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사르코지의 '그린 이니셔티브'

딸기21 2007. 5. 2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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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한지 일주일도 안된 니콜라 사르코지 신임 프랑스 대통령의 빠른 움직임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엔 환경정책에서 `그린 이니셔티브(환경 주도권)'를 들고 나왔다. 영국과 독일에 빼앗겼던 유럽 내 환경 이니셔티브를 되찾아오겠다는 것. 사르코지 대통령이 1983년 남태평양 핵실험 이래 앙숙지간이었던 그린피스 등 국제환경단체들과 화해하겠다며 팔벌리고 나섰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이 21일 보도했다.


사르코지-환경단체 전격 회동

사르코지 대통령은 21일 그린피스, 세계야생생물기금(WWF) 등 9개 환경단체 대표들과 만나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 등에 대해 토론했다. 알랭 쥐페 신임 환경장관과 프랑스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 겸 방송인 니콜라 윌로 등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전자조작(GM) 작물 문제, 핵 발전 정책 등 현안에 대해 2시간여 동안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오는 10월 환경단체들과 정부, 기업, 노동계 대표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환경 회담을 열기로 뜻을 모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 회의에서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따위의 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회담은 행동 그 자체를 위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퍼 환경부'

자크 시라크 전대통령 시절에도 환경 얘기는 많이 했지만 프랑스의 환경정책이 유럽 다른 나라들보다 정책 투명성이나 규제 강도 등에서 뒤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등 기후변화 대책에서도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에 비해 한걸음 뒤쳐져 있었다.


신임 쥐페 환경장관은 전직 총리 출신 거물 정치인으로, 외신들은 다시 입각한 그를 `수퍼미니스터(superminister:초강력 장관)'라 불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실제로 환경부의 권한을 대폭 강화, 기존 업무에 더해 에너지.산업부 등의 환경 관련 기능을 총괄하는 `부서 위의 부서'로 격상시켰다. 새 정부는 근로소득세를 줄이는 대신 환경오염에 대해서는 엄중 과세할 계획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선거캠페인 때부터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미국을 맹공하며 교토의정를 지키라고 촉구했고, 지난 6일 대선 결선 승리 뒤 첫 연설에서도 "최우선 과제는 지구온난화를 막는 것"이라며 기염을 토했었다.

현안에선 `실용주의'

그러나 이날 모임에서 쥐페 총리는 GM 작물 문제에서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인 모라토리엄(생산돚유통 중단조치)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업과 학계의 생명공학 연구에 지장을 주어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핵발전도 앞으로 30∼40년은 프랑스에 필요하다고 못박았다. 프랑스는 에너지소비량의 4분의3을 핵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대화 노력에 대해서는 일단 환영했다. 몇몇 참가자들은 "역사적 이니셔티브를 만들자"며 환경회담 제안에 찬성했다. 그린피스 프랑스지부 야닉 자도 사무총장은 "의견 차이는 있지만 대통령이 개방적인 자세를 보여준 것은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WWF의 다니엘 리샤르 대표는 "문제는 말이 아닌 행동"이라며 향후 정책 추진방향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던 녹색당은 "GM문제와 핵 발전 문제 등 최대 이슈들을 회피한 겉치레 회담"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총선에서도 사르코지 집권당 승리 전망

다음달 10일과 17일 치러질 프랑스 총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총선 선거운동이 21일 공식 시작됐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UMP 지도부와 만나 총선 채비를 점검했으며,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당수도 지지자들에게 `우파 독재'를 견제하기 위해 표를 몰아줄 것을 호소했다.
일간지 르피가로가 이날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UMP가 사회당을 누를 것으로 예상됐다. 응답자의 40%는 1차 투표에서 UMP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사회당 후보를 찍겠다는 대답은 28%에 그쳤다. 
의석 수로는 UMP와 우파 정당들이 577석 중 현재의 359석에서 늘어난 365∼415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는 총선을 통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사회당과 좌파 정당들은 현재의 149석보다 비슷하거나 줄어든 137~153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가 창당한 신생 정당 민주운동(MODEM)의 의석은 2~10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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