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6

메종 드 히미코.

언제나 그렇듯, 뒤늦게 . 오다기리 조(흑흑 계속 오기다리조로 입출력이 되려고 한다)가 '본격적으로' 나온 영화는 처음. 시바사키 코우의 영화도 처음 보는 것 같네. 워낙 영화를 잘 안 보니. 무섭게 생긴 미녀 시바사키가 여기서는 못난이로 나왔다. "성병 걸린 추녀와 빚진 추녀, 누가 더 형편없어?" '찌질한 사람들의 공동체'는 늘 좋아하는 테마. 오랜만에 딱 마음에 드는 영화.

신나는 일요일

늦으막히 일어나 꼼꼼이에게 뭘 먹을까, 하고 물으니 "햄하고 감자하고 볶아주세요" 한다. 룰루랄라 감자와 스팸을 썰어 볶아서 열무김치와 함께 상 차리고, 꼼양이 좋아하는 골드키위(아무리 좋아해도 연 이틀은 안 먹는 꼼꼼 -_-)를 후식으로 제공. 그리고 설거지를 했다. 토요일에 옛 직장에서 친했던 몇몇 손님들 불러놓고 놀았던지라 식탁 위에 와인잔, 찻잔이 그득~ 그거 치우는 동안 꼼꼼이에게 청소를 시켰다. 용돈 준다고 하니까 열심히 했다. (1층 미니스톱에 심부름 갔다올 땐 보통 200원 주는데 어제 300원을 줬더니 "보통 때보다 많네요!" 하면서 엄청 좋아라 했다) 그리고 구몬 문제풀이 시켜놓고, 나는 꼼양을 데리고 어디를 놀러갈까 이너넷 검색. 교육문화회관 수영장에 갈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그런데..

나의 <크리스마스 영화>

팀 버튼 감독의 . 매사 유행에 뒤떨어지다 보니... 난 이런 영화가 있다는 걸 어제 처음 알았다. ^^;; 알고 보니 꽤 알려진 영화인 듯. 팀 버튼, 이완 맥그리거, 제시카 랭... 내가 알고 있는 이름만 해도 이렇게 셋 씩이나 등장하는 걸 보면 '네임 밸류' 면에선 그런대로 괜찮은 영화인가보다. 암튼 나는 어제, 2007년12월25일, 크리스마스를 집에서 빈둥거리며 이 영화를 처음 접했다. 내게는 신작이고, 새로운 발견이고, 였다. 물고기 한마리 등장하지 않는, 이 영화에 참 잘 어울리는 포스터 팀 버튼의 영화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데도 이상하게 '결과적으로' 팀 버튼의 영화를 자꾸만 보게 된다. 이 영화 는 팀 버튼의 작품인 줄 아예 모르고서 우연히 보게된 것이니 딱 그 케이스에 해당된다. 영화 ..

트랜스포머

최근에 나를 가장 즐겁게 해준 아이템, !보고 나서 바로 몇마디라도 남겨놔야지 해놓고 이런저런 핑계로 못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너무 바쁜데, 이상하게 자꾸 딴짓하게 되네요. 바쁠수록 딴짓 많이 하게 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중요한 일 있으면 딴짓 같은거 통 못 하는 사람인데... 오늘따라 밀린 리뷰도 좀 정리하고 싶고... 트랜스포머,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정말 흔쾌하게 많이 웃다 나왔어요. 유치찬란한 줄거리, 라고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이 영화는 '유치찬란한 줄거리'를 일부러 펼쳐놓고 감독이 통채로! 장난을 치는, 그런 영화니까요. 그 유치찬란한 줄거리를 내놓는 자체가 바로 장난이고 '설정'이란 말입니다.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스럽게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비주얼 뿐만 아니라 (물론 비..

영화 <300>

저야 뭐, 워낙에 영화라는 것 자체를 그리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라서요. 그것도 헐리웃의 ‘블록버스터’니 하는 것이라면 취향에 맞는 쪽( 1편과 2편이라든가 1편, 블록버스터 급에는 못 낄 것 같지만 역시 아놀드가 나오는 )보다는 취향에 맞지 않는 쪽(그 밖의 대부분 영화들)이 압도적 다수를 이루고 있으니. 어떤 작품에 대한 저의 ‘느낌’ 말고 ‘영화의 질’에 대해서 별로 할말이 많지는 않습니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영화는 게다가 보지도 않은 것이고, 아마도 앞으로도 안 보지 않을까 싶은 그런 거랍니다. 영화 때문에 다른 나라 다른 사회의 문화를 배우기도 하지만, 잘못된 편견을 갖게 되는 경우도 또한 얼마나 많은가요. 벌써 여러 영화잡지나 인터넷 언론들에 실린 소식이니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요. 고대 페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그리고 '피클'

어제 로드무비님 서재에서 EIDF 방송스케줄...을 보면서 이게 대체 뭔가 궁금했었는데. 집에 가서 테레비를 켰더니 바로 그걸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알고보니 EBS 국제다큐페스티벌이었다~~ 피클스'라는 것을 하고 있었다. 중간부터 보았는데, 처음엔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실은 끝까지 보고나서도, '감독과의 대화'가 부록으로 나올 때까지 이게 어디서 만들어졌고 어디를 배경으로 한 건지를 알 수가 없었다. 왜냐? 나는 한국식 다큐에만 익숙해서 그런지, 화면만 보고서는 잘 모르고 나른한 목소리로 나레이션 깔려줘야 이해를 하기 때문인 듯. 그런데 '피클스'는 나레이션이 한개도 없어서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무슬림인 것이 분명한 아줌마들이 피클을 만들고 있었는데, 제목이 자막으로 깔리는 것을 보니 피..

초강추 이란 영화, '오프사이드'

이 영화 아직도 하고 있나 모르겠어요. 저는 시네코아(맞나... 종로2가와 3가 사이에 있는 거)에서 봤는데, 이거 증말 느무느무 재밌었습니다! 웃느라고 정신이 없었어요. 뭔가 막강한 기승전결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나봅니다. 그런거 없어요, 이 영화엔. 나름대로 기승전결이 있지요. 축구가 시작되고, 골이 들어가고, 이기는. 물론 그런 장면들은 이 영화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관객들과, 여러 등장인물들 간의 교감으로 그렇게 느끼는 것 뿐이지요. 실제로 이란 국가대표팀의 축구경기가 이뤄지는 순간에, 각본 없이 상황 전개 그대로 찍었다고 하더군요. 내용은 -- 많이들 들어보셨겠지만, 축구장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소녀들 이야기랍니다. 스포츠, 그리고 소녀들의 반란 아무튼 너무 재미있어서, 비디오로 사놓고 싶을 정도..

인물로 본 금주의 외신

미국 여배우 조디 포스터가 펜실베이니아 대학 학위수여식에 연사로 등단, 조지 W 부시행정부에 비판을 퍼부었다. 포스터는 "미국과 세계는 4년 전보다 나빠졌다"면서 부시행정부가 9·11 테러 뒤 미국이 받았던 세계의 호의와 동정을 `탕진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올초 포스터가 졸업식 연사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졸업생들은 이날 연설에 열렬한 기립박수를 보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개인용 컴퓨터 (PC)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PC 시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의 끝'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저널은 최근 `PC 시대 끝'이라는 기사를 실었는데, 두 사람은 이 기사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PC는..

나도 '왕의 남자'를 봤다!

너무 재밌었다. 울기도 울었고... 간간이 웃기고, 많이 슬프고. 알고보니 연극이 원작이라고... 영화 자체가 너무나 '연극적'이었는데, 원작이 연극이라니 수긍이 간다. 영화 굉장히 잘 만들었는데, 감독(이름을 모르겠네)이 대단히 대단히 재능있는, 영감어린 예술가라는 생각은 안 든다. 스토리가 워낙 탄탄하다. 극본의 힘이랄지, '원작의 힘'이랄지. 영화적으로 잘 만들기도 했지만 줄거리가 아주 재미있다. 인물과 인물 간의 관계, 묘한 긴장관계가 시종일관 흐트러지지 않은 것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연산과 녹수의 관계, 연산과 공길의 관계. 신분상의 권력관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면적이고 기묘한, 그러나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관계를 그려낸 게 좋았다. 폭군, 광대, 동성애. 시대는 조선인데 테마는 한국적이..

일본영화라 불러야 할 '청연'

장진영을 워낙 안 좋아하는지라, 주인공이 장진영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영화관에 좀 늦게 도착해서 프롤로그를 놓쳤다) 실망하고야 말았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장진영도 괜찮아지고... (어제 그 연산군은 정진영인데 얘네들 왜이러지 헷갈리게) 역시 재밌었지만 '살인의 추억'이나 '말죽거리 잔혹사'처럼 '이 영화 느무느무 잘만들었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외려 에피소드들마다 상투적인 느낌도 나고. 화면은 볼만했다. 그런데 이건 이름만 한국영화지, 사실은 일본영화다. 복엽기에 대한 로망 자체가 일본 것이고, 1920년대에 '전국 비행기 조종대회'를 연 나라는 조선 아니라 일본이었고, 복엽기 날아다니는 화면은 꼭 간장선생이나 미야자키 하야오(미야자키 아버지가 비행기 공장을 경영했다고 했다) 보는 것 같고...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