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34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걀- 엽기적인 닭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걀 헬메 하이네 지음, 김서정 옮김 / 시공주니어 으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걀. 난 이 책이 좀 난감했다. 아이에게 보여주기에... 그림도 이쁘고, 내용도 나름 독창적이긴 한데 말이지.. 달걀은 먹는거거든? 근데 닭한테 달걀은 아기나 다름 없는 거란 말이다. 이쁜 달걀 낳는 닭이 최고 닭이다! 하는 설정인데, 암탉들이 알을 쑥쑥 낳는 것도 그렇고... 애는 아무 생각없이 엄마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고 지나갔지만 난 어째 영... 아무리 요새 달걀들이 무정란;;이라지만 컨테스트에 이기려고 달걀을 쑴풍쑴풍 낳는 것 같아서.. (하기사 황박사 연구 돕는다고 난자모으기 운동까지 한 나라에서 닭 쯤이야 -_-) 그리고 닭들이 왜 달걀프라이 생각을 하는 건지? 그런 삽화가 한 장..

딸기네 책방 2006.06.08

너를 사랑해- 엄마가 머가 뚱뚱해!

너를 사랑해 George & Sylvia: A Tale of True Love 마이클 콜먼 (지은이) | 팀 원즈(그림) | 박민정 (옮긴이) | 문학동네어린이 며칠전에 꼼꼼이를 데리고 닐리리네 까페에 놀러를 갔다. 예진아씨가 꼼꼼이랑 잠시 놀아줬는데, 내게 와서는 막 웃으면서 "꼼꼼이가 머라 그러는지 아세요, 언니 배가 나와서 뚱뚱하대요" 하는 거다. 몇달 전에는 "엄마 뚱뚱해, 배가 터질 것 같애"라고 해서 이 엄마에게 충격을 주더니... -_- 다섯 살이 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뚱뚱한 건 싫다"면서, 지가 뭘 안다구, 어설프게나마 몸매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곰은 날씬해 꼼꼼이 곰은 너무 귀여워 하고 노래를 부르는데, 아빠곰은 뚱뚱해 하면서 아빠를 놀린다는 뜻으로 히죽히죽 ..

딸기네 책방 2006.06.08

무지개곰

한국듀이에서 나온 트루북 테마동화라는 20권짜리 유아용 그림책 시리즈를 샀다. 어린이 책시장이라는 것이 워낙 왜곡돼 있어서, 제법 큰 시장(한국 출판계에선 어쩌면 가장 큰 시장인지도 모르겠다)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라든가 제품의 질 같은 것이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있다. 몇십만원씩 정가를 붙여놓고 그 몇분의 1로 후려쳐서 판다거나, 아직도 일본 책들 그대로 베껴다 판다거나 하는 것들. 너무나도 한국적인 ‘책 돌려가며 애 잡기’ 독서풍토도 맘에 안 들고 말이다. 암튼 충동적으로 주문한 책이 지난 토요일에 도착했다. 전혀 사전 지식 없이, 그림이 꽤 이뻐보이는데다가 값이 싸길래 주문을 했는데 예상밖의 보물이었다. 특히 그 중에서 보석같은 책, 마이클 모퍼고라는 영국 작가가 쓰고 마이클 포먼이라는 화가가 그린 ‘..

딸기네 책방 2006.06.05

깜짝깜짝! 색깔들- 깜짝깜짝 팝업북

깜짝깜짝! 색깔들 척 머피 지음 / 비룡소 / 2006년 2월 아이들용 팝업북을 실제로 들여다보면 너무 복잡해서 외려 아이가 안 좋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은 진짜 이쁘다. 색깔책답게 색깔이 곱다. 다양한 동물과 여러 색깔을 오밀조밀 엮어놔서 어른이 봐도 이쁘고 신기하다. 일본에서 이 책을 샀는데, 한국에서도 판다는 걸 정말 우연히 알게 됐다. 한국어판(글자가 없는 책이니 한국어판이라 하기도 뭣하지만)은 '깜짝깜짝! 색깔들'이라는 제목으로 돼있는데, 가격이 9000원 붙어있네. 이걸 싸다고 봐야 하나, 비싸다고 봐야 하나? 몇 쪽 안 되는 책인데다 두어번 보고 나면 (갓난아이가 아닌 다음에야) 닳도록 보지는 않는, 그런 책인 걸 생각하면 비싸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아이에게 이쁘고 '거창하지 않은'..

딸기네 책방 2006.02.07

책 읽어 주세요, 아빠! - 아빠, 책 읽어주라니깐!

책 읽어 주세요, 아빠! 니콜라스미 (지은이), 김서정 (옮긴이) | 프뢰벨(베틀북) 아마 다른 집에서도 그렇겠지만, 우리 집에서도 책 읽어주는 건 엄마인 내 몫이다. '엄마가 읽어준다'는 것에 대해 특별히 불만은 없지만, 그리고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솔직히 졸리다. 요새 꼼꼼이가 책읽기에 재미가 들려서 자기 전에 '되게 많이 읽어주세요' 하는데 몇권을 읽어줄지를 놓고 밤마다 실랑이를 벌인다. 난 새벽에 출근을 하기 때문에 늘 피곤하다. 지난 10여년간 졸린 상태로 세상을 살아왔다 -_- 그래서 책 읽어주다 말고 막 졸고, 잠꼬대 섞인 헛소리꺼정... ㅠ.ㅠ 그러니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불역열호아~). 그림도 귀엽고 내용도 귀엽고 ..

딸기네 책방 2006.01.20

눈보라 속의 쥐 의사 선생님- 소박하고 재미있는 일본 그림책

요새 우리나라 그림책들도 이쁘고 수준 높고 좋은게 굉장히 많은데, 이상하게 우리나라 그림책들은 일러스트레이션이 굉장히 강한 대신에 스토리텔링은 상투적인 게 대부분인 듯. 이 책, '눈보라 속의 쥐 의사 선생님'은 일본에 있을 때 봤었는데 '구리와 구라' 시리즈처럼 그림이 참 소박하다(실제로 '구리와 구라' 시리즈와 이 책은 같은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을 그렸다). 기초 데생이 탄탄한 화가가 아이들 보라고 단순하고 코믹하게 그린 듯한 그런 그림인데, 화려한 것하고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내용은 짧으면서도 스토리 구성이 단단하고 재미가 있다. 그런 걸 보면, 아무리 '그림책은 그림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역시 '책'인 바에야 '이야기'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딸기네 책방 2006.01.20

까만 네리노.

꼼꼼이가 느무느무 좋아하는 책. 색깔 이야기라고 보기엔 너무 까맣다. 온통 까맣다. 네리노는 까맣다. 너무 까매서, 어두운데 들어가면 안 보인다. 눈만 보인다. 형들은 까맣지 않다. 네리노가 너무 까맣다고, 안 놀아준다. 네리노는 외톨이. 그런데 고운 빛깔 자랑하던 형들이 사람에게 잡혀가서 새장에 갇혔다. 네리노는 깜깜한 밤에 형들을 구해준다. 그리하여 네리노는 형들에게 사랑받으며 잘 살았다~~ 스토리 단순, 그림도 단순. 귀엽다. 아마존에 있는 독일어판 표지 꼼꼼이는 겁이 너무 많아서, 깜깜한 곳을 너무 무서워한다. 깜깜한 장면이 나오는 책도 싫어했다. 엄마가 일하고 돌아와서 유치원에 꼼꼼이를 데리러 가는데, 요즘 같은 철이면 아이는 해가 꼴딱 져서 깜깜해질 때까지 유치원에 있어야 한다. 유치원에서 집..

딸기네 책방 2005.12.01

동물원에 대한 책 2권

동물원이 나오는 그림책 2권을 읽었다. 한권은 욕하면서 봤다. 꼼꼼이랑 같이 보다가 열받음. 또 한권은, 머리를 식혀주는 정반대의 동물원 이야기. 나는 동물원에 가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동물을 좋아하든 동물원을 좋아하든, 동물원에 한번이라도 가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봤을 법한 얘기. 이글라우로 간 악어. 야노쉬 지음. 시공주니어. 아, 정말 황당했다. 예쁜 그림책을 내 눈으로 보고 내 손으로 골라서 아이에게 읽히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럴 일이 통 없다. 이유는 단순하다. 집에 아이 그림책이 이미 많아서, 내가 골라서 사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모두 주변 육아선배들에게 얻은 책들이다. 이 책도 그렇게 우리집에 들어왔다. 그림이 이뻐보여서, 선배 언니가 전해준 2박스 분량의 그림책들..

딸기네 책방 2005.09.15

쏘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쏘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When Sophie Gets Angry -Really, Really Angry... 몰리 뱅 (지은이) | 이은화 (옮긴이) | 케이유니버스 | 2000-12-23 최근 읽은 아이 그림책 중에 가장 맘에 드는 책. 이건 아이가 아니라 나를 위한 책이다. '제 분에 못이겨 아이에게 화내는 엄마'를 위한 책. 그림이 처음엔 좀 낯설었다. 굵은 테두리가 있는 그림책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면과 면을 굵은 선으로 구분해놓는 것이 아이의 정서발달엔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어디서 주워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때문이다. 그런고로 나는 피카추 따위의 그림을 몹시 안 좋아한다. 헌데 이 책은 바로 그 테두리로 넘쳐난다. 사람도, 인형도, 색색깔 테두리로 둘러쳐져 있다. ..

딸기네 책방 2005.05.23

강아지똥- 난 왜 이 책이 맘에 안 들지.

강아지똥 권정생 (글) |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04-01 이 책 이야기는 너무 많이 들었다. 주변 엄마들 치고 이 책 모르는 사람 없을 것이다. 알라딘에 리뷰를 올리려고 들어와보니깐 그동안 올라와 있는 리뷰가 무려 264편이다. 별점도 꽤 높다...가 아니고 아주 높은 편이다. 이렇게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좋아하는구나! '신경쓸 필요 없잖아'라고 해버리면 될 일이긴 하지만 알라딘이건 개인 홈페이지건, 공개된 어딘가에 나의 의견을 쓰는 이상, 내 글을 읽는(읽을지도 모르는)이들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난감한 것이 이런 때다. 내 맘엔 안들었는데 남들이 매우매우 좋아하는 작품인 경우, 내 느낌을 정말 솔직히 밝히기가 뭣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영화 '와..

딸기네 책방 2005.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