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279

못말리는 '중국의 가짜들'

‘가짜 천국’ 중국에서 가짜 분유로 인한 ‘대두증(大頭症)’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대만 신문들은 중국 허베이(河北)성에서 8개월 된 여자 아기가 단 백질이 없다시피 한 가짜 저질 분유를 먹고 머리가 기형적으로 커지는 대두증에 걸렸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아기는 단백질이 불과 2.1%만 든 하이라얼(海拉爾)이라는 이름의 저질 가짜분유를 먹고 영양 불량에 구토와 부종까지 겹치는 대두증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0여개 성에서 가 짜 분유가 유통돼 수십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대두증에 걸리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일어났었다. 남부 광저우(廣州)에서는 이달 초 가짜 달걀이 유통돼 당국이 소 탕작전을 벌였다. 백반가루 등 화학물질에 흰색, 노란색 색소를 넣어 흰자와 노른자를 ..

중-일 갈등과 '석유 전쟁'

중-일 갈등의 표면적인 이유는 과거사 문제이지만 그 이면에는 아시아의 경제 패자(覇者) 자리를 노리는 두 나라간 에너지 갈등이 숨어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의 BBC방송은 "고도성장을 지속시키려는 중국과 10년 불황에서 탈출하려는 일본 사이의 에너지 확보 경쟁이 양국간 갈등의 숨은 원인이 되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두 나라가 현재 첨예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러시아 송유관의 종착역이 중국이 되느냐, 일본이 되느냐 하는 것. 지난해말 러시아 총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에서는 극동 송유관 지선(支線)을 일본 나홋카까지 확장하는 것에 합의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시베리아 석유를 중국 다칭에 끌어들이기로 러시아측과 협의 중이던 중국은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2월 러시아 에너지 장관이..

'국제 핵사찰' 최종 타겟은 중국?

리비아 핵사찰을 계기로 국제 핵무기 암시장의 검은 네트워크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통해 드러난 의혹의 최종 귀결지는 중국이다. 정치·경제적으로 중국을 가장 큰 적수로 인식하고 있는 미국이 핵 의혹을 빌미 삼아 중국에 대한 압력 강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핵 확산의 출발점은 중국? 지난해 10월부터 리비아의 핵 시설을 사찰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영 무기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을 거쳐 리비아로 들어간 핵 설비와 기술의 유출국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이들은 중국산 핵무기 조립 설계도가 80년대 파키스탄으로 넘어갔으며, 2000년 이후 다시 리비아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찰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문제의 설계도가 구식이기는 하지만 대형 탄도미사일 장..

중국이 세계 에너지 판도를 바꾼다

21세기에 벌어질 가장 중요한 패권 경쟁은 미국과 중국 간 에너지 경쟁이 될 전망이다. 중동경제연구(MEES) 등 석유전문지들은 16일 중국의 막대한 에너지 소비 증가로 유라시아 곳곳에서 미국과 중국 간 치열한 에너지 경쟁이 벌어질 것이며, 특히 중동 석유와 중앙아시아 유전지대 등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판도가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지난해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석유수입 규모에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MEES는 중국의 석유 소비가 앞으로 20년 동안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의 에너지 소비 중 석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25% 정도. 그러나 2030년이 되면 석유의 비중이 50%까지 올라갈 것으로 이 잡지는 내다봤다. 중국은 이미 1993년부터 석유 수입국으로 전환됐다. 중국..

아시아는 미국의 최대 동맹

한국의 이라크 파병 결정을 계기로, 아시아가 미국의 새로운 동맹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과 영국 BBC통신, AP통신과 교도통신 등은 13일 한국의 파병 결정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최대 지원군으로 부상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아시아에서 이라크에 파병한 국가는 한국, 일본, 태국, 필리핀, 몽골 5개국. 한국은 나시리야에 주둔 중인 600여명의 병력과 향후 파병될 3000명을 포함, 미국과 영국에 이어 3번째 규모의 파병국으로 기록되게 됐다. 일본은 남부 사마와 지역에 자위대 120명을 파견해놓고 있으며, 다음달까지 450명을 추가파병하고 전체적으로는 총 1000명 규모를 주둔시킬 계획이다. 태국은 전투병과 의료병, 공병 등 440명을 남부 카르발라에 보내놓..

포연 속에 핀 사랑

마흐무딘은 석달전 자흐라를 처음 만났다. 9년전 지뢰 폭발로 두 다리를 잃은 그는 정부보상금을 받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장애인복지부 앞에 줄을 서 있었다. 자흐라는 보상금 지급창구에서 마흐무딘 같은 전쟁피해자들을 상담해주고 있었다. 보상금 청구자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자흐라가 부르카(여성들의 머리쓰개)를 들어올린 순간 마흐무드는 사랑에 빠졌다. 마흐무드는 아프간 전통에 따라 곧바로 자흐라의 오빠에게 청혼했다. 자흐라가 네 번이나 거절을 했지만 끈질긴 구애로 승낙을 받아내 한달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자흐라 역시 두 다리가 없는 장애인이었다. 오랜 전쟁은 이들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간 듯 했지만 사랑과 희망은 다시 찾아왔다.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6일 내전의 포연 속에 피어난 두 사람..

상하이에 자전거 금지령?

자전거로 유명한 중국의 대도시 상하이(上海)에 `자전거 금지령'이 내려질 전망이다. 도심 교통체증을 막기 위해 상하이 시 정부가 내년부터 주요 도로에서 자전거 통행을 금지시킬 계획이라고 영국 BBC 방송이 국영 상하이데일리를 인용해 9일 보도했다. 통금령이 내려지면 시내 간선도로에서 자전거 운행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전거 통행이 허용되는 도로에서도 신호위반 등 교통법규 위반시 범칙금이 현재의 10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는 중국 중앙정부가 사회주의 경제·생활원칙을 강조했던 시기에는 `프롤레타리아의 이동수단'으로 각광받았지만 이제는 자본주의를 향해 달려가는 중국 경제와 명암을 같이하는 존재가 됐다. 특히 상하이같은 대도시에서는 고속 경제성장으로 중산층이 늘어나고 자가용 승용차 선호도가 ..

바미얀 석불은 어떻게 사라졌나

지난 2001년 3월이었죠. 아프가니스탄이 자랑해온 세계적인 유적, 바미얀 석불(石佛)이 파괴된 것이. 그 소식을 들으면서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이 가슴 아파했을 겁니다. 저는 어릴 적에 컬러사진들이 많이 들어있던 라는 전집류의 책을 봤었는데, 거기 아프간인들의 생활상과 함께 바미얀 석불의 모습이 들어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바미얀이라는 이름은 지명을 넘어 저에게는 일종의 '꿈'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모래사막에 서있는 거대한 석불상. 인간의 오만이라면 오만이고, 경외라면 경외라 할 그 거대한 석조물들. 이슬람 극단주의 탈레반 정권에 대해서는 여러 시각이 있을 수 있겠지요. 사실 소련 점령시절, 그리고 괴뢰정권 시절에 무너진 아프간을 살리겠다며 들고일어난 탈레반은 출범 당시만 해도 아프간인들의 희..

태평양小國 나우루 “호주가 미워”

호주 정부로부터 원조를 받기로 하고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수용했던 태평양의 소국 나우루가 약속했던 돈도 받지 못한 채 혼란을 겪고 있다. 돈으로 때우려던 호주 정부의 ‘난민 장사’는 이웃의 작은 나라에 고통을 떠넘긴 셈이 돼, ‘강대국의 횡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나우루의 르네 해리스 대통령은 11일 “호주가 떠넘긴 난민들 때문에 나우루는 지금 악몽을 겪고 있다”면서 호주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호주 정부는 당초 약속했던 원조자금도 아직 다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8월 아프간 등에서 온 난민 460명을 태운 배가 호주의 크리스마스섬 앞에서 좌초되면서부터. 당시 총선을 앞두고 있던 호주 연립여당의 존 하워드 총리는 국제적인 비난여론 속에서도 강경한 난민 거부정책을 고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