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49

카프카스 또 긴장?

러시아가 그루지야 내 분리운동 지역인 압하지야 자치공화국에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를 배치하면서 카프카스 일대에 다시 긴장이 감돌고 있다. 카프카스·중앙아시아로 계속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미국과 친미·친서방 노선을 걸어온 그루지야 양측 모두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해석된다. 알렉산데르 젤린 러시아 공군 참모총장은 11일 성명을 내고 “압하지야 영토 안에 S-300 시스템을 배치했다”며 “이 시스템은 육군의 방공시스템과 협력하면서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를 공습에서 방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옛소련 시절인 1978년 첫선을 보인 S-300 미사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에서는 SA-10 그럼블(Grumble)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미국 패트리어트 시스템과 동급이지만 더 대형이고 무거우며 사..

유혈사태 끊이지 않는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에서 얼마전 또다시 유혈사태가 일어났다. 이달초 중부 플라토주(州) 조스에서 무슬림 유목민들이 기독교도 주민 500명 이상을 살해한 것이다. 분쟁과 학살이 일어날 때에 으레 그렇듯이 희생된 이들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들이었다. 외신 사진으로 전해진 ‘학살의 현장’은 끔찍했다. 곳곳에 널린 시신들을 간신히 수습한 주민들은 황무지같은 붉은 땅에 커다란 구덩이를 파고 주검들을 한데 모아두었다. 우마루 무사 야라두아 대통령은 지난해말 심장병 수술을 받은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불신임 위기에 놓여 있다. 차기 집권자로 유력시되는 굿럭 조너선 부통령은 즉시 조스에 보안병력을 투입하고 공격자들을 색출·체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런 사태가 한두번이 아니거니와, 나이지리아 연방정부에 유혈충돌을 금지시킬 힘..

나이지리아 이번엔 유목민들이 정주민 공격

종교간·부족간·지역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나이지리아에서 다시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알자지라방송 등은 8일 나이지리아 중부 플라토주(州) 중심도시 조스에서 하우사-풀라니족 유목민들이 기독교도 주민들인 보롬 공동체를 집단 공격, 수백 명을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심장병 수술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우마루 무사 야라두아 대통령을 대신하고 있는 굿럭 조너선 부통령은 이날 보안병력을 투입, 공격자들을 색출·체포하라고 지시했다. 나이지리아 최대 부족으로 대부분 무슬림인 하우사-풀라니족 유목민들은 전날 요스 남쪽 교외 도고 나하와 마을에 몰려와 총기를 난사하며 이 곳에 살고 있던 보롬 공동체 주민들을 공격했다. 현지 적십자사는 “주변 다른 기독교도 공동체 두어곳도 공격 목표가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

다르푸르에 평화가 올까요

21세기 최악의 인종말살 분쟁지역인 다르푸르에 평화가 올까요. 수단 정부가 다르푸르 최대 반군조직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기로 하고 기본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다음달 중에는 공식 평화협정을 맺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협정이 말 뿐인 약속으로 끝나지 않게 하려면 국제사회의 더욱 긴밀한 협력과 감시가 필요하겠지요. 기아 선상에 허덕이는 수백만 난민들의 인도적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인 것 같습니다. 반군-수단 정부 협정 체결 다르푸르 최대 반군 조직인 정의평등운동(JEM)의 아흐메드 후세인 대변인은 20일 AFP통신 등 외신들에 “차드 수도 은자메나에서 수단 정부 측과 즉각적인 휴전 등을 담은 기본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후세인은 JEM 지도자 할릴 이브라힘이 휘하 부대들에 무력행위를 ..

예멘 대테러전 ‘제2 아프간’ 우려

모래바람 부는 황량한 산악지대의 소도시 시장 골목에 전투기가 나타나 폭격을 한다. 아이들과 여성들을 비롯해 수십명이 쓰러진다. 주민들은 절규하지만 정부는 “알카에다를 사살했다”고 주장한다. 가난한 이 나라 정부에 무기와 돈을 대주는 것은 미국과 돈많은 산유국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아라비아반도 남단의 예멘에서도 ‘알카에다와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접한 예멘 북쪽 국경지대 사다 주(州)의 소도시 라제에서 20일 새벽 사우디군 공습으로 민간인 54명 이상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지역은 이슬람 시아파인 후티 부족 반군의 분리운동이 한창인 지역이다. 반군 대변인은 “사우디 폭격기의 공격으로 주택 다섯 채가 부서지고 주민들이 대거 희..

엑시트 운즈 : 분쟁의 한가운데에서 살아가는 텔아비브 젊은이들의 자화상

엑시트 운즈 : 분쟁의 한가운데에서 살아가는 텔아비브 젊은이들의 자화상 루트 모단 글,그림/김정태 역 | 휴머니스트 총알이 사람의 몸을 관통하면 앞쪽 총알 들어간 쪽의 상처보다 총알이 몸을 헤집고 나간 뒤쪽의 상처가 훨씬 크다고 한다. 총에 맞아본 적도 쏘아본 적도 없으니 알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들 한다. 그리고 그 총알 나간 커다란 상처를 ‘엑시트 운즈(exit wounds)’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맞은 자국보다 그 이후의 나간 자국이 훨씬 크고 치명적인, 그런 상처를 말한다. 날카롭지 않고 심지어 귀엽기까지 한 만화책인데, 제목에는 그런 상처를 그대로 끌어다놓았다. 책의 배경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폭력으로 따지면 세상 어느 곳 못잖게 지구상 폭력의 모든 것을 대변하고 있는, 하지만 아프리카 난민촌..

딸기네 책방 2009.10.19

바스크 분리단체 또 테러

바스크 분리주의 무장단체 ETA(바스크 조국과 자유)가 창설 50주년을 전후해 연일 테러공격을 감행하면서 스페인이 테러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당국은 휴가철을 맞아 추가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 경계태세를 최고 단계로 올렸다. Investigators gesture beside the wreckage of a car in Palmanova, Mallorca, July 30, 2009. At least two people were killed by a car bomb at a Civil Guard barracks on Mallorca, officials said on Thursday. REUTERS/Dani Cardona Interior Minister Alfredo Perez Rubalcaba, sur..

'위구르의 어머니' 레비야 카디르

중국 정부는 신장위구르에서 다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강경진압에 나서면서, 미국에 망명 중인 위구르족 여성 독립운동가 레비야 카디르(61.사진)를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미국 당국의 보호를 받는 카디르가 위구르인들에게 돈을 대고 시위를 부추겼다는 겁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주장으로 새삼 주목을 받게 된 카디르는 위구르 출신의 여성사업가이자 분리운동가로서, ‘위구르인의 어머니’라 불리는 인물이랍니다. 그는 1948년 동투르키스탄(지금의 신장위구르 자치주)의 산악지대에서 태어났는데, 중국 공산당이 한족을 그곳으로 강제이주시키면서 사막으로 쫓겨났습니다. 카디르는 15세에 결혼해 여섯 아이를 낳았는데, 남편의 구타에 시달리다가 28세에 이혼했습니다. 힘겨운 결혼생활과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고초..

중국-인도 또 국경분쟁 조짐

인도와 중국 사이에 다시 영토분쟁 조짐이 일고 있다. 핵·군비 경쟁을 비롯, 지역패권을 놓고 경쟁을 벌여온 두 나라 사이에 ‘통제선(LAC)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고 인도 일간지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10일 보도했다. 발단은 최근 들어 중국이 잇달아 통제선을 넘어 순찰을 강화한 것. 두 나라는 4057㎞에 이르는 기나긴 경계를 맞대고 있는데, 오랜 분쟁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공식 ‘국경’이 아닌 ‘통제선’만 설정해놓은 상태다. 신문은 인도 정부의 소식통들을 인용, 중국 인민해방군 순찰대가 지난 2일 통제선 부근에 있는 판공초 호수와 카슈미르 부근 트리그 고원에 출몰했다고 보도했다. 판공초 호수의 3분의 2는 중국령이고 3분의 1은 인도령이다. 이튿날인 3일에는 인민해방군이 아예 트리그 고원..

푸틴이 원하는 것

“푸틴이 러시아의 오랜 상처에서 고름을 짜내기 시작했다.”(미국 뉴욕타임스) 러시아가 사실상 백기를 든 그루지야에 그토록 가혹한 ‘응징’을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남오세티야를 보호하고 평화유지 작전을 수행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루지야를 넘어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의 지정학 지도를 다시 그리려 하는 것이라는 시선이 많습니다. 오일달러로 ‘붉은군대’를 재무장한 러시아가 무력으로 부활을 과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네요. 미국 보수잡지 ‘뉴리퍼블릭’의 편집장 로버트 케이건은 11일자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러시아의 그루지야 공격을 ‘침략’으로 규정하면서 “푸틴의 제국주의적 야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의 그루지야 공격은 코소보 독립선언 때 세르비아로 탱크를 보내 ‘시위’를 한 것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