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이-팔 남극 공동탐험대

딸기21 2003. 12. 3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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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지만, 희망의 씨앗은 있다.

이스라엘인들과 팔레스타인인들이 한 팀을 이뤄 남극탐험에 나선다.
분쟁의 상흔을 딛고 얼음길을 함께 헤쳐나갈 탐험대는 자선기관인 '극단 평화사절단'(EPM)의 지원으로 구성된 아랍인 4명과 유대인 4명으로 이뤄져 있다. 여성 2명도 포함돼 있다. 28일 칠레에 도착한 탐험대는 내년 1월1일 남극으로 출발, 미정복된 봉우리를 등정하고 산봉우리 명명식(命名識)을 하게 된다.
EPM은 29일 인터넷 사이트(http://www.breaking-the-ice.de 에서 '얼음깨기(Breaking the ice)'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 를 설명하고 탐사대원들의 면면을 소개했다. EPM이 밝힌 탐사의 목적은 "한계에 도전하는 인간의 노력과 열정과 함께, 서로 다른 배경과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이들이 그룹을 이뤄 화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 EPM은 탐사대의 여정과 활동 상황을 인터넷으로 중계할 예정이며 방송 다큐멘터리로도 제작, 배포할 계획이다. 이미 많은 네티즌들이 이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탐사대는 새해 첫날 칠레 남단 파타고니아의 푼토 아레나스 항구를 출발, 길이 1000km에 이르는 험난한 드레이크 패시지 해협을 통과할 예정. 남극에 도착하기까지는 일주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탐사대는 보고 있다. 해안에서 이틀간 야영한 뒤 열흘에 걸친 등정에 들어간다.
이들의 계획이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 7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팟 콕스 유럽의회 의장 등이 이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냈으며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전총리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대통령과 달라이라마도 격려사를 보냈다.

탐사대는 결코 쉽게 화합할 수 없는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이스라엘측 멤버는 부동산 개발업자 헤스켈 나다니엘과 산악등반가 도론 에렐, 변호사 아비후 쇼사니, 대학원생 야덴 판타 4명이다. 에렐과 쇼사니는 이스라엘군에서 팔레스타인 저항세력을 진압하는 특수부대원으로 활약했던 인물들이다.
팔레스타인측 탐사대원은 축구 코치 나세르 콰스와 정치운동가 술레이만 알 카티브, 저널리스트 지아드 다르위시, 배구선수 올팟 하이데르 등이다. 나세르는 이스라엘군에게 폭탄공격을 했다가 3년간 복역한 경험이 있으며, 술레이만은 14살 소년시절부터 반이스라엘 운동을 벌이다 무려 10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지아드는 1982년 이스라엘군의 침공으로 형을 잃었다. 유대인 판타와 함께 여성대원으로 탐사에 참여한 올팟은 이스라엘 국가대표 여자배구팀의 유일한 아랍인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공동탐사가 성공을 거둘 것으로 모두 굳게 믿고 있다. "이스라엘인들과 팔레스타인인들이 한 팀을 이뤄 무언가를 이룩할 수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지아드는 28일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유대인이 나에게 손을 내밀면, 나도 그에게 손을 내밀 것"이라면서 "그것이야말로 (평화공존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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