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279

석탄 캐는 13세 광부, 인도 경제의 감춰진 치부

열세 살 소년 사가르 쿠주르는 인도 동부 자르칸드주의 람가르에 있는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다. 삽으로 땅을 파 석탄을 끄집어내어 수숫대로 만든 바구니에 담아 나른다. 땅굴에 들어갈 때도 있고, 노천광에 몸을 거의 파묻고 석탄을 주워올릴 때도 있다. 등뼈가 부러지도록 일해 바구니를 채운 뒤 석탄을 지고 마을에 걸어가 파는 것이 그의 일이다. 자르칸드에는 1만5000개의 탄광이 있는데, 광부 상당수는 아이들이다. 알자지라 방송은 7일 “나이보다 훨씬 체구가 작은 이 아이들은 하루 200루피(약 4000원)를 받으면서 일주일에 엿새를 일한다”며 “이 어린 광부들은 인도 경제의 감춰진 치욕”이라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인도 북동부 메갈라야주의 탄광 어린이들의 실태를 최근 보도했다. 13세의 산자이 체트리는 땅굴..

"비싼 경고음, 방글라데시를 깨웠다" 현지 언론인 경향신문 기고

지난달 24일 일어난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사고로 현지의 열악한 노동현실과 거대 의류 브랜드들의 책임이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다행이라면 이번 사건 뒤 방글라데시 정부와 국제기구, 기업들이 모처럼 협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개선책이 이번에도 말로만 끝날지, 현실을 바꿀 수 있을지는 글로벌 경제의 사슬에 매여 있는 모든 이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 다카에서 발행되는 시사잡지 ‘프로브매거진’의 아예샤 카비르 편집장(아래 사진)이 경향신문에 사건의 파장을 짚어보는 특별기고를 보내왔다. 카비르는 이번 사건이 방글라데시 전체에 ‘값비싼 경고음’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지선 기자 숫자만 가지고는 지난달 방글라데시에서 일어난 사건이 안겨준 공포를 설명할 수 없다. 수도 다카 외곽 사바르에 있는 8층짜리..

방글라데시 참사, 이윤이란 이름의 착취이자 살인

무너진 건물 사이로 삐져나온 젊은 여성의 발, 살려달라 외치다 끝내 구조되지 못한 채 숨져간 여공, 언니·동생과 한 공장에서 일하다 변을 당할뻔한 어느 소작농의 딸.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는 ‘이윤이라는 이름의 살인’이자 글로벌 경제의 노동착취 사슬이 만들어낸 참극이었다. 파렴치한 고용자들과 부패한 정부, 아웃소싱으로 저가제품을 팔아온 외국 기업들, 노동자들의 현실을 외면한 세계의 소비자들 모두가 공범이었다. 인구는 1억6000만명이 넘지만 글 읽는 어른 비율이 60%에도 못 미치는 방글라데시에서 못배우고 돈 없는 여성들의 희망은 공장 뿐이다. 다카 등지에 있는 5000여개의 의류공장에서 하루종일 일해 한달에 4만원가량을 번다. 이 돈으로 가족들은 결혼 지참금을 마련하고, 오토바이를 사고, 장사 밑천을..

방글라데시 건물 붕괴, 숨져간 여공의 맨발...

방글라데시 신문인 데일리스타 웹사이트에 25일 사진 한 장이 실렸다. 지진이 난 듯 무너져내린 다카 외곽 사바르의 ‘라나플라자’ 건물 잔해 사이로 나와 있는 맨 발의 사진이었다. 핏자국이 묻은 채 움직임 없는 이 발의 주인은 아마도 건물 안에서 숙식하며 새벽부터 밤까지 일해 번 돈을 시골 집으로 부치던 여공들 중 한 명이었을 것이다. 전날 붕괴한 8층짜리 라나플라자의 아래층에는 점포들이 있고, 위쪽 6개 층에는 의류공장 5곳이 입주해있었다. 24일 붕괴한 방글라데시 사바르의 ‘라나플라자’ 건물 잔해 사이로 여성의 맨발이 나와 있다. 사진 데일리스타(www.thedailystar.net/) 사고 다음날인 25일 오전 현재 사망자 수는 178명이고, 다친 사람이 1200명이 넘는다. 구조된 사람은 약 200..

물 잡아먹는 사탕수수- 플랜테이션과 물부족의 악순환

데칸 고원 서부에 있는 마하라슈트라는 인도에서 세번째 큰 주이고 농업중심지다. 특히 이 지역은 사탕수수 재배지로 유명한데, 올들어 농작물이 비틀리고 ‘사탕수수에서 쓴맛이 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수자원 관리 예산을 늘리면서 계속 댐을 짓고 있고 주민 물배급에도 열심이지만 물 부족 피해가 끊이지 않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인도의 물 부족을 불러오는 ‘천재와 인재의 결합’을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마하라슈트라의 경우 올 들어 1972년 이래 최악의 물부족을 겪고 있다. 정부는 올해 인도 전역에서 물공급용 탱커 2000대를 동원해 가뭄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구하겠다고 하고 있고, 마하라슈트라에도 탱커들이 들어온다. 하지만 시골마을에 사는 달리트(불가촉천민)들에게는 겨우 나흘에 한..

방글라데시 건물 붕괴, 여공들의 비극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외곽의 사바르 지역에서 24일 8층짜리 건물이 무너져 최소 96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다카에서 30㎞ 떨어진 사바르의 라나플라자 빌딩 건물이 붕괴해 96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부상했으며 소방대원과 군이 동원돼 생존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고가 난 건물에는 의류공장 5곳과 상점 200여개가 입주해 있다. 붕괴 당시 건물 안에는 2000명 가량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류공장 종업원들은 대부분이 여성들로, 지방에서 올라와 공장에서 숙식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이 건물 2층에 균열이 생겼다는 사실을 건물주가 알고 있었는데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

쓰촨성,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중국 쓰촨성에 또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2008년 대지진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을텐데... 다친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재난이로군요. 중국 신화통신이 20일 전한 항공사진입니다. 쓰촨(四川)성 야안(雅安)시 루산(蘆山)현의 한 마을이 이렇게 무너졌습니다. 처참합니다. [경향신문] 산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구호요원이 야안시 룽먼 마을의 한 집 앞에 서 있습니다. 남아있는 벽 윗부분에 붙어 있는 그림이 선명해서 오히려 더 서글프네요. 사진은 로이터통신 것이고, 야후뉴스 포토에서 퍼왔습니다. [경향신문] “먼저 가, 따라 갈게” 60여년 해로 부부 생사 갈려 17세에 결혼해 80세까지 서로를 위로하면서 살아온 동갑내기 노부부가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생사가 엇갈렸다. 혼자 살던 10..

버마에서 '인종청소'가...

지난달 말 버마 중부의 소도시 메익틸라에서 어린 아이들을 포함해 무슬림 주민들 40여명이 ‘조직적으로’ 살해됐습니다. 범인은 무슬림이 상권을 장악한 데에 불만을 품은 불교도 주민들이었습니다. 버마 민주화의 그늘, 종족-종교 갈등 그런데 경찰은 무슬림 살해극을 곁에서 지켜보면서도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으며, 살해 과정을 비디오카메라로 찍기만 했습니다. 무슬림들은 “정부가 학살을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당국은 묵살했습니다. 하지만 BBC방송이 무슬림 살해 동영상을 입수해 22일 공개하면서 버마 경찰의 ‘학살 방조’ 사실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이 동영상에는 무슬림이 운영하는 금은방에 불교도들이 불을 지르는 장면, 무슬림 주민이 ‘화형’을 당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이 동영상은 버마 경찰이..

파키스탄 칸 박사 "북, 핵무기 사용 안 한다"

북한에 핵 기술을 전해준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 압둘 카디르 칸(77) 박사가 “북한이 핵무기를 쓸 가능성은 낮다”며 핵 위협을 평가절하했다.칸 박사는 9일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그들(북한)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다”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북의 위협은 선전용일 뿐이라는 것이다.칸은 “북한은 아주 작은 나라여서, 미국이 (핵폭탄을) 한 발만 떨어뜨려도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 모두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칸은 1990년대 북한의 핵 기술, 미사일 기술 개발을 도왔음을 다시한번 시인했다. 그는 “그 때 우리(파키스탄)는 미사일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고,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그들과 공식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핵의 ..

미얀마(버마) 민주화의 그늘, 종족-종교 갈등

중국과 맞닿은 미얀마(버마) 북부 카친주는 소수민족인 카친족의 주요 거주지역이다. 대부분 불교도인 버마족과 달리 이들은 기독교 침례교파다. 과거 영국 점령통치 시절 기독교도가 됐다. 교회와 학교에서 카친족 청소년들은 버마어가 아닌 카친어를 쓴다. 2011년 6월 이곳에서는 중앙정부에 맞선 봉기가 일어났다. 정부군의 진압으로 일단 봉기는 잦아들었지만 반군인 카친독립군에 지원하는 카친족 젊은이들이 크게 늘었다. 또다른 소수민족인 이웃의 와족과 연대해 내전을 하자는 강경파들도 있다. 카친독립군은 4000명이지만 와족 군대는 2만명에 이른다. 소수민족들이 정말로 뭉쳐 봉기한다면 민주화와 경제개발에 나선 버마 정부에 큰 위협이 되지않을 수 없다. 메익틸라는 주민 30%가 무슬림이다. 지난달 20일 불교도들이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