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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일기/ 매미와 새끼 비둘기

딸기21 2006. 4. 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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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와 새끼 비둘기


5. 매미와 새끼 비둘기가 그것을 보고 함께 웃으면서 말합니다. “우리는 한껏 날아보아야 겨우 느릅나무나 다목나무에 이를 뿐이고, 어떤 때는 거기에도 못 미쳐 땅에 내려앉고 마는데, 구만리를 날아 남쪽으로 간다니.”

가까운 숲으로 놀러가는 사람은 세끼 먹을 것만 가지고 가도 돌아올 때까지 배고픈 줄 모르지만, 백리 길을 가는 사람은 하룻밤 지낼 양식을 준비해야 하고, 천리 길을 가는 사람은 석 달 먹을 양식을 준비해야 합니다. 매미나 새끼 비둘기 같은 미물이 어찌 이를 알 수 있겠습니까? 조금 아는 것(小知)으로 많이 아는 것(大知)을 헤아릴 수 없고, 짧은 삶(小年)으로 긴 삶(大年)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런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아침에 잠깐 났다가 시드는 버섯은 저녁과 새벽을 알 수 없습니다. 여름 한 철 사는 메뚜기는 봄과 가을을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이 ‘짧은 삶’입니다.

조나라 남쪽에 명령(冥靈)이라는 신령한 거북이 살았습니다. 이 거북에게는 봄, 가을이 오백 년씩이었습니다. 그보다 더 오랜 옛날에 춘(椿)이라는 큰 나무가 있었습니다. 이 나무에게는 봄, 가을이 각각 팔천 년씩이었습니다. 이것이 ‘긴 삶’입니다. 그런데 팽조(彭祖)가 (700년 혹은 800년을 살았다 하여) 오래 살았다고 사람들이 부러워하니 슬프지 않습니까.


* 椿 참죽나무 춘.


첫째, 진짜 곤이고 붕이라면 매미와 새끼 비둘기를 업신여길 것 같지는 않다.

둘째, 매미와 새끼 비둘기를 긍휼히 여기지 않을 거라면 뭣 때문에 구만리 장천을 날아가남?

셋째, 곤이건 붕이건 매미와 새끼 비둘기보다 더 가치있고 행복한가? 그럼 가치있는 것은 무엇이고 행복한 건 뭔가?

넷째, 어쨌거나 지구 환경 문제에서라면, 인간은 매미와 새끼 비둘기다.

다섯째, 그런데 매미는 땅 속에서 홀수 해를 오래 살다가 땅으로 나와 보름만에 죽는다고 한다. 보리 달팽이동화책에 따르면 하루살이도 땅 속에서 두어해를 살다가 땅 밖으로 나오는데, 성충은 아예 입도 없어 먹지를 못하고, 새끼만 낳고 죽는다고 한다. 헌데 유전자를 오래오래 증식시키는 것이 오래 사는 삶인가, 개체 혼자서 오래오래 사는 것이 더 오래 사는 삶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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