 해서 ..

호주 ‘살아있는 소’ 100만 마리가 중국으로....  

세계 모든 것을 블랙홀처럼 집어삼키는 중국의 수출 품목은 어디까지 늘어날 것인가. 중국이 호주와 연간 10억달러 규모의 소 수입계약을 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호주 A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육류소비가 늘면서 ‘고기 부족’에 시달리는 중국이 육류를 들여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엔 쇠고기가 아닌 살아있는 소를 대거 수입하기로 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호주 측은 연간 10억달러라면 대략 100만마리의 육우를 중국에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호주 북부에서 지난해 소 전염병을 일으키는 블루텅(bluetongue) 바이러스가 발견되자 호주산 육우 수입을 중단했다. 그러나 바이러스 우려가 사라지면서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번 중국과의 계약이 체결되면 호주..

브라질 커피값 오르자, 중국 원두가 뜬다

브라질의 가뭄으로 커피 원두 생산이 줄어든 틈을 타, ‘차(茶)의 나라’인 중국이 아시아의 새로운 커피 수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커피 생산지는 차 생산지로도 유명한 남부의 윈난(雲南)성이다. 3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윈난성에서 재배되는 아라비카 원두가 미국과 유럽의 커피제조사들로 수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윈난산 아라비카는 온두라스·과테말라 등 남미 원두와 비슷한 부드러운 향을 지니고 있다. 현재 윈난성에는 커피를 키우는 농민이 8만명에 이른다. 아직 중국의 커피 수출량은 전 세계 커피 유통량의 1%에 못 미치지만, 외국 기업의 윈난 합작법인 설립 등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에 생산·수출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식품기업 네슬레는 이미 1980년대부터 윈난산 원두를 ..

네팔 안나푸르나 서킷 '눈보라 참사'

이스라엘 여성 마야(21)는 지난 14일 네팔 북부 트레킹을 시작했다. 가벼운 등산복 차림으로 나선 마야와 친구들은 안나푸르나의 절경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었다. 모두 마야처럼 큰 두려움 없이 산행길에 오른 20대 젊은이들이었다. 그러나 일순 눈보라가 몰아쳤고, 마야의 카메라에 남아 있는 친구들 중 몇몇은 눈 속에 쓰러졌다. 마야는 5시간을 걸어서 대피용 오두막을 찾아냈다. 거기서 스무 시간을 버티다 15일 아침 다시 길을 나섰다. 어깨 높이로 쌓인 눈 사이를 헤집으며 내려오다가 구조돼 목숨을 건졌다. 카트만두의 병원으로 이송된 마야는 19일 영국 가디언에 당시의 두려움을 털어놨다. “눈 덮인 주검들, 흩어진 배낭들 위를 넘어 발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의 공포를 잊지 못할 것 같다.” 높이 8091m, ..

동성결혼을 옹호하는 대만 달팽이

‘가족의 다양성을 기념하는 달팽이.’ 대만의 과학자들이 신종 달팽이에게 ‘동성 결혼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이름을 붙였다고 BBC방송 등이 13일 보도했다. 대만 과학자들이 동성결혼을 옹호하기 위해 ‘가족의 다양성’을 뜻하는 단어를 집어넣어 ‘아에지스타 디베르시파밀리아(Aegista diversifamilia)’라 명명한 달팽이. 사진 BBC ‘아에지스타 디베르시파밀리아(Aegista diversifamilia)’라 명명된 이 달팽이는 자웅동체(암수 한 몸)로 2003년 대만 동부에서 발견됐으며, 지금껏 보고되지 않았던 신종임이 최근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동물의 세계에서 성적 지향 따위는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달팽이에게 가족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학명을 붙였다. 이 달팽이를 연구한 타..

숙제하고, 청소하고, 방향제 뿌리고... '홍콩스타일' 시위

“숙제를 하고, 청소를 하고, 분리수거를 하고. 이것이 ‘홍콩스타일’이다.”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홍콩의 시민들이 며칠 째 센트럴 등 도심을 점령하고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고, 분노한 시민들은 진압경찰을 피해 달아난다. 시위대가 경찰의 최루액에 맞서 우산을 펼쳐들고 ‘항거’하는 모습은 이번 시위의 상징이 돼버렸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홍콩의 시위에는 그들만의 독특한 특성이 녹아 있다. 외신들이 전한 홍콩 시위의 특징들은 무엇일까. 집회에 나와서도 숙제를 하는 홍콩 학생들. 트위터(@frostyhk) 미국 블룸버그 통신의 리처드 프로스트 기자는 트위터에 홍콩 시위 현장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중고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길바닥에 앉아 숙제를 하는 모습이다. 이번 시위에는 중국 귀..

톈안먼과 센트럴, 25년만에 다시 시험대 오른 중국

1989년 톈안먼(天安門), 2014년 홍콩 센트럴. 25년만에 중국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장소는 베이징에서 홍콩으로 바뀌었지만 주제는 똑같다. “중국의 민주주의는 가능한가”다. 베이징의 시위대는 탱크에 짓밟혔지만 홍콩의 시위대는 우산을 들고 최루가스에 맞서며 도심을 점령하고 있다. 홍콩 사태은 중국의 향후 행보를 가늠케할 잣대다. 톈안먼 vs 센트럴 홍콩 행정당국이 29일 강경진압 방침을 누그러뜨리자 도심 상업지구인 센트럴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몰려나와 거리를 메웠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톈안먼 사태 이래 가장 큰 도전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센트럴이 ‘톈안먼 2.0’이 될 것인가” 하는 보도도 나온다. 외신들은 25년전과 지금을 비교하며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분석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조코위, 온라인으로 ‘드림내각’ 뽑는다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리는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선 당선자가 온라인으로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 ‘드림 내각’을 만들기로 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선거캠페인으로 승리한 조코위가 석달 뒤 출범할 새 정부의 34개 각료직 후보들을 국민들 앞에 제시, 유권자 참여로 내각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자카르타포스트 등이 25일 보도했다. 조코위 캠프는 이날 ’조코위센터닷컴’ 웹사이트에 ‘대안 내각을 위한 국민의 선택’이라는 투표 페이지를 만들고 각료직 후보군을 올렸다. 34개 장관직에 각각 3명씩의 후보가 제시돼 있어서 유권자들이 원하는 각료 후보에 표를 던질 수 있으며,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으면 새 인물을 추천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현재 경제장관 후보로는 국가경제위원회 자문위원인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