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99

미·영 정보기구, 인터넷 암호깨는 '불런' 프로그램 개발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들이 전세계 수억명이 사용하는 인터넷 암호시스템을 깨기 위한 비밀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가디언은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가 인터넷·휴대전화 등의 암호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불런(Bullrun)’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러 감시를 위한 정보수집용’으로 비밀 도·감청을 해왔다던 주장과 달리 미 정부가 공격적으로 전세계 거의 모든 정보들을 빼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뜻이다. 영국도 미국 정보기관을 도와 테러 관련 정보를 수집해왔다는 기존 주장과 달리 암호 무력화 기술을 주도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메릴랜드 주 포트미드에 있는 NSA 본부..

'군사개입', 리비아는 했는데 시리아는 못 하는 이유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건... 충격적입니다. 아이들은 항상 모든 분쟁, 내전의 피해자들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이들 시신 수십구가 줄지어 놓여 있는 이번 사건의 사진들만큼 충격적인 것은 별로 못 본 듯합니다. 아이들을 골라서 죽음의 가스를 마시게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출생률 높고 아이들 많은 민간인 거주지역에서 새벽 시간대에 화학무기를 쓴 탓에, 아이들과 여성들이 많이 숨졌다지요. 독성물질의 성질을 잘 몰랐던 주민들은 독가스가 퍼지자 지하실로 숨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유독가스가 공기보다 무거워 밑으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어서 희생이 더 커졌다고 현지 의료진은 전했습니다. 30분만 맑은 공기 마시면 회복될 수도 있었다는데... 이슬람 풍습상 하루만에 벌써 매장이 시작됐기 때문에, 피해규모를 ..

이집트 군사 원조, "해도 욕먹고 끊어도 욕먹는" 미국의 딜레마

‘벌’을 주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지만, 하루이틀도 아니고 30년 넘게 이어져온 관계입니다. 일방적인 도움도 아닌, 서로 주고받는 사이였습니다. 민선 정부를 뒤엎고 반대세력 1300여명을 학살한 이집트 군부를 미국이 어떻게 ‘응징’할 수 있을까요. CNN방송의 보도대로 미국은 이집트 원조를 두고 “해도 욕 먹고 안 해도 욕 먹는” 처지('Damned if you do, damned if you don't')가 돼버렸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 백악관 참모들과 존 케리 국무장관들을 불러 ‘각료급 긴급회의’를 열고 원조를 중단할지 말지 검토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올해 책정된 미국의 이집트 원조 예산은 총 14억8000만달러(약1조6500억원) 규모로, 그 중 13..

이집트 유혈사태, 외교협상이 실패한 이유

지난달 3일 이집트 군부가 ‘48시간의 최후통첩’ 뒤 무슬림형제단 소속의 모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전격 축출했습니다. 누가 뭐래도 군부 쿠데타인 이 사건을 미국은 ‘쿠데타’로 규정하길 꺼렸습니다. 지난 14일부터 며칠 째 계속되고 있는 이집트의 유혈사태는 이집트 군부(현 정부)와 무슬림형제단 간의 정치적 타협을 중재하는 데 실패한 미국의 ‘외교적 실패’라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미국은 왜 실패했으며, 이집트 정국을 둘러싸고 ‘막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17일 이집트 쿠데타 이후 벌어진 막후의 외교협상을 되짚어보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유럽연합 이집트 특사인 스페인 외교관 베르나르디노 레온과 미국의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이 2주 동안 수차례 이집트를 ..

이집트 군부 키우고 쿠데타 묵인한 미국의 ‘원죄’

이집트 군부쿠데타를 사실상 묵인,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미국이 이집트와의 합동군사훈련을 취소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이집트 군부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오바마는 이날 휴가지인 매사추세츠주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특별성명을 발표, “이집트 폭력사태를 강력 규탄한다”면서 “이집트는 더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다음달 실시될 예정이던 이집트와의 정례 합동군사훈련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집트 군부와 민주적인 정권 이양을 위해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정부가 지난달 초 벌어진 이집트의 모함마드 무르시 정권 축출..

스티븐 로런스와 짐머먼 사건, '제도적 인종주의'

스티븐 로런스는 18세의 흑인 학생이었는데, 1993년 4월 22일 저녁 영국 런던 남부 엘덤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백인 젊은이 5명에게 흉기로 찔려 숨졌다. 경찰은 범인들을 모두 붙잡았지만 아무도 기소하지 않았다. 나중에 기소가 됐지만 2명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다. 로런스의 죽음은 영국에서 인종차별을 둘러싼 논란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오랜 기간 식민지를 운용하고 그 결과 수많은 유색인종을 국민으로 받아들이게 된 영국에서, 인종차별은 해묵은 주제였다. 영국은 전세계에 흑인 ‘노예’들을 퍼뜨린 주범이지만 동시에 인종차별이나 노예 매매를 옛 열강 중 가장 먼저 종식시킨 나라라는 자부심 또한 갖고 있었다. 로런스 사건은 식민통치가 끝난 지 반세기도 더 지나 벌어진 일이었기에 영국 사회에서 큰 파장을 ..

백혈병 어린이 도우려 삭발한 부시 전 미국대통령

백혈병에 걸린 아이를 위해 삭발을 한 전직 대통령, 이를 트위터에 소개하며 전임자에게 찬사를 보내는 전직 대통령, 숱한 위험 속에서 세계의 분쟁지역을 찾아다니며 평화를 설파하는 전직 대통령. 숨겨둔 재산 때문에 수색당하는 한국의 전직 대통령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는 머리카락을 모두 밀어버린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89)이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이 일제히 실렸다. 아이의 이름은 패트릭, 두살배기 사내아이인데 역시 머리카락이 없다. 부시 전대통령 경호원의 아들인데 백혈병을 앓고 있다. 패트릭의 부모는 병에 걸린 아들의 치료비를 모금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사연을 들은 부시는 패트릭처럼 삭발을 하고 모금운동을 돕기 위해 나섰다. ..

미 정보수집 폭로 스노든, 러시아에 임시망명 신청

미국 국가정보국(NSA)의 비밀 정보수집프로그램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사진)이 러시아에 임시망명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러시아 내에서 스노든을 돕고 있는 인권변호사 아나톨리 쿠체레나는 이날 오후 스노든이 ‘임시망명 신청서’를 작성해 연방이민국 직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쿠체레나는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환승구역에 머물고 있는 스노든을 찾아가 서류 작성을 도왔으며, 연방이민국 직원도 환승구역으로 와서 망명신청서를 접수받았다고 밝혔다. 스노든과 망명 문제를 논의해온 위키리크스 측도 트위터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는 글을 올렸다. 스노든이 머물고 있는 모스크바 셰레미티예보 공항 통상적인 절차대로라면 러시아 당국이 신청서를 검토한 뒤 ‘일시체류허가’를 내주게 ..

스티븐 로런스와 조지 짐머먼 사건

미국의 흑백 인종차별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영국의 사례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미국에 비해 들을 기회가 적었던 것 같습니다. 몇해 전 인종주의에 대한 책을 번역하다 스티븐 로런스 사건을 접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영국에서는 크게 논란거리가 됐고 정부 차원의 조사까지 벌어졌던 사건이더군요. 내용은... 많이 듣던 스토리입니다. 억울하게 살해된 흑인 소년, 하지만 백인 피의자들은 처벌받지 않았다는. 스티븐 로런스 Stephen Lawrence (아래 사진)는 18세의 흑인 학생이었는데, 1993년 4월 22일 저녁 런던 남부 엘덤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백인 젊은이 5명에게 흉기로 찔려 죽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범인들을 모두 붙잡아 놓고도 아무도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기소가 됐지만 2명은 증거불충분..

미국 항공기 사고조사 어떻게 이뤄지나... NTSB, FAA 등 협력

아시아나 여객기 활주로 충돌사고가 일어나자 6일(현지시간)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연방항공청(FAA)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조사팀을 급파했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항공기 사고에 대해서는 교통안전위원회가 조사의 모든 책임을 맡지만, 연방항공청과 항공사 등 여러 기관·당사자들이 조사에 관여한다. 이 때문에 조사기간은 몇개월에서 길게는 10년 이상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사고현장에서 1차적으로 조사를 벌이는 것은 경찰이다. 경찰이 우선 공항당국과 함께 현장을 통제하며 탑승객과 목격자들을 상대로 상황을 조사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에서도 사고기 탑승객들 중 경상을 입은 이들은 먼저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소방대원, 의료요원도 목격자·생존자들과 함께 경찰의 조사를 받으며 이들의 증언이 사고조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