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101

세계 어디서나 괴로운 난민들

난민촌이라는 말 자체가 ‘수난을 당한 사람들’을 모아놓은 마을이라는 뜻인데, 난민촌 자체를 공격하거나 2차적인 재난을 퍼붓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난민촌의 어린이들이 극도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유엔이 경고를 했네요. 유엔 특별조사관 라디카 쿠마라스와미는 14일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난민촌 어린이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쿠마라스와미 조사관은 “특히 아프리카 동부 수단과 차드, 중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난민촌 어린이들이 심각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서 무장조직들이 난민촌에 들어가 궁핍한 어린이들을 소년병으로 데려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수단, 차드에는 다르푸르 분쟁 피란민들의 난민촌이 몰려 있고, 민주콩고에는 북·동부 국경지대 유..

'저 벽에 축구공을'

팔레스타인이 월드컵에 출전할 날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월드컵을 즐기려는 마음은 거기 사람들도 전세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이겠죠. 중동 사람들이 워낙 축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오늘 CNN 웹사이트에서 본 방송입니다. CNN video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베들레헴 풍경입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고사시키기 위해 만든, 악명 높은 분리장벽. 그 장벽에 재치 있는 화가들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이런 벽화들에 대해서는 예전에 소개한 바 있지요. 팔레스타인의 벽화 예술 저 벽에, 영상을 쏘아서 '분리장벽 스크린'을 만들었네요. 슬픈 재치, 혹은 분쟁 속의 축구공. 몇 해 전에 호나우두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의 축구대회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잠시 잠깐이라도, 축구공이 ..

'생색내기' 구호품 반입

“집이 다 부서졌는데 시멘트 대신 초콜렛이 웬말이냐.” 지난달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는 ‘자유가자운동’ 구호선단을 공격, 구호요원들을 살해한지 한달 여가 지났다. 이스라엘은 형식적으로나마 가자지구에 대한 비인도적 봉쇄조치를 완화한다고 발표했고, 1일에는 자유가자운동 선박에 실려 있던 구호품들이 유엔 요원들을 통해 가자지구에 일부 전달됐다. 하지만 여전히 봉쇄완화는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어, 주민들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들이 1일 이스라엘의 구호선 공격 한달을 맞아 가자시티 항구에서 반이스라엘 ‘꽃 시위’를 하고 있다. |AP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는 1일 성명을 내고 지난 4월말 이스라엘군에 습격당한 뒤 압수됐던 자유가자운동 ..

이스라엘이 왕따에서 벗어나려면

이스라엘이 지난달 31일 해군 특공대원들을 동원해 지중해상을 지나던 구호선박을 공격했다. 이미 2008년말 가자침공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성이 세계에 알려져있는 상태이지만 이번 사건의 파장은 크다. 이스라엘의 오만함과 무법적 행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이 커질대로 커져 있는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기 때문이다. 사건의 디테일은 아직 가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배에 탄 사람들이 검문에 나선 우리 군인들을 곤봉과 칼로 ‘린치’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자유가자운동(FGM)이라는 단체가 주관한 구호선단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비롯해 유럽의회 의원들과 유럽 여러나라의 정치인들, 인권·구호단체 활동가들, 여러 언론의 취재진들이 타고 있었다. 배에 탔던 이들의 증언은 이스라엘측의 주장과는 전혀 다르다. 이스라엘군 특공대원들..

이스라엘, 또 이 지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싣고가던 선박을 공격, 최소 15명이 숨졌다. 알자지라방송은 이스라엘 해군 특수부대원들이 31일 새벽 가자지구에 식량·의료품을 건네기 위해 지중해를 이동하고 있던 구호단체 ‘자유가자운동(FGM)’의 구호선박들을 공격, 15명 이상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자유 선단(Free Flotilla)’이라 명명된 구호선단은 다국적 구호활동가 700여명과 구호품 1만톤이 실린 터키선적 선박 6척으로 이뤄져 있었다. 배들은 지난 21일 키프러스를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의 제지로 30일에야 항해를 시작했다. 선단이 가자지구 해안 65㎞에 다가갔을 무렵 하이파 항구의 해군기지에서 출동한 이스라엘 함정 3척이 공격을 시작했다. 이스라엘 라디오는 “공격 2시간..

이노무 이스라엘...

이스라엘이 이번엔 팔레스타인 땅에 있는 종교성지를 자기네 것이라 선언하고 나서 팔레스타인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참... 악행도 이 정도면... 이스라엘 하레츠는 24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유대교·기독교·이슬람 3대 종교의 성지인 팔레스타인 유적지들을 이스라엘 국립유산으로 지정하고 군대까지 투입해 논란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상이 된 것은 베들레헴의 라헬 무덤, 칼릴(헤브론)에 있는 메아라트 하마크펠라(막벨라 굴) 등이랍니다. 모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유적들이죠. 남의 땅을 멋대로 점령한 작자들이니, 저 정도 우기는 것이야 일도 아니라는 것인지... 여기는 라헬의 무덤이고요 여기는 알 이브라힘 모스크입니다. 특히 하마크펠라에는 이슬람에서도 예언자로 숭상하는 이브라힘..

'두바이 암살'로 다시 도마에 오른 이스라엘의 '표적살해'

지난달 팔레스타인 저항조직 하마스 간부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고급 호텔에서 피살됐다. 두바이 경찰 조사결과 유럽 국적을 가진 11명의 ‘다국적 암살공격단’의 범행으로 밝혀졌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암살 공격을 의심하고 있다. 첩보영화를 방불케하는 이번 사건으로 이스라엘의 ‘표적살해’ 공작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Dubai Police Chief Dhafi Khalfan holds up identity pictures of 11 suspects, during a press conference in Dubai on February 15. / AFP 다히 칼판 타밈 두바이 경찰청장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하마스 지도자 마흐무드 알 마부흐를 살해한 암살단 11명의 여권 사진과 이름 등을 공개했다..

가자로 가는 험한 길

“드디어 국경을 넘었다.비바 팔레스티나(팔레스타인 만세)!” 가자(Gaza)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영국과 터키 등 세계 17개국에서 온 자원활동가와 구호요원들이 지난해 12월초 영국을 출발, 약 200대의 트럭에 짐을 싣고 홍해에 면한 아카바 항에 도착한 것은 크리스마스가 되어서였다. 트럭에는 의약품과 식품 등, 봉쇄 속에 굶주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긴급구호품이 실려있었다. 하지만 침공 1년이 지나도록 철통 봉쇄를 하면서 ‘가자 고사작전’에 들어간 이스라엘과, 이스라엘·미국 눈치를 보는 이집트는 빗장을 닫아걸고 트럭들의 발을 묶었다. 가자에서 정부 역할을 하는 무장정치조직 하마스를 몰아내기 위해 100만명 가자 주민 모두의 숨통을 죄고 있는 것이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의 북쪽과 동쪽은..

팔레스타인의 벽화 예술

이스라엘의 침공 이후 1년이 지났지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상황은 여전히 처참하다. 전기도, 난방용 기름도, 물과 식량 등 생필품 공급도 모두 이스라엘군에 봉쇄돼 난민촌 주민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다. 그러나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저항의 의지와 함께 예술이 피어난다. 알자지라 방송은 30일 인터넷판에 미사일과 화학무기가 휩쓸고 간 가자지구의 폐허에서 빛을 발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벽화 예술’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인구가 밀집한 가자시티와 난민촌 골목 곳곳에는 이스라엘의 비인도적 공격과 봉쇄, 그로 인한 팔레스타인의 눈물을 묘사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스프레이로 서툴게 갈겨쓴 구호들도 있지만, 근래에는 정교하고 컬러풀한 벽화로 진화하는 추세다. 쿠파체, 디완체, 나크시체 등 아랍어의 여러 서체..

오바마의 새로운 '중동 독트린'?

“미국 외교의 새로운 독트린이 시작됐다” 미국과 중동·이슬람 관계의 ‘새로운 시작’을 역설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지난 4일 카이로대 연설에 국제사회가 열띤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8년간 지구촌을 전쟁과 갈등으로 몰아넣었던 미국의 중동정책이 이제 제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아직 남은 과제가 쌓여 있지만, 무슬림들에게 직접 다가 미국의 이미지를 회복시킨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목표는 일단 달성한 셈이다. 오바마는 카이로 연설에서 이슬람과의 화해를 강조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의 공존을 역설했다. ‘테러리스트’나 ‘테러리즘’, ‘테러와의 전쟁’ 같은 말은 꺼내지도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새로운 언어로 전달된 오바마의 메시지”로 평했고, 오바마에 비우호적인 우파 언론 폭스뉴스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