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668

쿠바 제재 풀릴까

지난 1963년 경제제재가 시작된 이래 쿠바의 아바나항에 처음으로 미국 깃발을 단 배가 입항했다. 성조기를 단 배가 공식 입항한 것은 40년만에 처음이다. 미국과 쿠바 간 굳게 닫혀있던 무역의 문이 열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쿠바 언론들은 미국 해운회사 메이뱅크에 소속된 화물선 헬렌3호가 아바나항에 입항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 배에는 미국인 승무원들이 탑승했으며, 쿠바의 알림포트라는 회사가 미국에서 수입한 목재와 종이류 등 1600톤, 미화 150만달러 상당의 화물이 실려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선주인 메이뱅크는 헬렌3호가 플로리다에서 출항하기 전 미 항만당국의 공식 출항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 항만당국이 미국 배의 쿠바 출항을 허가한 것은 금수조치 이후 처음인데, 쿠바의 미국상품 ..

브레진스키의 '신념' (2003.8)

(타리크 알리, '근본주의의 충돌'에서 재인용. 영역체 문장은 조금 다듬었음) Le Nouvel Observateur 1998. 1. 15. 질문: 전 중앙정보국장 로버트 게이츠는 회고록('그림자에서')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소련이 개입하기 6개월 전에 무자헤딘을 돕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시기에 당신은 카터 대통령의 국가안보 자문역이었습니다. 따라서 당신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구실을 했지요. 맞습니까? 브레진스키: 예. 공식적인 역사에 따르면 CIA의 무자헤딘 지원은 1980년, 즉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1979년12월24일 이후에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비밀에 부쳐왔던 거지만, 사실은 완전히 다릅니다. 카터 대통령이 카불(아프간 수도)의 친소련 정권 반대파에게 비밀원조를..

에놀라 게이

2차 세계대전 때 사상 초유의 가공할 무기를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뜨렸던 바로 그 비행기, '에놀라 게이'가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된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측은 워싱턴 덜레스 공항 부근 스티븐 우드바르 헤이지 센터에 있는 대형 격납고에서 B29 폭격기 재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12월5일에 일반에 공개할 예정. "미래 세대들도 2차대전에서, 아니 인류 역사에서 폭격기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알아야 할 것 아니겠슴둥?"(박물관 디렉터 왈)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 원폭(리틀보이)을 투하했던, 그 B29 폭격기의 이름이 '에놀라 게이'다. 이 폭격으로 14만명이 숨졌고 수만명이 불구가 되고 원폭 후유증에 시달렸다.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자들까지 합치면 총 희생자는 23만명으로 늘어난다. 그 ..

사파티스타는 어디로 가나

멕시코의 비센테 폭스 정권 출범 이후 무장투쟁을 자제하면서 밀림에 은둔해있던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ZLN)이 자치를 선언하면서 다시 멕시코 정치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지부진한 정부와의 평화협상과 무장투쟁의 동력 상실 등으로 정치적 위기를 겪어온 사파티스타는 어떤 방식으로 변신에 성공해 '새로운 정치'를 해낼 것인가. "이제 우리가 정부다" 사파티스타는 10일 남부 치아파스주(州)의 30개 도시에서 자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001년 치아파스에서 멕시코시티까지 전국을 도는 '평화대장정'을 가진 뒤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채 밀림으로 들어갔던 사파티스타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치아파스주 오벤틱에서 '좋은 정부 위원회'의 공식 출범을 선언하는 축제를 벌였다. 반군지도자인 마르코스 부사령..

부시의 '불량기업' 딜레마

이란과 시리아, 리비아, 쿠바 등 이른바 `불량국가'들에 대한 경제제재를 주도해온 미국이 이들 국가들과 거래하는 기업들의 처벌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이란과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이중잣대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딜레마를 꼬집는 기사를 실었다. FT는 미국에서 `테러 지원국가'인 이란·시리아와 거래하는 기업들을 제재하라는 보수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관련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량국가에 투자하는 `불량 기업' 단죄를 주장하는 이들은 유대계 로비단체와 보수파 의원들, 재무부 등 다양하다. 브래드 셔먼(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과 일레나 로스 레티넌(공화·플로리다) 하원의원 등은 최근 잇따라 부시 대통령에게 이란에 대..

총기 공격은 '인종차별' 범죄'

8일 미국 미시시피주 메리디언에 있는 록히드마틴사(社)의 군수공장에서 일어난 백인 종업원의 총기난사사건은 인종차별 의식에서 나온 일종의 `증오범죄'인 것으로 드러나 미국 사회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CNN 방송은 9일 14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건의 범인인 더글러스 윌리엄스(48)가 인종차별주의자였다면서 "윌리엄스는 평소에도 공장의 흑인 노동자들을 위협해 왔으며, 회사측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방보안당국은 공장 노동자들을 조사한 결과 윌리엄스가 이미 오래전부터 흑인 노동자들에게 증오심을 표출하면서 위협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흑인 여성 리네트 매컬의 남편은 "아내는 같은 작업장에서 일하던 윌리엄스를 몹시 두려워했었다"고 말했다.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관타나모

관타나모는 어떤 곳일까. 쿠바 남동쪽 끝부분, 바다에 면한 곳. 미군 해군기지. "인구는 20만 7796명(1994)이다. 관타나모만(灣)에 위치하는 외항(外港) 카이마네라에서 15km 떨어진 내륙에 위치한다. 관타나모만의 북쪽 16km 지점에 1819년에 건설된 도시로서, 서쪽 약 65km의 산티아고데쿠바와 철도로 연결된다. 배후지는 쿠바의 대표적인 농업지대로, 사탕수수·커피·카카오 등을 집산하며 농산물 가공업도 성하다. 지형적으로 양항 발달에 유리한 관타나모만은 미국-에스파냐전쟁의 결과 1903년 이래 미국의 해군기지가 되어 왔다. 1961년 4월의 반(反)카스트로 세력의 쿠바 상륙, 1962년 10월의 쿠바 미사일 사건 때에는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백과사전의 설명 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곳에,..

나이키 vs 소비자운동가

(아침에 판결문을 프린트해보니 무려 35페이지...우리말 판결도 어려워서 잘 못 읽는데 영어 판결문이라니, 머리가 지끈지끈. 게다가 연방대법원 판결이라서 다수의견 소수의견 두개 다 나와있는데 뭐가 뭔지도 통 모르겠고...어렵습니다) 기업이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홍보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줘야 하나. 미국 연방대법원은 26일 기업 홍보활동의 정당성을 놓고 벌어진 스포츠용품 제조업체 나이키사와 소비자운동가의 싸움에서 “기업이 영리를 위해 광고하는 것은, 비록 홍보내용이 특정 상품에 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상업활동에 해당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미국 기업들은 “홍보활동에 제한을 가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

미국이라는 나라

제게는 '미지의 나라'인 미국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미국인들이 자유를 잃어가고 있다." 요즘 많이 들려오는 얘기입니다. 물론, 미국 주류가 아니라 마이너들의 얘기겠지만요. 밖에서 보기에(미국 한번도 안 가봤음) 9.11 테러 이후 미국사회는 병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테러와의 전쟁' 명분 아래 시민의 기본권이 제한되고 개인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이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얘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브레이크 없는(있지만 너무 약한) 자동차처럼 보수주의로 폭주해가는 듯한 모습. 미국사람들 부러웠는데, 그들이 누리는 '자유'라든가 절차적 민주주의, 그들의 정신이 진심으로 부럽다 싶을 때가 많았는데, 제 눈에 멋지게 보였던 미국의 모습은 사라지고-- 보이는 것은 부시의 면상 뿐이라는 거죠. 미..

골리앗에 맞선 에콰도르의 다윗들

큰 놈한테 작은 놈이 용감하게 덤비는 걸 '다윗 대 골리앗의 싸움'이라 하죠. 국제 기사에서 보통 '다윗 대 골리앗'이라 하면, 요새는 다국적 거대 기업 대 토착민들의 싸움을 말하는데요. 남미 에콰도르 산골에 이런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남미 에콰도르 산간지방의 인디오 원주민들이 지역 환경을 파괴하는 다국적 에너지기업 셰브론 텍사코를 상대로 10년째 힘겨운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라틴아메리카프레스는 22일 거대기업의 횡포에 맞선 에콰도르 북부 오레야나주(州) 누에바 로하 원주민들의 투쟁을 전했습니다. 셰브론 텍사코 본사가 있는 미국의 법원도, 거대기업의 입김에 좌우되는 에콰도르의 법원도 이들의 편이 아니지만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싸움은 환경단체들과 원주민들의 성원 속에 계속되고 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