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수상한 GPS 215

[구정은의 '수상한 GPS']유로 2020과 유럽의 정치적 풍경

7일 저녁(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로(UEFA 유럽 축구 선수권대회) 2020 4강전에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이 덴마크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하루 전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이탈리아와 11일 저녁 맞붙게 된다. 영국은 축구 종가를 자부하며,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이 오가는 프로축구 리그로 유명하다. 하지만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이 그동안 월드컵과 유로에서 거둔 성적은 종주국의 명성처럼 화려하지는 않았다. 월드컵의 경우 자국에서 열린 1966년 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한 것 말고는 결승에 올라간 적이 없다. 유로에서는 1960년 첫 대회가 시작된 이래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고 4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두 메이저 대회에 결승에 진출하게 된 것은 무려 55년만이다. 7일 경기 ..

[구정은의 '수상한 GPS'] 열파(heat wave)에 덮여가는 지구

캐나다와 미국에서 기록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지 언론들이 북서태평양 열파(Western North America heat wave)라 부르는 현상이다. 예년 6월의 평균 기온을 11~19도 웃도는 기온에, 캐나다의 경우 6월 말까지 103곳에서 최고 기온 기록이 생겨났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까지 고온현상이 확장되고 있고, 더위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했다. 6월 29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라이튼 지역 최고기온은 49.6도. 캐나다 역사상 최고치다. 6월 27일 46.6도, 28일 47.9도에 이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캐나다 최고기온일뿐 아니라 세계의 북위 45도 이상 지역에서 역사상 관측된 최고기온이라고 한다. 이 지역뿐 아니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곳곳에서 낮 기온이 40도를 넘겼고 ..

[구정은의 '수상한 GPS']이란 보수파 라이시 당선...핵협상은?

18일 실시된 이란 대선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사법부 수장이 당선됐다.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의 정책을 이을 중도-개혁파 후보는 참패했고 강경 보수파 라이시가 8월 대통령에 취임하게 됐다. 미국과의 핵협상이 재개된 상황에서, 국민들이 로하니 정부의 협상 기조에 반대해 보수강경파 후보를 택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2019년 이란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연료보조금을 없앤 것이 계기가 됐지만 그 밑에는 경제사정이 깔려 있었다. 2015년 이란은 미국 등 6개국과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JCPOA)'라는 이름으로 핵합의를 했으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다시 제재에 들어갔고 그 결과 이란의 경제난이 더 심해졌다. 당연히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시민들이 많겠지만..

[구정은의 '수상한 GPS']바이든과 푸틴, 노련한 두 사람의 만남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 내용은 예상대로였다. 바이든은 러시아 측의 잇단 미국 주요 시설 해킹 공격에 항의했다. 미국의 핵심 인프라 목록 16개를 러시아에 건네기도 했다. 이 시설들에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을 가하면 보복을 불사할 것이며, 러시아의 송유관을 파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연히 해킹과 러시아가 무슨 상관이냐고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인권상황도 거론했다. 크렘린에 맞서온 인권운동가 겸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에서 사망한다면 “러시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는 범죄자”라고 맞섰다. 하지만 2026년 종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을 대체할 새로운 핵군..

[구정은의 '수상한 GPS']암매장된 캐나다 원주민 아이들

지난달 말,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땅 속에 묻힌 아이들 215명의 유해가 발견됐다. 현지 원주민 (Tk'emlúps te Secwépemc) 공동체는 "캄루프 인디언 주거학교 학생들의 유해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전에도 실종된 원주민 아이들 문제가 불거졌고 정부가 조사를 했는데, 이번에 유해로 발견된 아이들은 실종자로 기록되지도 않은 사망자들이라고 했다. 유해 가운데에는 3살 아이의 것도 있었다. 아이들이 언제, 어떻게 숨졌는지는 조사 중이다. 유해를 검시하고 조사를 계속한 뒤 이달 중순 결과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캐나다 식민지를 만든 백인들은 원주민을 학살하고 핍박했다. 인종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열등하다고 규정했다.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 주거학교였다. 20세기 인종주의 우생..

[구정은의 '수상한 GPS']3000년 만에 돌아온 태즈메이니아의 악마

"호주에 악마가 돌아왔다!" 호주에 3000년만에 태즈메이니아 데빌(Tasmanian devil)이 살게 됐다는 뉴스가 떴다. 멸종된 것은 아니지만 이미 호주 본토에서는 사라졌던 유대류다. 그런데 지난 24일 악마 11마리가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옮겨왔다. 동물보호단체 ‘오시 아크(Aussie Ark 호주의 방주)’가 10년 동안 노력해서 이 동물들을 번식시켰고 호주 본토로 보낸 것이다. [오시 아크] #DevilComeback 태즈메이니아악마, 학명은 Sarcophilus harrisii. 유대목 유대류이고 작은 개 크기라고 한다. 타일라신(Thylacine)이라는 또 다른 유대류가 있었는데, '태즈메이니아 호랑이'라고도 하고 '태즈메이니아 늑대'라고도 한다. 1936년 이 종은 멸..

[구정은의 '수상한 GPS']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시험대의 바이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또다시 충돌이 벌어졌고, 전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10일부터 공습하고 있다. 2008년 말~2009년 초 가자 전쟁으로 팔레스타인인 1400여명이 사망했다. 2014년에도 가자지구를 공격해 이스라엘군 60여명이 숨지고 팔레스타인인 2300여명이 사망했다. 그후 7년만에 다시 비극이 일어나려 한다. 14일에는 이스라엘 지상군도 가자지구에 들어갔다. 예비군 7000명도 대기중이라고 한다. 말이 좋아 '충돌'이지, 군사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측 희생이 이번에도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양측 전투력의 비대칭을 생각하면 ‘전쟁’이라 부르기도 부적절하다. 이미 14일까지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100명이 넘었다. 그 중 어린이들과 여성이 40..

[구정은의 '수상한 GPS']코로나19와 콜롬비아 유혈사태

콜롬비아에서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면서 사망자가 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반 두케 대통령의 세제개혁안에 반대는 시위가 벌어지더니, 당국의 유혈진압으로 학생들과 진압경찰 1명 등 25명이 사망했다. 지난 5일 수도 보고타를 비롯해 전국에서 이어진 시위를 당국이 강경진압하면서 유혈사태로 간 것이다. 몇몇 외신들은 사망자가 30명이 넘고 수십명이 행방불명 상태라고 보도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경찰이 소총과 반자동소총까지 들고 시위대를 겨냥했다고 했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들에도 경찰의 폭력적 진압 상황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유혈 진압은 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일부 시위대는 버스를 불태우고 상점들을 약탈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케 대통령은 무장한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동료 시민들을 쏘고 ..

[구정은의 '수상한 GPS']남중국해 싸움과 인도네시아 잠수함의 실종

인도네시아에서 잠수함이 실종됐다. 지난 21일 발리 섬 부근에서 인도네시아군 잠수함 승무원 53명이 타고 있는 KRI낭갈라402호의 교신이 끊어졌다. 인도네시아군에 따르면 잠수함은 발리 북부에서 어뢰 발사 훈련을 준비하던 중에 실종됐다. 22일 실시할 예정이었던 훈련은 취소됐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은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53명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잠수함 2척을 포함해 군함 20여척과 군용기 5대가 파견돼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낭갈라호가 훈련하고 있던 곳은 발리 섬에서 40km 정도 떨어진 곳이었고, 이후 발리에서 96km 떨어진 해상에 디젤유가 떠 있는 것이 발견됐다. 잠수함 연료로 추정되지만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 유도 마르고..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사일과 우라늄, 그린란드의 선택은

그린란드에서 7일(현지시간) 총선이 실시됐다. 야당이던 좌파 ‘이누이트 아타카치깃(Inuit Ataqatigiit, 사람들의 공동체)’ 당이 37%를 득표해서 처음으로 제1당이 됐다. 그린란드 의회를 이나치사르투트(Inatsisartut)라고 부르는데 전체 의석 31석 가운데 이 정당이 12석을 얻어 내각 구성권을 갖게 됐다. 공동체당은 1976년 덴마크에서 청년층 급진주의 물결을 타고 결성된 정당이다. 사회민주주의 정당으로 분류되며, 환경보호와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해왔다. 집권 시우무트(Siumut, 전진)당은 의석 10석으로 조금 뒤졌다.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공동체당은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당으로 밀려난 시우무트도 역시 사민주의 성향의 중도좌파 정당이고 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