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19

'조종사 푸틴'

카리스마와 쇼맨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이번엔 항공기 조종사로 변신을 했습니다. 직접 소방용 항공기 조종석에 들어가 부조종사로 하늘을 날며 산불 진화작업에 나선 것이죠. 2년 뒤 대선 재출마설이 파다한 푸틴이 다시 한번 민심 다스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행기 조종간을 잡고 있는 푸틴. 사진=리아노보스티 푸틴은 10일 러시아제 Be-200 수륙양용 산불진화용 비행기를 타고 화마에 휩싸인 모스크바 남동쪽 랴잔 지방 시찰에 나섰습니다. 승객석에 타고 있던 푸틴은 비행 도중 조종실 문을 열고 들어가, 부조종사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조절판 레버를 잡고 버튼을 눌러, 물 24톤을 산불 지역에 투하했습니다. 푸틴이 조종사를 돌아보며 “괜찮았느냐”고 ..

러시아, 극동에 새 우주기지

러시아가 1조 가까운 돈을 들여 극동에 새 우주기지를 세우기로 했다. 여전히 황무지로 남아있는 극동을 개발하고 민간 우주여행객들을 끌어들여 외화 수입도 늘리기 위한 우주인프라 투자다. BBC방송 등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247억루블(약 9750억원)을 투자, 중국 국경과 인접한 극동에 새 우주기지를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위치는 블라디보스토크 북서쪽 아무르 오블라스트(주)의 우글레고르스크. 이 곳은 1961년 군 기지가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마을로, 5300명의 주민이 폐쇄된 군사지역 내에 살고 있다. 러시아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기지가 이 곳에 있지만 주변은 모두 개발되지 않은 벌판이다. 푸틴은 이곳에 유인·무인우주선 발사가 가능한 ‘보스토치니 코스모드롬(동방 ..

미-소 이어준 소녀 서맨사 스미스

“안녕하세요, 미스터 안드로포프. 제 이름은 서맨사 스미스이고, 나이는 10살입니다. 새로운 일을 맡게 되신 걸 축하드려요. 저는 러시아와 미국이 핵전쟁을 할까봐 무서워요. 혹시 전쟁을 할 것인지를 놓고 투표를 하실 생각인가요? 그런 게 아니라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떤 일을 하실 생각인지 제게 얘기해 주세요. 꼭 대답하셔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왜 이 세상을, 최소한 우리 나라를 정복하려고 하는 건지 알고 싶어요. 신은 우리가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살라고 이 세상을 만드셨거든요.” 1982년 11월 레오니트 브레즈네프가 숨지고 유리 안드로포프가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미국인 소녀의 편지가 공산당 기관지인 프라우다에 실렸다. 물론 안드로포프의 답신은 없었다. 하지만..

거대 개도국들 "이제는 우리 세상"

‘세계의 경제 기관차’로 불리는 거대개도국들이 브라질에 모였다. 거대개도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중국,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들은 일제히 “이제는 일극이 아닌 다극적 국제질서로 가야한다”면서 서방 선진국 위주로 돌아가던 세계질서에 반기를 들었다. ‘브릭스(BRICs)’라 불리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개국 정상은 15일 브라질리아에 모여 개도국들의 목소리를 더욱 많이 반영, 국제금융질서를 시급히 고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회의를 주최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현재의 기구들은 정통성이 결여돼있다”며 국제금융체제에서 개도국의 역할이 더욱 커져야..

폴란드 사고에 '러시아 음모설'

러시아 스몰렌스크 항공기 사고로 대통령과 정부 주요인사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초유의 비극이 일어나자 폴란드 국민들은 악연을 떠올리며 비통해하고 있다. 러시아 측은 이번 참사에 애도를 표하면서 사고 경위를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 밝히고 있지만, 폴란드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도널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0일 스몰렌스크의 참사 현장을 찾아가 헌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투스크를 끌어안고 애도를 한 뒤 현장 근처에 설치된 긴급구호사령부를 함께 방문하면서 사고 경위를 철저히 가려낼 것이라 약속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 러시아(옛소련)로부터 침공 혹은 탄압을 당해온 폴란드인들은 국가 지도부와 엘리트들이 몰살당한 이번 참사를 바라보며 새삼 악몽을 되새기고 있다. 잘..

미-러 '핵 감축' 새 협상 마무리

미국과 러시아가 새로운 핵무기 감축협정에 대한 협상을 끝내고, 다음달 초 체코 프라하에서 조인식을 갖기로 했다. 1년 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프라하 방문 때 밝힌 ‘핵 없는 세상’의 비전이 현실로 한층 다가선 셈이다. 백악관과 크렘린은 협상이 사실상 완료됐음을 확인하면서, 며칠 내로 양국 정상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체코 정부는 24일 “미국과 러시아가 프라하에서 다음달 8일 쯤 핵무기 감축을 위한 새로운 협정의 조인식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지난해 4월 프라하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핵 없는 세상’이라는 구상을 제안했다. 이에 러시아가 화답하면서 양국간 핵무기 감축협상이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시한이 만료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의..

어제의 오늘/ 1947년 '미국의 소리' 옛소련권 전파 송신 시작

냉전시절 반공 이데올로기와 ‘미국식 체제’의 우월성을 전파하던 도구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다. VoA의 출범은 2차 대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0년대 이미 미국에는 NBC 국제라디오방송, 화이트넷 등 다국어 민간 단파라디오방송들이 있었다. CBS 남미 네트워크는 대륙 곳곳에 64개 방송기지를 두고 단파라디오 방송을 했다. 39년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미국의 방송사들이 해외로 전파를 보낼 경우 미국 문화를 보여주고 국제 우호와 상호이해를 증진시키는 데에 힘써야 한다’는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여기 맞지 않는 민간방송들의 서비스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양차 대전 와중에 세계를 네 편 내 편으로 가르는 것이 당연시되던 시기였기에, “언론검열”이라는 방송사들의 항..

어제의 오늘/ 세기의 체스 대결

D와 K는 모두 체스의 달인이었다. 1996년 2월 10일 미국 뉴욕 에퀴터블 센터에서 세계의 관심을 모은 둘이 체스 맞대결이 펼쳐졌다. 미국 태생인 D는 2m 키의 장신에, 왕년의 미국 체스 챔피언 조엘 벤저민 등에게서 체스를 배웠다. D는 고지식해서 상대방의 눈치를 본다든가 약점을 간파하는 재주 따위는 없었지만 그 대신 치밀하고 행마를 계산하는 데에 능했고, 지칠 줄을 몰랐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K의 무기는 그동안 쌓아올린 실전 경험과 끈질긴 승부근성이었다. 하지만 대전시간이 길어질수록 지쳐갔고, 갈증과 함께 집중력이 떨어졌다. 순간순간 작전을 바꿔가며 D를 공략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D의 승리였다. K는 결과가 몹시 아쉬웠겠지만, 정작 D는 기쁨도 보람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에게 이 게임은..

러시아와 이란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늘 핵 협상에서 이란을 편들어오던 러시아가 입장을 바꿔 추가제재에 찬성할 뜻을 비췄다. 이란은 핵 기술 협력 파트너였던 러시아의 돌변한 태도에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면서도 두 나라는 뒷전에서는 협력협정들을 잇따라 체결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 AFP통신은 1일 러시아 외교관의 말을 인용, 러시아 정부가 이란 추가 제재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러시아 외교관은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우리도 고립을 택할 생각이 없다”면서 제재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미국이나 유럽국들처럼 대이란 추가제재를 나서서 요구하거나 급하게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단 거리를 두었지만, 이란 제재에 반대해왔던 그 전의 입장과는 다른 태도다. 러시아는 지난달 27일 IAEA..

러시아 선박 '의문의 실종'... 이스라엘의 납치극?

지난 7월 24일 프랑스 북부 대서양에서 선박 한 척이 사라졌다. 러시아의 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에 들렀다가 핀란드로 가던 이 배는 핀란드 해운사 소유로, 몰타 섬에 목재 수송선으로 등록돼 있었다. 배에는 러시아인 선장과 승무원 19명이 타고 있었다. 하지만 ‘북극해(아래 사진)’라는 이름의 이 배는 항로에서 사라졌고, 러시아 해운당국은 “해적들에 납치됐다”고 발표했다. 소말리아 해적에 잇달아 피해를 입은 유럽 각국은 일제히 이 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러시아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 내에서 해적 사건이 일어난 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러시아의 발표는 석연찮았으며, 배를 ‘구출’했다면서도 전말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미스터리 같은 실종사건을 놓고 마약조직 관련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