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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최악으로 치닫는 이라크... 모술마저 알카에다 반군에게

딸기21 2014. 6. 1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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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곳곳의 경찰서는 불에 타고, 관공서에는 반군의 깃발이 내걸렸다. 치안군은 도망치고 며칠 새 주민 15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이라크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이자 주요 석유생산지인 북부 중심도시 모술이 닷새에 걸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 끝에 10일 반군에 넘어갔다. 시리아에서 넘어온 알카에다 계열의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ISIS)’ 반군이 도시를 점령하자 치안군과 시민들의 탈출행렬이 이어졌다. 치안군은 시설과 차량들까지 포기한 채 도망치기 바빴다. 반군은 모술의 교도소 문을 열어 수감자 3000여명을 풀어줬다고 알자지라방송 등이 전했다.


두 번째 도시 모술, 반군에 점령


이라크의 상황이 전후 11년만에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전국을 통치한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알말리키 총리는 의회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모술을 빼앗긴 뒤 알말리키는 방송 회견을 갖고 “치안군에 최대 경계태세를 지시했다”고 밝혔으나, 이번 사태가 쉽게 진정될 것같지는 않아 보인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라크 상황이 극도로 심각하다”며 미국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미국의 점령통치 뒤 2006년 새 국가를 출범시켰다. 치안군을 육성하고 석유생산을 재개, 전후 재건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갑자기 다시 사태가 악화됐다. 서쪽의 시리아 내전에 참전한 ISIS 반군이 이라크 북서부로 넘어온 것이다. ISIS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이다. 이후 이라크에서 수니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공격이 잇따랐다. 지난해 이라크에서는 테러공격 등으로 유엔 추산 8800명이 숨져, 2008년 이후 최악의 인명피해를 기록했다.


북부 반군 공세 계속... 알말리키 '시아파 정권' 위기에


반군은 올 1월 바그다드 서쪽 외곽의 팔루자 일대를 장악했다. 팔루자가 속해 있는 안바르주는 사실상 반군 수중에 떨어졌다. 이번 공세로 반군은 모술이 위치한 북서부 니네베주를 대부분 점령했다. 사담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가 있는 살라헤딘주를 비롯, 4개 주에서 현재 교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반군에 장악된 지역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라크 전체 18개 주 가운데 북동부 3개 주는 쿠르드 자치정부가 관할하는 자치지역이다. 이대로라면 이라크 정부의 통치력이 미치는 지역은 국토의 절반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ISIS)’는 어떤 조직

· 2013년 4월 결성된 알카에다 연계 집단

· 지도자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 조직원 3000~5000명

· 시리아 동부, 이라크 북부에서 활동


민주정부 출범 이후 계속 총리직을 유지해온 알말리키는 지난 4월 총선으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하지만 쿠르드족과 수니-시아파 3개 세력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오던 알말리키 정부는 다시 내전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현재로서는 상황을 타개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군 점령 뒤 이라크는 후세인 시절의 군대를 해체하고 내무부 산하 치안군을 재구성했다. 하지만 이번에 드러났듯 치안군은 수적으로 열세인 반군에 밀리며 전투력의 한계를 보여줬다. 


쿠르드족에 도와달라 하자니...


남서부의 시아파를 지지기반으로 하는 알말리키는 수니파들에겐 인기가 없다. 10일 모술의 상황을 담은 동영상에는 일부 시민들이 시아파 정부를 비난하며 치안군에 돌을 던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ISIS같은 극단주의자들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종파분쟁이 재연될 우려도 나온다.



북부의 반군을 몰아내려면 쿠르드 자치정부의 힘을 빌려야 하지만 이는 알말리키 정부에는 또다른 부담이다. 이라크와 이란, 시리아, 터키는 쿠르드족이 힘을 키워 독립국가건설을 요구하는 걸 극도로 경계한다. BBC방송은 “알말리키가 쿠르드족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정치적으로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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