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64

제2 체르노빌 되려나... 폐연료봉 폭발 위험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화재와 폭발이 계속되면서 ‘제2 체르노빌사태’를 우려케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원자로 3, 4호기에 보관돼 있던 사용후 핵연료봉(폐연료봉)이 핵연쇄반응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경고가 나왔다. 방사선 피폭 위험 때문에 더 이상의 수습작업도 할 수 없는 처지다. 일본발 ‘원전 위기’로 세계가 ‘핵 공포 시대’에 빠져들었다. 16일 오전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4호기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이 원자로는 지진 전 점검차 가동을 중단했지만 원자로 건물 안에 폐연료봉을 보관해놓고 있었다. 폐연료봉은 격납용기도 없이 수조에 들어 있었는데 원자로 벽은 전날 폭발로 부서진 상태다. 도쿄전력은 “수조의 물이 끓어 수위가 낮아지고 연료봉이 공기에 노출됐을 수 있다며 재임계(핵분열 연쇄반응)가 될..

일본, 무너진 신화

성실함, 근면성, 정교함, 안전. 일본과 일본인에 대해 세계가 떠올리는 이미지들이다. 그러나 2차 대전의 참화 속에서 세계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일본의 ‘경제 신화’는 1990년대 이후 거품 붕괴와 ‘잃어버린 10년’을 지나면서 깨져나갔다. 2009년 일본의 자랑 도요타의 위상을 추락시킨 ‘리콜 사태’는 일본 산업계의 ‘품질 신화’를 깨뜨렸다. 그리고 2011년, 도카이 대지진으로 촉발된 원전 사고는 일본의 ‘안전 신화’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더 이상 일본에 대한 ‘신화는 없다.’ “시계가 필요없을 정도로 정확하게 시간 맞춰 도착하는 열차, 1분만 연착해도 사과하는 열차 안내원. 그러나 지금의 일본은 전혀 다르다. 지진 뒤 대도시에서는 출근길 시민들이 행여 전철이 끊기거나 운행차질이 있을까 종종걸음을..

'후쿠시마 50'

15일 오전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도쿄전력과 협력회사 작업인력 800여명이 원자로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바닷물을 냉각수로 집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6시 15분 폭발이 일어나자 ‘필요 최소인원’ 50여명을 남기고 나머지 750명은 현장에서 급히 피신했다. 방사선량이 높은 위험작업은 모두 중단됐다. 3시간 가량 지난 뒤, 이웃한 3호기 부근. 작업반원이 차고 있던 휴대용 방사선 감시장치에서 400밀리시버트(mSv)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기준 상 15분 이상의 작업은 할 수 없는 수준의 방사선량이었다. 요미우리 신문은 폭발이 잇따르는 원자로에서 긴급 작업을 하고 있는 작업반원들의 사투를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쓰나미 피해로 원전에서는 정전이 계속되고 있다. 원자로 ..

'핵 발전 대국' 일본, 궁지에 몰리다

대지진의 충격파를 맞은 일본 태평양 연안에는 4개의 핵발전소에 14기의 원자로가 위치해 있다. 그 중 11기는 지진이 일어나는 순간에 가동이 되고 있었다. 이 원자로들은 지진이 일어남과 동시에 모두 가동이 중단됐지만 그 중 5기는 냉각수의 냉각기능이 고장나 폭발 등의 위험을 안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5일 “11기 중 냉각수 수온이 100℃ 아래로 내려가는 ‘냉온정지’ 상태로 안정된 원자로는 6기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냉각수 온도가 비등점 이상으로 올라가면 증기폭발 등의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5기 중 후쿠시마 1원전 1·2·3호기는 연료봉이 위치한 노심 냉각기능이 완전히 마비돼 원자로 건물 지붕이 폭발로 날아가거나 폭발 위기를 맞고 있다. 후쿠시마 2원전의 원자로 4기 중 ..

후쿠시마의 원전들

일본 도호쿠 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가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로 갈 것인가. 현재 진행되는 상황으로 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체르노빌에 이어 역사상 손꼽을 정도의 대규모 원전사고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냉각수 부족, 노심 용해, 수소 폭발, 화재로 인한 건물 붕괴, 사용후 연료 유출, 해수 오염 등 ‘원전 사고와 오염의 종합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5단계 안전장치 모두 위험 원자핵이 분열할 때 나온 중성자는 다시 주변 원자핵에 흡수돼 다시 원자핵을 분열시키는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그런데 중성자가 너무 빨리 움직이면 그대로 원자핵에 흡수돼 에너지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중성자의 속도를 줄이는 감속제가 필요하다. 원자로는 감속제의 종류에 따라 경수로(물), 중수로(중수),..

아이티 준다던 돈은 어디로

아이티 지진이 일어난지 벌써 1년이 지났네요. 작년 1월 12일. 우리 시간으로는 오늘 아이티에서는 지진 참사 1주년을 맞아 추모 물결이 일었습니다. 최소 23만명이 숨진 엄청난 재난이었죠. 수도 포르토프랭스 등지에서는 주민들이 성경을 들고 성당을 찾아 추모미사를 드렸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국영TV에서는 1년 전의 참사 장면 동영상이 나오고 있고, 국민들은 숨진 이들을 기리고 있다고 합니다. 르네 프레발 대통령은 수도 외곽의 지진 희생자 묘지를 찾았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2일 오후 4시 53분(한국과는 14시간 차이), 1년 전 지진이 일어난 순간에는 당시의 참사를 되돌아보는 ‘침묵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수도 안팎의 임시 천막촌에서 지금도 80만명 넘는 이재민들이 힘겹게 지내고 있습니다. ..

우리가 추운 건 우리가 한 짓 때문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재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상이변, 기상재해는 근래엔 이변이랄 것도 없는 소식이 되어버렸죠. 하지만 여름도 아니고 겨울철에 동남아에 몬순 폭우로 홍수가 났다는 얘기는 이례적인데요. 필리핀 동부에 거센 몬순성 폭우가 내리고 있습니다. 2주 동안 계속된 비로 마닐라에까지 물난리가 났고, 사마르라는 섬은 아예 물에 잠겼답니다. 곳곳에 도로가 물에 잠기고 주택가가 고립됐다 하고요. 지금까지 40명 이상이 숨졌고, 100만명 넘는 사람들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눈폭탄을 맞았습니다. 동부 해안 뉴욕 일대에는 30cm 이상 눈이 내린데다 폭풍우가 몰아쳐서 항공 운항이 수백편 결항되고 있고, 업무를 중단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뉴욕을 비롯한 미국 동부 ..

2010 미국·중남미

미국, 오바마에겐 힘겨운 한 해 미국에서는 정치권 구도가 확 바뀌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2년째, 힘겨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중남미에서는 큰 재앙과 작은 재난, 그리고 희망의 드라마가 펼쳐졌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여러 개혁입법안을 통과시키는 성과를 거뒀죠. 미국민의 숙원이었던 건강보험제도 개혁법안이 지난 3월 상하 양원에서 완전 통과됐습니다. 이로써 지금까지 의료서비스에서 사실상 배제됐던 무보험자 3200만명을 포함, 미국민 95%가 의료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1912년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처음 국민건강보험제도를 제안한 이후 100년 만에 내딛게 된 첫 걸음이자, 오바마가 사활을 걸었던 정책이기도 했습니다. 금융개혁법안도 통과됐습니다. 지난 5월 금융기관..

2010 아시아

2010년이 저물어 갑니다. 제멋대로 세계 뉴스 정리해봅니다. 아시아 아시아는 어떤 한 해를 보냈을까요... 예년에 비해 대규모 분쟁이나 참사는 그래도 적었던 것 같네요. 그 대신 주요국들 정치구도의 변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중국의 차기 지도자가 결정된 것, 일본 하토야마 정권이 물러나고 민주당 내 분란이 벌어진 것, 태국 친탁신계 시위, 버마 아웅산 수치 여사의 석방 등이 주요 뉴스로군요. 먼저 중국.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차기 중국의 지도자로 결정됐습니다. 10월 18일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의 하나인 제17차 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7기 5중전회)에서 시진핑(習近平·57) 국가부주석이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됐습니다. 이로써 시진핑은 차기 중국 최고지도자직을 예약했습니다. 이..

칠레 이어 중국, 뉴질랜드에서도 광산 사고

칠레 광부들이 두달 넘게 땅 속에 매몰돼 있다가 극적으로 구출됐는데... 세계 곳곳에서 그 후에도 광산 사고가 계속되고 있네요. ▶ 29 trapped miners rescued in China 중국 쓰촨(四川)성 석탄 광산에서 21일 침수 사고가 일어나 광부 29명이 갱내에 갇혔는데, 다행히 하루만에 오늘 무사히 구출됐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 광부들은 어제 오전 11시쯤 쓰촨성 네이장(內江)시 웨이위안(威遠)현 바뎬(八田)광산에서 작업을 하다가 갱도에 물이 찼는데 미처 피하지를 못해 갇혀 있었습니다. 다행히 오늘(22일) 낮에 모두 구조가 됐습니다. 이번 사고를 당한 바뎬 광산 광부들은 석탄채굴량을 늘리기 위해 설비개선 사업을 하면서 지하에서 안전시설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데, 안전시설을 만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