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미국이 바뀐 걸까

딸기21 2007. 4. 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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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른바 `불량국가'들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인가.
워싱턴의 유명 정치인들과 고위 외교관들이 잇달아 미국에 적대적이었던 나라들을 방문했거나 찾을 계획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시리아를 방문, `히잡(머리쓰개) 외교'를 선보인데 이어 8일에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지사와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북한을 찾는다. 오는 11일부터는 존 네그로폰테 부장관이 미국 최고위급 외교인사로서는 반세기만에 리비아를 찾을 예정이다.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또 미국이 테러지원국가로 최근 몰아붙이고 있는 북아프리카 수단도 방문한다.


리비아 방문에 쏠린 시선

네그로폰테 부장관이 11일부터 19일까지 수단 다르푸르 분쟁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북아프리카 리비아와 수단, 모리타니, 중부 아프리카 차드 등 4개국을 방문한다고 션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이 5일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리비아 방문. 미국 최고위 외교인사가 트리폴리를 찾는 것은 1953년 존 포스터 덜레스 국무장관 방문 이래 54년만에 처음이다.
2003년 리비아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계획을 모두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뒤 양국의 오랜 적대관계는 해빙 무드로 돌아섰지만 관계의 급진전을 보지는 못했다. 미국 하원의원들과 국무부 관리들이 오가긴 했으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리비아 측 바램과 달리 트리폴리를 찾지 않았다. 1988년 팬암기 폭파 테러(`로커비 사건') 배상 문제와 미국의 리비아 제재법 등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데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대내외적으로 미국식 자본주의와 일방적 외교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트리폴리 주재 미국대사관 개소식을 전후해 라이스 국무장관의 트리폴리 방문설이 나돌긴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장관급 부장관'으로 불리는 네그로폰테 부장관의 이번 방문은 양국간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었거나 다르푸르 사태 등에서 리비아에 중재역을 맡길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리비아는 북아프리카 아랍권 국가이지만 이슬람 진영보다는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에 더 힘을 쏟아왔고, 아프리카연합(AU) 안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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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푸르 난민들 /AFP


수단 사태 적극 개입할까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리비아 방문에 앞서 민주국가로 거듭난 북아프리카 빈국 모리타니를 방문한다. 재작년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쿠데타로 집권한 모리타니 군부는 평화적 정권이양 약속을 지켜 지난달 대선을 실시했다.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대선에서 승리한 시디 모하메드 셰이크 아델라히 당선자를 면담한 뒤 중부아프리카 차드로 옮겨 수단 다르푸르 난민 문제를 논의한다. 수단 수도 카르툼에서는 아랍계 정부지도층을 만나 유엔-AU 평화유지군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고 다르푸르 내 비정부기구 활동을 보장, 지원해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취임 뒤 첫 방문지로 수단을 택해 다르푸르 사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호소했지만 미국은 이 문제에 개입을 피해왔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황이 악화돼 외교적으로 궁지에 몰려있는 미국이 국제사회의 호소를 받아들여 다르푸르 사태에 적극 나설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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