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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아프리카 뮤지션들에 날개를 달다

딸기21 2019. 11. 2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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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보이(Joeboy)’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불리는 조지프 아킨펜와는 요즘 잘 나가는 나이지리아 가수다. 목욕탕에서 노래하는 22살 조보이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나이지리아는 물론이고 우간다, 짐바브웨 등에서 차트 순위에 오르더니 이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소셜미디어 덕이다.

 

유튜브를 통해 스타가 된 나이지리아 가수 조보이. 사진 조보이 인스타그램

 

2017년 조보이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의 ‘셰이프 오브 유’를 부른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나이지리아 유명 가수 Mr이지(Eazi)에게서 인스타그램 메시지가 날아왔다. Mr이지는 그 자신이 소셜미디어 스타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서비스인 스웨덴의 스포티파이를 통해 매달 500만명이 미스터이지의 음악을 듣는다. 그는 조보이의 노래를 즐겁게 들었다면서 신인가수들을 뽑는 ‘엠파와 아프리카’ 프로모션에 초대했다. 소셜미디어 덕에 뜬 Mr이지는 유튜브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프리카의 재능 있는 신인들을 키우는 일을 하고 있다. 엠파와의 오디션에는 지난해 14개국 출신의 가수지망생 1만명이 참여했다. 그 중 100명이 선정돼 뮤직비디오 제작비를 3000달러씩 지원받았다.
 

아프리카 대륙의 신인가수들을 뽑아 지원하는 ‘엠파와’가 유튜브에 공개한 조보이의 뮤직비디오 ‘베이비’.

 

조보이가 올린 영상들은 연달아 히트를 쳤다. ‘베이비’라는 곡은 실사 버전과 애니메이션 버전을 합치면 조회수가 2000만회, ‘비기닝’은 1200만회에 이른다. 지난 8일 올린 ‘올포유’라는 곡은 2주 동안 150만명이 봤다. 사업가가 되고 싶었다던 청년은 아프리카를 넘어선 스타로 성장했다.

 

비욘세의 ‘라이온킹: 더 기프트’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나이지리아 가수 예미 알란드. 

 

유튜브는 2016년부터 팀을 꾸려 아프리카에서 미래의 스타들을 키우는 작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유튜브는 나이지리아 최대 도시 라고스에서 이벤트를 열고 조보이를 비롯해 엠파와가 키워낸 신인 10명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유튜브의 글로벌 음악부문 책임자인 리어 코언은 최근 CNN 인터뷰에서 “이들 10명의 아티스트를 세계와 연결시킬 것”이라고 했다. 소말리아계 나이지리아 가수 말리크 베리는 2011년부터 활동해왔지만 2016년 유튜브 지원팀이 진행한 ‘파운드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버나보이, 테니 같은 가수들도 유튜브의 프로그램들을 통해 팬덤을 확보했다.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의 4인조 그룹 매직시스템의 ‘매직 인 더 에어’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가 11월 현재 2억7000만회에 이른다. 사진 www.wegow.com

 

유튜브가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동영상 스트리밍은 이제 명실상부 아프리카 스타들의 ‘세계로 가는 통로’가 됐다. 가나의 샤타 왈레, 카메룬의 살라티엘, 나이지리아의 예미 알라드 등은 대서양 건너까지 이름이 알려졌고 비욘세의 ‘라이온킹: 더 기프트’ 앨범에도 참여했다. 가장 성공한 인물은 나이지리아의 위즈키드로, 빌보드의 미국 내 ‘핫 100’ 차트에 올랐다. 
 

위즈키드는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나이지리아 가수가 됐다. 

 

‘아프리칸익스포넌트’가 얼마 전 뽑은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아프리카 뮤직비디오’ 목록을 보면 코트디부아르 그룹 매직시스템의 ‘매직 인 더 에어’는 누적 조회수가 2억7000만회에 이른다. 모로코 가수 차우키가 피처링한 이 곡은 역대 ‘아프리카 음악’ 최다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2~4위는 모두 남아프리카공화국 힙합그룹 디안트보르트의 곡들로 조회수가 각기 1억5000만~2억3000만회에 이른다. 

 

 

나이지리아 출신 다비도의 ‘폴’과 예미 알라드의 ‘조니’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태어났지만 바로 고향으로 돌아가 라고스에서 자라난 다비도는 Mr이지처럼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프리카 음악을 세계로 퍼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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