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112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책은 훌륭한데 번역이 GR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데니스 도에 타마클로에 그림. 안인희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원래 독일에서 청소년을 위한 아프리카 역사책으로 쓰인 것이라 한다. 책은 아주아주아주 훌륭하다. 아프리카라는 거대한 땅덩이의 기나긴 역사를 훑되, 기계적으로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테마들을 잡아서 흥미롭게 풀어간다. 대략적인 시대 순서로 아프리카의 역사를 전하면서 중간중간에 아프리카인들의 목소리를 넣었다. 거기에다가 멋진 그림으로 그려진 인물 그림들. 무엇보다, 아프리카를 ‘대충 한 덩어리’로 취급하지 않고 여러 곳의 사정을 ‘간략하면서도 충실하게’ 담아낸 것이 놀라울 정도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 지도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스크랩해두었다. 뒷부분에는 ‘오늘날의 아프리카’가 안고 있는..

딸기네 책방 2010.03.05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아프리카의 지도자들

▶ 18~19세기의 샤카 줄루(남아공) 줄루족에게는 살아 있을 떼 이미 유명한 전설이 된 지도자가 있었다. 여러 갈래로 갈라진 줄루족을 통합함으로써 줄루 민족의 창시자로 여겨지게 된 샤카 줄루(Shaka Zulu. 약 1786~1828년)다. 사생아로 태어났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종족 출신이었음에도 그는 새로운 전투 방법을 도입해 젊은 시절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1815년부터는 단순한 군사지도자가 아니라 모든 줄루족의 왕이 되었다. 그는 거대한 줄루 왕국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위해 학살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유럽 사람들에 맞선 적도 없이, 샤카 줄루는 1828년 이복형제 딩간의 칼에 찔려 죽었다. 샤카 줄루의 조카인 줄루족의 마지막 왕 케츠와요는 유럽 세력에 맞서 드물게 군사적 승리를..

배워야 하는 것은 선교사들이다

아프리카에서 처음 기독교를 전파할 때 나타난 사고방식을 이해하게 되면, 지금도 아프리카에서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원조 형식을 깨닫게 된다. 이웃 사랑의 정신에도 분구하고 이런 원조 형식은 흔히 대화나 동반자 관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건 원치 않건 구원자라는 태도와 의존을 장기적인 것으로 만든다. 알베르트 슈바이처(Albert Schweitzer, 1875-1965)는 가봉에 세운 랑바레네 진료소에서 활동한 공로로 1954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나는 너의 형제다, 그러나 너의 형이다”라는 것이 아프리카 사람들에 대한 그의 태도였다. 온갖 억압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사람들이 기독교의 가르침을 생명에 대한 존경의 가르침으로 바꾸었음을 남아프리카 성공회 데스몬드 음필로 투투 주교(Desmond..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유럽 열강의 아프리카 침략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는 상대적으로 늦게야 아프리카 대륙에서 역할을 말았다. 가장 먼저 온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대부분 처음 자리 잡았던 해안 지대에 머물렀다. 남아프리카의 네덜란드 사람들만이 예외였다. 그들은 모국과의 결속을 끊고 스스로 ‘신에게 받은 권리’를 가진 흰둥이 아프리카 사람이라고 여겼다. 프랑스가 1881년에 튀니지를 점령하자, 영국은 1년 뒤에 이집트를 집어삼켰다. 영국이 남아프리카에서 줄루족을 제압하는 동안 프랑스 장교들은 세네갈과 서부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들을 뚫었다. 독일은 마지막에 독일령 서아프리카(오늘날의 나미비아)와 독일령 동아프리카(오늘날 탄자니아)와 서부 아프리카에 있는 토고와 카메룬을 차지하였다. 벨기에 왕 레오폴드 2세는 벨기에령 ‘콩고공화국’을 선포하였다. 혼란이 점점..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노예제도

▶ 노예 제도는 옛날부터 있었다. 그러나 초기 아프리카 문명들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노예 제도는 뒷날 아랍 사람과 유럽 사람의 노예 사업과는 비교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노예는 각 가족의 일부였고 다시 해방될 가능성이 열러 있었다. 세계는 이제야 비로소 아프리카에서 행해진 체계적인 인간 도둑질이 가져온 파괴적인 결과가 현대 아프리카 국가들의 형식적인 독립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끔찍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유럽은 이런 부당함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하며, 그 당시와 오늘날까지 여전히 백인 아닌 사람이 겪는 불평등과 불리함을 정당화하는 데 동원된 이데올로기를 이해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아프리카의 사람들은 그렇게 엄청난 규모의 노예 매매가 아랍과 아프리카의 상인들 그리고 자국민을 팔아 부자가 된 정치 ..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아프리카의 초기 역사

3000만㎢ 넓이의 아프리카는 5개 대륙 중 4400만㎢가 넘는 아시아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큰 대륙이다. 지구에 있는 대륙의 5분의 1이 아프리카에 속한다. 유럽보다 여섯 배나 크다. 사하라 사막 하나만 해도 미국과 거의 맞먹다. 아프리카는 대양에 둘러싸인 거대한 섬 같은 느낌을 준다. 아프리카 대륙의 극히 다양한 신화와 전설들이 지상에 생명이 생겨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많은 종족과 민족들에게서 ‘생명의 나무’가 중요한 노릇을 한다. 잠베지 강 남쪽 은데벨레 종족들 사이에서도 그렇고 남아프리카의 줄루족들 사이에서도 그렇다. 최초의 인간의 흔적을 조사하는 과학자들은 동아프리카에서 나타난 기후 변화에 주목하였다. 아프리카 서부에서는 계속 열대 우림이 지배하였는데, 동부에서는 차츰 땅이 건조해졌다. 거대하..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 탄자니아, 잠비아, 보츠와나

▶ 아프리카에서 부족과 국가 간 분리에 가장 근접해 있는 나라는 탄자니아다. 탄자니아에는 120개의 종족 집단이 살고 있고 이들 집단은 때로는 상호이해가 불가능한 문화를 가지고 잇지만, 독립 후 수십 년 동안 이 나라는 집단적 유혈 사태를 겪은 일이 거의 없다. 초대 대통령 줄리어스 니에레레의 경제 정책은 엉망이었다. 61년 독립 당시 대학생이라곤 16명밖에 없었던 나라에서 그는 국가계획경제를 수립하기 위해 애썼다. 니에레레는 기업을 국유화하고 외국 기업을 수용(收用)했으며 인도와 아랍 상인들의 가게를 문 닫게 하고 이곳을 관료들로 채웠다. 머지않아 탄자니아에서는 제대로 불이 붙는 성냥을 사기도 힘들어졌다. 니에레레는 또한 농촌 인구의 2/3를 집단농장으로 보냈다. 다행히 모택동과 달리 니에레레는 농부들..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 에이즈

빈곤은 일종의 숙명론을 조장한다. 당신이 가난하고 죽음이 어느 때라도 찾아올 수 있다면 당신의 삶은 고달픈 것이다. 아프리카의 심각한 기술 인력 부족은 에이즈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많은 교사들까지 죽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잠비아의 전력난은 엔지니어들이 에이즈에 희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짐바브웨 농민들은 농장에 물을 대지 못하고 있다. 송수관의 놋쇠 부속품이 관 손잡이용으로 도난당하기 때문이다. 코트디부아르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에 따르면 에이즈에 걸린 가정들은 교육비 지출을 절반으로 줄이며 식비는 2/5로 줄어들고 치료비는 4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탄자니아에서 행해진 다른 연구에서는 에이즈로 앓는 남편을 가진 여성은 전에 비해 농작물 재배 시간이 60%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비아 아동..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 -내전과 자원, 나이지리아

▶ 앙골라, 차드, 콩고 브라자빌, 수단 내전은 모두 석유 자원을 둘러싼 것이었다. 반군들은 시에라리온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을 지배하기 위해 싸웠고, 서부 사하라에서는 인산염을, 라이베리아계서는 철광석, 목재, 다이아몬드 그리고 마약통제권을 놓고 싸웠다. ▶ 아마도 카빌라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르완다 후원자에 대한 배신이었을 것이다. 집권한 지 1년밖에 안 되어 카빌라는 공동 적이던 대학살의 주인공 후투 반군과 손을 잡았다. 화가 난 르완다 정부는 자신이 내세웠던 인물을 전복시키기로 결정하고 똬리를 튼 코브라처럼 빠른 속도로 대응했다. 그들은 정글 넘어 2000km나 되는 지역에 구형 소련제 수송기로 군대를 투입했고 킨샤사에서 멀지 않은 키토나와 마타디 지역에 기지를 세웠다. 수일 내로 르완다군은 킨샤..

아프리카,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

아프리카,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 The Shackled Continent(2004) 로버트 게스트 저/김은수 역 | 지식의날개(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아프리카에 대해 국내에 출간돼 있는 책들을 다 보지는 못했어도, 관심 있는 주제여서 무엇이 나왔는지는 대략 훑어본다. 뭐, 별로 어려울 것도 없는 일이다. 아프리카의 역사를 다룬 책은 거의 없으니까. 근래 유행하는 여행기 종류로는 몇 종 나와 있다. 김모 PD의 책은 얼핏 서점에서 훑어보니 눈길을 끌긴 하는데 나처럼 ‘일’로 아프리카 정보를 얻어야 하는 사람들이 골라서 볼 책은 아닌 것 같다. 황학주 선생님의 책들은 사진과 글이 좋지만 역시나 여행기 혹은 에세이 성격이다. 이산출판사에서 나온 존 아일리프의 는 매우 훌륭한 책이다. ‘제대로 된’ 아프리카..

딸기네 책방 2010.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