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279

스톰체이서가 본 슈퍼태풍 하이옌 “지옥보다도 처참했다”

필리핀과 베트남, 중국 남부 등을 강타한 태풍 ‘하이옌’은 통상적인 초강력 태풍보다도 훨씬 압도적인 위력을 보였다. 세계 기상관측 사상 가장 강력했던 이 태풍을 외신들은 ‘슈퍼태풍(supertyphoon)이라 부르고 있다. 무시무시한 태풍들만 추적하는 전문적인 ‘스톰체이서’조차도 “이런 위압적인 재난은 보지 못했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제임스 레이놀즈(30)는 8년 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태풍이나 지진, 화산폭발 같은 자연재난을 찾아다닌 스톰체이서다. 2년여 전 동일본 대지진을 비롯해, ‘간담을 서늘케하는’ 수많은 재해 현장을 찾아가 화면에 담아 영상으로 만들어왔다. 하지만 목숨을 건 모험을 계속해온 그에게도 하이옌은 전에 없는 공포를 안겨줬다. 11일 AFP통신과 CNN방송 등에 스톰체이서 레이놀즈가..

방글라데시, 무장폭동 조직원 152명에게 무더기 사형선고

152명 사형, 161명 종신징역형. 방글라데시 법원이 4년 전 무장폭동을 일으킨 준군사조직원들에게 무더기로 사형과 종신징역형 등을 선고했다. 데일리스타 등 방글라데시 언론들은 5일 다카 법원이 무장폭동을 일으켜 군인들을 살상하고 약탈을 자행한 준군사조직 ‘방글라데시 라이플’(현 국경수비대) 수백명에게 사형과 종신징역형 등 중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데일리스타 웹사이트 무려 152명이 교수형을 선고받았고, 161명에게는 종신징역형이 내려졌다. 262명에게는 3~10년의 징역형이 내려졌다. 이날 선고를 받은 이들은 무죄판결을 받은 271명을 비롯해 846명에 이르렀다. 재판의 규모가 워낙 커, 법원은 다카 시내 박시바자르 지역에 임시 재판소를 설치하고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방글라데시 라이플은 ..

인도양의 산호섬 코코스... 다윈의 여행지가 '도청 기지'로

오늘자 호주의 시드니모닝헤럴드 보도입니다. Secret spy station on Cocos Islands 호주 정보기관이 인도네시아 군 통신을 도청하기 위해 코코스 섬에 비밀 도·감청 설비를 만들었다는 내용입니다. 호주 국방신호국(Defence Signals Directorate·DSD)이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1100km 떨어진 호주령 코코스섬에 전파 감지장치와 위성 정보 수신기지 등을 설치, 인도네시아를 주타깃으로 몰래 정보수집을 했다는 것. 코코스 섬은 인도양에 있는 아주아주 작은 산호섬입니다. 몰디브 같은 섬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해수면 상승에 압박을 받고 있는 아름다운 섬.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5m에 불과하고, 섬 자체도 아주 작아요. 산호섬 24개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섬이라..

호주 산불 '기후변화 논란'에 앨 고어도 가세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숲들을 초토화시키고 있는 대형산불을 놓고 ‘기후변화 관련성 논쟁’이 벌어졌다. 발단은 지난 21일 유엔 기후변화협약(FCCC)의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사무국장의 발언이었다. 피게레스는 미국 CNN방송에 출연해 유명 저널리스트 크리스티안 아만포어와 대담하면서 호주 산불이 지구온난화와 관련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유럽, 호주에서 열파(熱波)가 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또 잦아질 것임을 과학을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23일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멜버른에서 3AW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피게레스가 “터무니없는 소리를 한다(talking through her hat)”고 비난했다. 애벗은 “산불은 호주에서는 (늘..

아웅산 수지, 23년만에 사하로프상 받는다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지(68·사진)가 23년만에 유럽의회가 주는 ‘사하로프 사상의 자유상’을 받게 됐다. AFP통신은 수지가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프랑스 등을 방문할 예정이며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사하로프상을 수령할 것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수지는 1990년 이 상의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군정에 가택연금돼 상을 직접 받지는 못했다. 수지가 이끌던 야당 민족민주동맹(NLD)은 그 해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으나 군정은 권력 이양을 거부하고 그후로도 오랫동안 철권을 휘둘렀다. 사하로프상은 옛 소련 핵과학자이자 반체제 인사였던 안드레이 사하로프를 기리기 위해 1988년 제정된 상으로, 매년 인권을 위해 싸운 이들에게 주어진다. 올해에는 탈레반의 공격에서 살아남아 교육운동을 벌이고 있..

인도 힌두사원 다리에서 추락·압사사고로 115명 사망

인도의 한 유명 힌두사원 부근 다리가 무너지면서 115명이 숨졌다. 인도 언론들은 중부 마드야프라데시주 다티아에 있는 라탄가르 힌두사원 부근에서 13일 다리가 일부 무너져 최소 11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시 이 곳 사원에서는 힌두교 축제의 하나인 나브라트리 축제가 열려 10만명이 운집해 있었다. 사원으로 향하던 신자들이 다리를 건너는 중에, 다리가 곧 무너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오히려 빨리 건너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다리를 지탱하던 철책 일부가 끊어져나가면서 수십명이 다리 아래로 떨어졌고, 일부는 몰려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압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다리. 사진 indiatoday.intoday.in/ 인도에서는 힌두교 축제 때마다 이와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곤 한다. 인디아투데이..

부토 암살 배후는 무샤라프 전대통령? 파키스탄 '막장 정치극'

2007년 말 파키스탄의 총리를 지낸 여성 정치인 베나지르 부토가 지지 집회에 참석했다가 암살당했다. 당국은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부토 지지자들 사이에선 정적이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당시 대통령의 암살공작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은 사실이었던 것일까. 파키스탄 검찰이 무샤라프를 부토 살해 혐의로 기소했다. 현지 일간 ‘돈(DAWN)’은 무샤라프가 20일 부토 피살사건과 관련된 3가지 혐의로 라왈핀디에 있는 반테러재판소(ATC)에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반테러재판소의 하비부르 레흐만 판사는 이날 중으로 무샤라프를 불러 심문할 계획이다. 무샤라프를 기소한 차우드리 아즈하르 검사는 AFP통신에 “무샤라프는 살인, 살인 범죄 음모, 살인 조장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무샤..

간디 손자 "네루는 지금의 인도를 수치스러워했을 것"

“네루가 지금의 인도를 봤다면, 탐욕과 부패를 몹시 수치스러워했을 것이다.”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였던 마하트마 간디의 손자인 고팔크리슈나 간디(67)가 15일 인도 일간지 ‘더힌두’에 정치권의 부패를 통탄하는 기고를 실었다. 8월 15일은 한국 뿐 아니라 인도에게도 영국 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난 독립 기념일이다. 고팔크리슈나는 독립된 인도의 초대 총리를 맡은 자와할랄 네루가 1947년 이 날 뉴델리의 랄킬라(붉은 궁전) 앞에서 국민들에게 연설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만일 네루가 지금 레드포트 앞에 서서 다시 연설한다면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며 질타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하트마 간디의 손자 고팔 크리슈나. 사진 www.topnews.in 그는 이 기고에서 네루의 연설을 패러디한 ‘2013년의 가상 ..

불교도들의 무슬림 공격, '종교충돌'에 휩싸인 아시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시내 중심가에 있는 이슬람 사원을 10일 불교도들이 습격해 5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불교도들은 주변 집들을 불태우며 사원을 찾은 무슬림들을 공격했다. 당국은 충돌이 거세질까 우려해 사원 주변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스리랑카에서 이슬람에 대한 불교도들의 공격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불교 승려들이 이 모스크를 다른 곳으로 옮기라며 시위를 한 적이 있었고, 한 승려가 육식을 금하는 불교 계율을 들며 이슬람식 도축에 항의하는 분신자살을 하기도 했다. 스리랑카는 인구 2000만명 중 4분의3이 싱할리족이고, 그들 대부분이 불교도다. 아시아 곳곳에서 불교도들이 무슬림을 공격하는 신종 ‘종교 간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자비와 화해, 명상과 생명존중을 가치로 내걸고 있는 불교가..

플랜테이션의 역습... 아시아 곳곳 '물 부족'

데칸 고원 서부에 있는 마하라슈트라는 인도에서 세 번째 큰 주다. 사탕수수와 목화 재배지로 유명한 이 지역에서 지난 4월 농작물이 비틀리고 사탕수수에서 신맛이 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마하라슈트라는 올 들어 1972년 이래 최악의 물 부족을 겪었다. 극심한 가뭄이 이 일대를 초토화시킨 것도 아닌데 강물이 줄고 땅이 말랐다.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역설적으로 주민들의 목숨줄인 사탕수수 자체였다. 사탕수수는 다른 작물보다 15~20배나 물을 더 필요로 한다. 목화도 마찬가지로 지질에 미치는 ‘물 스트레스’ 정도가 높은 작물이다. 하지만 대지주들 대부분이 환금작물을 키우는 플랜테이션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땅 없는 가난한 소작농들은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 인도의 대표적인 농업지역인데도 먹을거리 생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