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70

아리안 형제단, 그리고 미국 검사들의 죽음

“아리안계의 혈통을 계승하며 유대인과 유색인종의 피가 섞이지 않게 하라.” 70여년 전 독일 나치당의 선전이 아니다. 지금도 미국에서 버젓이 활동하는 백인 우월주의 집단들이 내세우는 주장이다. 약칭 AB, 혹은 약칭을 따서 ‘앨리스 베이커’, 조직원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원투(알파벳 첫번째, 두번째 글자라는 뜻).’ 미국 인종주의 조직 ‘아리안형제단’을 부르는 이름들이다. 1964년 만들어진 이 조직은 미국 전역에 2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데, 그중 대부분은 감옥에 수감돼 있다고 한다. 미 연방수사국에 따르면 미국 내 수감자의 1%가 아리안형제단 멤버이고 재판이 끝난 살인사건의 20%가 이들이 저지른 것이다. 살인, 마약밀매, 강도, 교도소 내 성매매 등 온갖 악행들이 이들의 범죄리스트에 올라와 있다. ..

[아침을 열며] 죽는 10대, 죽이는 10대... 올 것이 왔을 뿐이다

엄마가 중학생 아들의 책상을 톱으로 썰었다고 했다. 성적이 좋지 않다고. 어떤 아이는 “아이팟과 함께 묻어달라”며 목숨을 끊었다. 넉 달 전 청주에서는 한 남학생이 차마 인용하기도 힘든 충격적인 행위를 했다. 지난해에는 동남아의 국제학교에 다니던 한국 학생들이 귀국해 행인을 폭행, 살해했다. 그리고, 가혹한 폭행을 당하던 남학생이 친엄마를 살해했다. 언론에선 우리 사회의 성적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 끔찍하긴 하지만, 충격적이라기보다는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다. 패륜 존속살해사건의 효시 격인 ‘박한상 사건’이 떠올랐다. 내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이었다. 부유층 집안에서 자라 미국에 유학했던 학생이 도박에 빠져 집으로 다시 끌려온 뒤 부모를 살해했다. 부잣집 유학파 아들이 저지른 경악스러운 사건에..

IMF 총재에게 성폭행 당할 뻔한 피해 여성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폭행 미수 사건 때문에 시끄럽네요. 스트로스칸은 올해 62세이고 프랑스의 장관을 지냈고, IMF의 수장이고, 차기 프랑스 대통령을 꿈꾸던 유력정치인이죠. 그렇다면 그에게 성폭행당할 뻔한, 부상을 입고 병원까지 갔던 피해여성은 어떤 사람일까요? 항상 이런 사건이 터지면 '스캔들'로 취급되고, 이면의 피해여성들이 오히려 꼭꼭 숨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그 여성에 대한 기사들을 좀 찾아봤습니다. 피해 여성은 올해 서른 두살이고요. 서아프리카에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기니 출신이라고 합니다. 이 여성이 일하던 곳은 프랑스계 호텔체인인 소피텔, 그 중에서도 뉴욕 맨해튼에 있는 호텔이었습니다. 그 호텔에서도 아마 숙박비가 가장 비싼 축에 속할 펜트하우스에..

2010 아시아

2010년이 저물어 갑니다. 제멋대로 세계 뉴스 정리해봅니다. 아시아 아시아는 어떤 한 해를 보냈을까요... 예년에 비해 대규모 분쟁이나 참사는 그래도 적었던 것 같네요. 그 대신 주요국들 정치구도의 변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중국의 차기 지도자가 결정된 것, 일본 하토야마 정권이 물러나고 민주당 내 분란이 벌어진 것, 태국 친탁신계 시위, 버마 아웅산 수치 여사의 석방 등이 주요 뉴스로군요. 먼저 중국.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차기 중국의 지도자로 결정됐습니다. 10월 18일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의 하나인 제17차 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7기 5중전회)에서 시진핑(習近平·57) 국가부주석이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됐습니다. 이로써 시진핑은 차기 중국 최고지도자직을 예약했습니다. 이..

'마약상어' 아시나요

‘마약 상어’라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요즘 여러 외신에서 다뤄지고 있는 중남미의 토픽인데요. 중남미 서부 태평양 바닷가에, 뱃속에 마약이 잔뜩 들어있는 상어가 출몰하고 있답니다. 신종 상어는 아니고, 마약 밀매범들이 아예 이 바닷길을 ‘상어 마약운반’ 통로로 쓰고 있다는 거죠. 멕시코, 콜롬비아에서 미국으로 가는 해로가 이 마약밀매의 주된 루트라고 합니다. ▶ Narco-Sharks Replacing Drug Mules 지난해 6월, 코스타리카의 푼타레나스의 사설 항구에서 멕시코 마약수사당국 파견요원들이 도버 스트레이트라는 화물선 한 척을 덮쳤습니다. 배 안에는 얼린 상어가 가득했는데, 상어 뱃속에 마약이 들어있더랍니다. 당국은 무려 895kg의 코카인을 압수했습니다. 그 한 달 뒤에는 코스타리카 당국이..

멕시코 '갱과의 전쟁'

멕시코 군이 마약갱 소탕작전을 벌이면서, 무장한 갱들과 미국 국경 부근에서 충돌해 27명이 숨졌다고 합니다. 숨진 사람들은 모두 갱 조직원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날 충돌이 일어난 과정을 살펴보면, 꼭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범 양성소들 찾아 작전 벌이는 것을 연상케 합니다. 그만큼 멕시코 마약 갱 소탕작전이 ‘전쟁’을 방불케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먼저 군이 국경 도시인 타마울리파스 주의 시우다드 미에르라는 곳을 공중 정찰한 뒤 갱 조직 무장요원들의 훈련 캠프로 보이는 곳을 찾아냈습니다. 그러고 나서 지상에서 병력이 투입돼 캠프를 급습했습니다. 군인들이 발포를 하자 갱들도 총을 쏘기 시작했고, 군인 2명도 부상을 입었습니다. BBC 방송에 따르면 타마울리파스 주는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마약 ..

'독재자들 재산환수' 힘겨운 싸움

찰스 테일러는 라이베리아 출신 군벌로, 다이아몬드 광산을 장악한 뒤 원광석과 목재 등을 팔아 돈을 불렸다. 그걸로 다시 무기를 사서 내전을 일으켜 전국을 장악한 뒤 1997년 대통령이 됐다. 이웃한 시에라리온에까지 무기를 들여보내고 광산지대 무장세력들을 부추겨, 서아프리카를 세상에서 가장 참혹한 전쟁터로 만들었다. 2003년 영국군 등 다국적 지원군이 들어가 내전을 끝내고 무장해제를 시킨 뒤에 테일러는 쫓겨났다. 체포된 테일러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감옥에 수감된 채 유엔 산하 시에라리온특별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교도소 경비 등을 포함, 재판비용으로만 다달이 10만 달러(약 1억20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 이 돈은 대부분 미국이 내고 있다. 라이베리아는 내전으로 초토화된데다 국가재정이 거의 무너져..

중국에서 또다시 ‘묻지마 칼부림’

중국에서 또다시 ‘묻지마 칼부림’이 일어나 유치원생 등 31명이 다쳤다. 인민일보는 29일 오전 장쑤(江蘇)성 타이싱(泰興)시의 한 유치원에 괴한이 난입, 흉기를 휘둘러 원생 28명과 교사 등 3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다친 어린이 중 5명이 중태라고 보도했으나, 현지 잡지인 차이징은 인터넷판에서 “어린이 4명이 과다출혈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타이싱은 베이징에서 약 900㎞ 떨어져 있으며, 범행이 일어난 유치원은 시내 중산층 거주지역에 위치해 있다. 범인은 쉬위위안(徐玉元)이라는 47세 남성으로, 현장에서 체포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 언론들은 쉬가 오랫동안 실직 상태였던 것으로 미뤄 좌절감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전했다..

신부들에게 결혼을 허하라?

교황청이 유럽 곳곳에서 일어난 성직자들의 성추문으로 궁지에 몰렸습니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독일 등지에서 일어난 아동 성추행·학대 스캔들에 더해, 교황청 의전담당 비서가 연루된 동성애 의혹까지 드러났습니다. 급기야 유럽 일부 언론들은 “성직자들에게 독신생활을 요구하는 가톨릭 규율이 문제”라고 지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아일랜드 가톨릭계를 이끌어온 션 브래디 추기경이 교단 내 아동성학대 스캔들을 감추기 위해 피해자들에게 침묵을 강요했다고 14일 보도했습니다. 가톨릭국가인 아일랜드에서 사제들의 성추문이 문제가 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1980년대부터 사제들의 아동 성학대·추행 등이 문제가 돼 정부가 조사위원회를 꾸린 바 있습니다. 가톨릭 교단에서 피해자들과 거액의 배상합의를 한 적도 ..

'암살국가 이스라엘' 버릇을 고치자

“이참에 국제사회 무법자 이스라엘의 버릇을 고치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경찰이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모사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하마스지도자 암살사건 뒤 각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두바이 측이 이스라엘 수뇌부를 향해 칼을 빼들고 나선 겁니다. 다히 칼판 타밈 두바이 경찰청장은 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모사드 수장인 메이르 다간 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타밈 청장은 알자지라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 마흐무드 알 마부흐 암살에 관여한 것을 거의 확신한다”며 “모사드는 위조여권을 암살에 이용해 두바이와 유럽국들을 상대로 사기행위를 저질렀다”고 재차 비난했습니다. 다른 걸프국들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