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22

키프로스의 줄타기 외교와 경제 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에서 키프로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0.5% 미만입니다. 키프로스의 면적은 경기도보다도 작은 9251㎢이고, 인구는 100만명이 조금 넘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의 경제를 두고 주변국들이 왜들 그렇게 애를 태우는 걸까요. 이 나라가 중요한 것은 위치 때문입니다. 서유럽과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모두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는 지정학적 중요성이 이 섬나라의 역사를 좌우해왔습니다. 지중해 동쪽 끝에 있는 이 섬은 이미 3000년 전부터 사람들이 살아왔기 때문에 신석기 이래의 유적이 즐비하다고 합니다. 이 작은 땅을 유라시아의 거의 모든 제국들이 거쳐갔습니다. 아시리아, 이집트, 페르시아, 마케도니아, 로마, 비잔틴, 아랍 제국을 거쳐 프랑스와 베네치아 공국, 오스만투르크, 그리고 ..

그리스 '긴축안 국민투표로 결정'

그리스가 긴축재정안을 국민투표에 부친다고 하네요.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유럽연합이 제안한 2차 구제금융안을 국민투표에 부쳐 찬반을 정하겠다는 입장을 1일 발표했습니다. 문제의 구제금융안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에 간신히 합의를 봐서 내놓은 겁니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려 있는 그리스에 1000억 유로(약 154조원)을 지원해주되, 그리스 정부가 허리띠를 완전히 졸라매게끔 하는 내용의 구제금융안입니다. 우리도 1990년대 말 IMF 구제금융을 받았을 때 생각하면 상상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정부가 경기부양을 못하고, 공공부문을 일제히 구조조정하면서 외국 자본에 매각하고, 복지혜택은 왕창 축소하게 되겠죠. 국민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충격'

이탈리아마저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국제신용평가업체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19일 이탈리아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재정위기 빠진 그리스 신용등급 떨어진 뒤 남유럽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도미노 위기가 닥칠 거라는 얘기가 돌았는데 그게 현실화됐다. S&P 뿐 아니라 무디스도 이탈리아 등급을 낮추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탈리아 정부는 S&P 결정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반발했지만 시장에선 올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은 물론 이미 예상했던 바다.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은 엄청나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구매력 기준 국내총생산이 1조7740억달러. 세계 10위 경제규모를 갖고 있다. 유럽연합 내에서는 독일, 영국, 프..

중국-유럽 짝퉁 전쟁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짝퉁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EU가 중국에 짝퉁 수출품을 단속하라는 압력을 거세게 넣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일 보도했습니다. EU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산 위조 브랜드 담배 한 품목 때문에만 EU가 연간 100억유로(약15조1100억원)의 세수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겁니다. 리투아니아 출신인 알기르다스 세메타 EU 조세·관세 담당 집행위원이 지금 상하이에서 중국 관리들과 관세 관련 협상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밝혔다고 합니다. 세메타 위원은 중국을 “EU 내에 돌고있는 짝퉁 담배의 주산지”라 지목하면서 “지난해 EU 내에서 적발된 해적판 상품들 대부분이 중국산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산 짝퉁 많은 것이야 뭐, 전세계가 다 알고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대놓고 짝퉁 주산지라..

사르코지 "집시 나가라"

프랑스의 우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집시들한테 칼을 빼들었습니다. 시작은 지난 19일의 추방 조치였지요.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치안불안을 불법 이민자들 탓으로 돌리며 단속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19일 파리와 리용 등지에서 집시들을 붙잡아 90명을 출신국인 루마니아로 내보냈습니다. 20일에도 132명을 추방했고, 26일에 다시 루마니아로 집시 169명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집시들은 추방령을 받으면 한 달 안에 떠나야 합니다. 그동안에는 집시들한테 생활보조금을 줘왔던 모양인데 사르코지의 강경 조치에 따라 보조금도 중단되고 출신국가로 송환 당하게 됐습니다. 루마니아로 돌아가는 집시에게는 300유로 정도씩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45만원 정도 쥐어주고 내보내는 셈이네요..

하마스 지도자 암살에 기껏 '여권 위조 비난성명'?

하마스 요인 암살에 유럽국 위조여권이 쓰인 데 대해 유럽 측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마스 지도자를 살해한 ‘범죄’에 대해서는 아무 말 못한채 여권위조에만 초점을 맞춰, 이스라엘을 향한 ‘곁다리’ 공격에 치중하고 있네요. 행여 반유대주의라는 역비난이 쏟아질까봐 비판의 수위를 조절하는 양상입니다. EU “위조여권 규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2일 파리를 방문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자치정부 수반)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일어난 하마스 간부 암살사건을 “명백한 살인행위”라고 강력 비난했습니다. 사르코지는 “프랑스는 모든 종류의 처형에 반대한다”면서 “어떤 것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르코지의 발언..

세르비아도 EU 가입 신청

‘발칸의 반항아’ 세르비아가 결국 유럽의 품을 택했다. 세르비아가 22일 유럽연합(EU)에 가입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고 라디오스르비자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날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EU 순회의장인 프레드릭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에게 가입신청서를 냈다. 타디치 대통령은 “(내전 전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시대의 일은 과거로 지나갔다”며 “내전 이후 10년, 민주주의 10년, 고립에서 벗어난지 10년을 맞아 EU의 멤버가 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라인펠트 총리도 “세르비아의 가입신청은 역사적인 사건”이라 화답했다. 세르비아에서는 1990년대 말 밀로셰비치 당시 대통령의 주도 아래 내전이 벌어져 인종말살범죄가 저질러졌다. 그 때문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의 공습을..

유럽연합 새 외교대표

유럽연합(EU)의 첫 외교 수장에 영국 출신의 여성정치인 캐서린 애슈턴(53)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지명됐다. 19일 EU 외교·안보정책고위대표로 지명된 애슈턴은 남작 작위를 가진 영국의 정치인으로, 1998년부터 노동당 각료로 일하다가 지난해 10월 EU 통상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인·협상가로 평가받던 피터 만델슨(현 영국 기업혁신기술부장관)의 후임으로 브뤼셀에 옮겨갈 때만 해도 국제무대에서 무명인사에 불과했으나, 1년만에 존재를 각인시키고 ‘통합 유럽의 외교장관’ 자리를 거머쥐었다. 역설적이지만 그를 유럽 외교책임자로 끌어올린 가장 큰 공로자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다. 블레어가 집행위원회 상임의장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영국이 외교대표 자리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

EU 정치통합 최대 장애물 넘었다

유럽연합(EU) 정치통합의 바탕이 될 리스본조약, 이른바 유럽 ‘미니헌법’이 아일랜드 국민투표에서 통과됐다. 이로써 유럽은 정치적 통합으로 가는 큰 고비를 넘었으며 내년초 리스본 조약이 발효될 전망이 커졌다. 지난 2일 아일랜드 국민투표 결과 리스본 조약은 찬성 67.1%대 반대 32.9%로 통과됐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브라이언 코웬 총리는 “유럽 통합 찬성파의 압도적인 승리”라며 “아일랜드 국민은 물론 유럽 전체에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도 “아일랜드인들에게 감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아일랜드는 지난해 6월 한 차례 국민투표를 실시했으나 찬성 46.6%, 반대 53.4%로 부결됐었다. 16개월만에 찬성여론으로 바뀐 것은 지난해말 금융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왕의 귀환'과 사르코지의 미래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7월초 유럽연합(EU) 순회의장직을 물려받으면서 파리 시내 에펠탑에 네온등을 달고 프랑스가 유럽의 중심에 섰음을 기념했다. 그러나 6개월의 임기는 벌써 끝나가고 있고, 내년 1월1일부터는 체코가 의장국이 된다. 체코 정부는 최근 엘리제궁에 “의장직 교체 의식에 참석해달라”고 초청했으나, 사르코지는 “에펠탑의 네온 불을 내 손으로 끄고 싶지는 않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16일 엘리제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이 일화는 ‘유럽의 지도자’ 자리에 대한 사르코지의 집착과 자부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르코지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임기 중 마지막 연설을 하면서 “나는 이 일(EU의장)을 정말 사랑했다”고 말했다. 사실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