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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달러... 남은 건 '하락 속도'

딸기21 2009. 10. 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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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 국가들이 중국·러시아 등 주요국들과 석유결제화를 ‘바스켓’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영국 인디펜던트 5일 보도) 달러 가치가 요동치고 있다. 금값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원자재 값도 덩달아 상승했다. 달러의 지위가 의심받고 시장이 요동하는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를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는 금값이었다. 7일 영국 런던시장 오전 거래에서 금값은 온스(31.1g) 당 1048.43달러로 치솟아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장중 최고가 기록(1045.00달러)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뉴욕시장 12월 인도분 선물거래가도 개장하자마자 온스당 1043달러를 웃돌았다. 
‘안전자산’으로 선호되는 금은 석유나 통화보다는 투기성이 덜하지만 이틀째 투자자들이 몰려 가격을 끌어올렸다. 바클레이즈캐피털 글로벌기술분석팀장 조던 코틱은 그룹 이메일에서 “금값이 온스당 1500달러로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금 뿐 아니라 은, 구리, 플라티눔도 이틀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가도 소폭 올랐다.

반면 6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유로 당 1.4712달러에 거래돼 전날보다 0.4% 상승(가치하락) 했고, 6개국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인덱스 역시 76.201로 전날에 비해 0.45% 떨어졌다. 7일에는 달러 하락세가 잠시 상승으로 반전됐으나, 산유국들이 바스켓 추진 보도를 부인했음에도 사태는 쉬 진정되지 않고 있다.
사실 석유결제화로서 달러의 위상은 2003년 이라크전 이후 계속 흔들려왔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로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거대개도국들을 중심으로 아예 새로운 기축통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7일 “달러가 세계의 공격을 받아 6개월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달러가 하락하자 새로운 통화를 원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달러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데에는 분석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문제는 ‘얼마나 빨리’ 하락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분석가들의 예측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미국 포렉스닷컴의 제인 폴리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석유결제화 바스켓 보도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말했고, 뉴욕 멜론은행 통화전략가 닐 멜러도 “산유국들의 움직임은 대단히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주 각국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이 1995년 이래 가장 낮아졌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외환시장 환율전문가 노부아키 구보는 “달러화가 일시 반등한다 해도 오름폭은 한정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의 빠른 하강을 예측하는 이들은 “이미 5년째 달러의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 버락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황이 가속화될 것”이라 지적한다. 

반면 투자분석가 밀러 타박은 워싱턴포스트에 “하락세는 지속되겠지만 달러의 지위가 갑자기 흔들리길 바라는 이들은 없다”며 “시장은 점진적인 변화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경제학교수는 “앞으로 2~3년 내 달러를 대체할 화폐가 떠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향후 10년 이상 달러의 점진적인 하강을 보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정부가 수출에 도움이 되는 달러 약세를 이용하면서, 동시에 원자재·소비재 수입 부담이 너무 커지지 않는 선에서 환율을 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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