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독도’는 없다... 세계의 영토분쟁 지역, 구글맵은 어떻게 표시할까

딸기21 2014. 9. 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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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자치정부가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로의 귀속을 결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여 크림 합병 조약을 체결했고, 올 연말까지 크림반도의 러시아 귀속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미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지배하고 있지만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국들은 이를 인정치 않고 있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전 세계의 ‘기준 지도’가 되다시피 한 구글맵은 이럴 때 크림반도를 어느 나라 땅으로 표기할까. 인도와 중국은 국경지역 산악지대 여러 곳을 놓고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타오)를 놓고 분쟁 중이다. 구글맵은 이 분쟁들에서는 어떻게 영토를 표시해 보여줄까. 

 

 

답은 “보는 사람 입맛에 맞게 보여준다”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구글맵의 분쟁지역 표시법을 소개한 기사를 실었다. 정확히 말하면 구글맵은 접속 지역에 따라 다른 지도를 보여준다. 

 

러시아에서 구글맵을 보는 사람에게는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와 실선으로 분리된 땅으로 보이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접속한 사람에게는 크림반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 땅으로 표시된한 지도가 펼쳐진다. 미국 사용자들이 보는 지도에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점선이 그어져 있다. 

 

한국에서 접속하면, 미국 사용자들이 보는 지도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 사이에 점선이 그어진 지도가 나온다.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의 ‘분리’를 반영하되 아예 다른 나라로 갈라진 것으로는 표현하지 않는, ‘점선의 지리학’인 셈이다. 구글 대외정책 담당자 로버트 부어스틴은 워싱턴먼슬리와의 인터뷰에서 “최대한의 정보를 담되 지정학적 분쟁에 대해서는 사용자들이 판단할 수 있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루나찰프라데시는 인도의 29개 주 가운데 하나로, 인도 북부에 있다. 서쪽으로는 부탄, 동쪽으로는 미얀마가 있고 북쪽에는 중국이 있다. 하지만 중국-인도 간 국경선을 놓고서는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아루나찰프라데시의 대부분 지역이 티베트의 일부에 해당된다며 ‘남티베트’ 지역이라 부른다. 

 

중국 사용자들이 보는 지도에 아루나찰프라데시의 산악지대는 대부분 중국 땅으로 표시돼 있다. 하지만 인도에서 구글맵에 접속하면 국경선이 훨씬 북쪽으로 올라가 있는 지도가 뜬다. 두 나라 외 지역에서 구글맵을 검색하면 중국 측 지도에 가깝지만 국경선(실선) 대신 점선이 표시된 지도가 나온다. 미국 웹미디어 오픈뉴스가 소개한, 세계 각지에서 본 분쟁지역 구글맵 화면들이다.

 

 

일본인들이 센카쿠열도, 중국인들이 댜오위다오, 대만인들이 댜오위타이라 부르는 곳은 대만 동북쪽의 섬들이다. 구글맵을 조금만 축소해도 지도 상에서 사라지는 무인도들이다. 위 지도의 붉은 동그라미 안쪽이 센카쿠(댜오위다오)가 위치한 지역이다. 대만과 일본 사용자들이 보는 구글맵에는 이 섬들만 표시돼 있으나, 중국 사용자들이 보는 지도에는 대만 옆에 국경선 하나가 표시돼 있다.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브루네이가 얽혀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난사군도(영어로는 스프래틀리 군도)의 경우도 중국 접속자들이 보는 지도에만 중국 땅임을 시사하는 점선이 그어져 있다. 

 

영토분쟁 지역도 아니고, 명백하게 한국 영토이며 한국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는 독도의 경우는 어떨까?

 

 

일본 구글맵 사용자들이 보는 지도에는 일본식 표기인 ‘다케시마’라는 이름이 명시돼 있다. 일본어 버전으로 보면 ‘竹島’라는 한자로 표기된다. 반면 정작 한국에서 접속한 구글맵에는 독도라는 이름 대신, 미국 정부 문서에서 쓰이는 ‘리앙쿠르 암초’라는 이름만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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