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해외문화 산책 25

출판계 뜨거운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 판 붙고 뛰쳐나온 존 볼턴. 그의 회고록 때문에 미국은 물론 세계가 시끄럽다. 트럼프 측은 책이 출간돼선 안 된다고 했고 소송까지 벌어졌지만, 그 사이에 이미 책의 내용은 온라인에 유출됐고 오프라인 매장에도 결국 깔렸다. 트럼프라는 인물은 정치뿐 아니라 출판계에서도 매우 논쟁적인 주제다. 트럼프는 1987년 이라는 자서전을 냈지만 내용에 오류와 왜곡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퓰리처상 수상작가로 도널드 트럼프의 평전을 쓴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은 대선을 앞둔 2016년 8월 미국 언론들과 인터뷰하면서 “트럼프는 진실과는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며 “자신이 한 말조차 금세 부정해버린다”고 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의 대테러전을 ..

[해외문화 산책]고흐가 편지에서 고갱에 대해 한 말은

“고갱은 퇴폐적인 난봉꾼이라기보다는 사랑에 넘치는 격정적인 남자야.” “빈센트의 말을 듣지 마. 무른 사람이야.”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이 각기 상대에 대해 한 말이다. 두 사람이 1888년 11월 초 함께 써서 동료 화가인 에밀 베르나르에게 부친 편지에 나온 내용이다. 고흐는 당시 프랑스 남부의 아를에서 ·· 등 훗날 대표작이 될 작품들을 막 끝낸 뒤였고, 고갱은 아를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고흐는 프랑스어로 쓴 4쪽짜리 편지에서 고갱에 관해 말하면서 “거친 야수의 본능이 있는, 타락하지 않은 생명체”라고 적었다. 고갱에게는 야망보다 피와 성(性)이 앞선다고 했다. 고갱이 어느 날 밤늦게 카페에 앉아 사창가 풍경을 캔버스에 담았다면서 “아름다운 작품이 될 것”이라고 썼다. 고흐 자신도 ..

조지 플로이드 추모와 발리웃 스타들의 ‘위선’ 논란

세계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물결을 일으킨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이 인도 영화계로 번졌다. 미국 할리웃에 빗대 ‘발리웃’이라 불리는 인도 영화계의 스타들이 ‘위선’ 논란에 휘말렸다고 알자지라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미스월드 출신의 발리웃 스타 프리얀카 초프라는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 플로이드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올렸다. “미국과 세계의 인종 전쟁이 끝나기를. 어디에 살든 당신의 환경이 어떻든, 피부색 때문에 타인의 손에 목숨을 잃어야 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그가 과거에 출연했던 광고와 영화였다.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초프라가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준다는 ‘집중 미백영양제’ 광고를 했던 점, 2008년 ‘패션’이라는 영화에서 흑인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걸 수치스러워하는 캐릭터로 등장했던 ..

베네수엘라 슬럼 주민들의 벗이 된 <알라딘>

지난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페타르. 바리오(barrio)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원래 스페인어로 ‘구역’을 가리키는 말인 바리오는 도시의 한 지역을 뜻하는 단위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에서는 대개 빈민가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코로나19에 미국의 봉쇄와 경제난이 극심한 베네수엘라에서, 슬럼 주민들이 모여 영화를 보는 일은 흔치 않다. 석유 대국이라지만 미국의 제재 때문에 수출길이 막힌데다 낙후된 정유시설을 고칠 수도 없어서 툭하면 정전이 되기 때문이다. 이날은 달랐다. 허름한 바리오의 벽돌집 앞에 하얀 스크린이 세워졌다. 주변에 사는 이들은 스크린 앞에서, 혹은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부엌의 작은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화면을 응시했다. 스크린과 멀리 떨어져 있는 집들에서도 지붕 위 테라스..

크림반도 '칸의 궁전'은 무사할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 의회가 ‘러시아의 야만적인 파괴로부터 크림반도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22일(현지시간)의 일이다. 우크라이나가 특히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크림반도 바흐치사라이에 있는 ‘칸의 궁전’으로, 현지에서는 ‘한사라이(Hansaray)’라고 불린다. 궁전을 가리키는 ‘사라이’라는 터키어 단어에 이 일대를 몇 백 년 동안 지배했던 오스만투르크의 흔적이 남아 있다. 16세기에 세워진 한사라이는 오스만제국 시절 크림반도를 지배한 지라이칸 왕실의 궁전이다. 성 안에는 칸(군주)의 후궁들이 살았던 하렘을 비롯한 주거구역과 정원, 관리들의 공간이던 디반카나와 모스크가 있다. 오스만과 이란과 이탈리아 건축가들이 설계했다. 건축양식과 실내 장식은 ‘크림 타타르 스타일’로 불리는 독특한 ..

500년전 르네상스 거장 라파엘로 ‘마지막 작품’ 공개

조금씩 풀리고는 있다지만 이탈리아는 여전히 ‘봉쇄 중’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전국이 두 달 가까이 마비됐고,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박물관들도 문을 닫았다. 바티칸광장은 텅 비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화상 강론’을 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미술팬들의 기대를 키우는 소식은 있다. 바티칸박물관의 문이 다시 열리면 르네상스 미술의 거장 라파엘로의 새 작품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켈란젤로·레오나르도 다빈치와 함께 ‘르네상스의 3대 미술가’로 꼽히는 라파엘로 산치오는 1483년 이탈리아의 우르비노에서 태어났고, 1520년 길지 않은 생을 마칠 때까지 여러 지역을 돌며 건축·미술작품을 남겼다. 에피쿠로스·피타고라스·안티스테네스 등 고대 그리스의 학자들이 모여 토론하는 모습을 그린 ‘아테네학당’, ‘..

코로나19 시대 미국인들의 새 인테리어, ‘책장 꾸미기’

미국에선 코로나19 때문에 학자들도 언론인들도 집 밖을 나가지 못하고 ‘자택대피령’에 발이 묶여 집안에서 모든 걸 해야 한다. 화상강의는 물론이고 기자들의 리포트나 전문가들의 방송출연도 전부 집 안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튜디오가 아닌 자기 집을 청중이나 시청자들에게 화면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고급스런 집에 살든 간에 누구에게나 부담스런 일이다. ‘가상배경’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어색한 티가 날 수 있다. 꼭 화면에 등장하지 않더라도 격리상태로 집에 머물면서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려는 사람들, 혹은 이참에 집에서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책장 꾸미기가 관심사로 부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책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면서 “자가격리에 들어간 사람들이 ..

<토마스와 친구들>에 왕실 추억 담은 해리 왕자

집 나간 왕자. 왕실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영국 해리 왕자는 언제나 화제를 몰고 다닌다. 올 1월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38)은 왕실 고위 구성원 모임에서 빠지고 재정적으로도 독립하겠다고 발표했고, 할머니인 엘리자베스2세 여왕도 “본인의 뜻을 존중하겠다”며 결국 손을 들었다. 미국 배우 출신인 메건이 버킹엄궁에서 인종차별적인 홀대를 받았다는 것 등등 온갖 추측성 보도들이 나왔다. 그 뒤 해리 왕자 부부는 영국을 떠났으며 지금은 메건의 고향인 캘리포니아에서 지내고 있다. 하지만 해리 왕자도 왕실에서 보낸 어릴 적 추억마저 거부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AP통신은 마텔의 장난감으로도 유명한 탄생 75주년을 맞아 해리 왕자가 녹음에 참여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영국을 떠나기 전인 올 1월 해리 왕자가 녹음에..

[해외문화 산책]멜리사는 도서관에 돌아갈 수 있을까

멜리사는 초등학교 4학년 ‘소녀’다. 학급에서 엘윈 화이트의 소설 낭송 행사가 열린다. 여자아이들은 주인공 샬롯 역할을 따내려고 열심이다. 멜리사도 샬롯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 하지만 가족들, 그리고 세상 사람들 눈에 멜리사는 멜리사가 아니라 조지라는 ‘소년’이다. 그래도 멜리사는 포기하지 않고, 샬롯 역을 따낸 친구 켈리를 설득한다. 켈리는 멜리사가 멜리사임을 믿어준다. 멜리사는 샬롯 역을 맡을 수 있을까? 현실은 늘 소설보다 엄혹한 법이다. 멜리사 이야기는 미국 작가 앨릭스 지노의 아동소설 의 내용이다. 국내에는 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있다. 지노의 이 소설은 2015년 발표된 이래로 트랜스젠더 소녀를 다뤘다는 점 때문에 줄곧 논란거리가 돼왔다. 최근 미국도서관협회(ALA)는 ‘가장 도전적인 책들’을 ..

중국판 ‘프로듀스 101’ 출연한 중페이페이의 ‘외롭지 않은 싸움’

중국 광저우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 ‘흑인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었다. 안내문을 찍은 사진이 소셜미디어와 외신들을 통해 퍼지고 중국 안팎에서 인종차별이라는 거센 비판이 일자 15일 맥도날드 중국법인은 이 매장을 폐쇄하고 공식 사과 성명을 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해외 역유입’이 늘어나면서 애꿎게도 아프리카 국가에서 온 이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아프리카계를 상대로 혐오공격에 가까운 인종차별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광저우는 아프리카계가 많이 사는 곳인데, 흑인이라는 이유로 빌려 살던 집에서 쫓겨나거나 임의로 격리당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중국 주재 아프리카 대사들이 중국 외교부에 서한을 보내 낙인찍기와 차별에 항의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코로나19가 부른 인종차별 논란은 연예계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