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러시아, 미국과 '2라운드'

딸기21 2007. 5. 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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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미국간 기싸움이 2라운드를 맞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 확대를 둘러싼 갈등으로 `신(新)냉전'이 도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러시아가 미국 은행에 돈세탁과 세금회피를 이유로 거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돈세탁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러시아정부는 전날 미국 뉴욕은행이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이던 1990년대 말 러시아의 돈세탁에 관여했다며 당시 적법하게 물지 않은 세금에 해당되는 225억달러(약20조원)를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러시아 법원에 냈다. 

반면 뉴욕은행 측은 "이미 오래전 일"이라며 러시아측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뉴욕은행은 2005년에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돈세탁 연루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았고, 연루 사실이 드러나 미국 정부와 다른 은행들에 3800만달러를 지급했었다. 돈세탁에 관여했던 은행 간부 2명에 대한 민.형사 처벌도 완료됐다. 따라서 러시아측의 뒤늦은 소송은 `트집잡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은행 측 입장. 러시아 정부는 여차하면 러시아 내 뉴욕은행 자산을 압류할 태세를 보이고 있지만 은행 측에선 "러시아 내 사업에선 사실상 모두 철수했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아저씨는 어째 뭘 해도 첩보원 삘이 나냐 -_-

관측통들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겸 EU 의장과 주세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날 러시아 정부가 이런 돌출적인 소송을 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남부 사마라에서 유럽 손님들과 러-EU 정상회담을 가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소송을 서방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경고 제스처로 풀이했다.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에너지 공급문제로 유럽과 사이가 벌어졌고, 올들어선 미국의 동유럽 MD 배치 계획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최근 친(親)서방 노선을 취해온 에스토니아가 수도 탈린에 있던 소련군 동상을 치우려 한 뒤 에스토니아 정부 인터넷사이트들이 사이버공격을 받는 일이 빚어졌다. 

이 사이버공격에 러시아 정보당국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 싸움 소재가 하나 더 늘었다. 거기에 돈세탁 소송까지 하나 더 얹힌 셈이다. 옛소련 붕괴 뒤 혼란을 거듭하다가 오일달러 덕에 자존심을 회복한 러시아의 푸틴대통령은 서방의 `민주화 압력'에 전면 도전하면서 대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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