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33

겨울 휴가

휴가의 첫 1박2일은 딸기마을 엠티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월요일에는 알라딘 서재 지인 두 분께 보낼 택배 싸서 로비에 맡겨두고, 꼼꼼이를 데리고 광화문 우체국 들러서 소포 부치고, 교보문고에서 (아무 쓸데도 없는 시계를 사달라는 꼼양의 유혹에 넘어가 시계를 사주고) 길담서원의 재성씨를 만났다. 나의 새 친구, 하지만 오래된 친구같은 친구. 꼼양까지 셋이서, 을지로 갤러리M에 가서 전시회를 봤다. 맛뵈기로 사진 몇 장. 모처럼 박선생님도 만나뵙고, 사진집 사서 사인도 받고. 마지막으로 뵌 것이 재작년이었던 것 같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몹시 반가웠다. (실은 담주 수욜 '작가와의 대화'도 신청해놨다 ㅎㅎ) 근처 찻집에서 재성씨랑 한참 수다를 떨고 집으로. * 화요일에는 꼼양이랑 버스타고 써니언니네로. 종..

어린이 책방

알라딘에서 고고씽휘모리님이 '어린이책방 갈 사람 여기붙어라' 하시는거 보니까 문득 몇년전 생각이 난다. 더불어 아이와의 책읽기 추억이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나는 일본에서 놀고 있었다. 1년간 회사를 쉬면서 남편 따라 일본에 가서 딸이랑 놀았다. 딸아이는 만 2세, 우리 나이로는 서너살이 됐지만 엄마인 내가 그 애를 끼고 키운 것은 몇달에 불과했다. 그래서 나는 육아에 서툴렀고, 더군다나 일본어는 전혀 못했고(할줄 아는 말이라고는 곤니치와 정도), 아이는 할머니 댁에 있다가 엄마랑 잠시 서울에 있다가 일본으로 건너온지라 한국어도 일본어도 제 연령만큼 못하는, 사실은 거의 못하는 수준이었다. 낯선 땅에서 나는 헤맸고 아이도 헤맸고... 나는 우울했고, 아이도 우울했고... 그럴 때 나를 구원(과장 좀..

나도 펌/'올웨이스 비보이' 권우탁 감독 "남북관계가 영화의 시작"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국내에서 비보이는 친근하면서도 낯선 존재다. 세계대회에서 1, 2등을 다투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페셔녈급에서 대형 쇼핑몰 앞 무대에 서는 게 전부인 아마추어급까지 수많은 청춘들이 비보이의 꿈을 꾸지만 대중은 그들을 잘 알지 못한다. 영화 '올웨이스 비보이'는 최고를 꿈꾸며 돌진하는 젊은 비보이들의 열정과 좌절, 꿈과 현실을 그리는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권우탁 감독은 공교롭게도 다큐멘터리 '플래닛 비보이'의 벤슨 리 감독처럼 재미교포다.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소재의 영화를 들고 국내 관객과 만났지만 두 감독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벤슨 리 감독과는 아직 만난 적이 없습니다. 일단 '플래닛 비보이'가 한국의 비보이를 주목하는 게 좋았어요. 그 영화에도 판문점 장면..

이젠 먹는 걸로 지르네

농산물은 주로 인빌에서 샀는데, 거기서 두번 실패한 뒤 푸드마트로 바꿨다. 며칠새 주문한 것들- 안심오리훈제슬라이스 350g 2팩+와인소스 1개 누룽지(끓임용) 350g 8봉 무우 1개, 쌈모듬 200g, 채도라지 150g, 양배추 1통, 풋고추 150g, 애호박 1개 양념꽃게장 800g 돼지고기 목심 구이용 500g, 삼겹살 구이용 500g 땅끝 간장475ml*2 고창황토쌀 20kg 맛있는라면 115g*32봉 찹쌀 4kg 발아현미 800g 살 빼야 한다... -_-

자료/ 인종·민족을 가리키는 비하어

Abbie / Abe / Abie (북미) 에이브러햄에서 나온 말, 유대인 남성 ABCD (미) "American-Born Confused Desi", 미국에서 태어난 남아시아(인도·파키스탄)계 Abo / Abbo (호주) 원주민(애버리지니) Albino (미) 백인들, 혹은 피부가 흰 편인 흑인들 Alter kacker / alter kocker (Yiddish) / alter kucker / A.K. (북미) 유대인 Anglo-pilferer (호) 유배자 후손인 백인들 Ann (북미) 흑인과 사귀는 백인 여자, 백인처럼 구는 흑인 여자 Ape (미) 흑인 Apple (북미) 아메리카 인디언 Argie (영) 아르헨티나인 =Argie-bargie Asian nigger (미) 필리핀계 Aunt Jem..

나리나리에게.

항상 씩씩하고 진취적인 나리나리. 내 딸이 이렇게 커줬음 좋겠다 싶은, 나보다는 어리지만 자랑스러운 친구. "2009년 초반부터 나를 가장 흔들었던 건, 성공에 대한 것, 잘 산다는 것, 행복이라는 것의 정의가 조금씩 지각변동을 하며 균열 생긴다는 것이었다." 내가 나리를 좋아하게 된 건 바로 그런 것 때문이었단다. 나리가 오래전 미니홈피에 올렸던, "나는 노무현을 지지한다"라는 글 때문에 감동먹었다고 얘기했었지. 바로 그런 거야. 니가 노무현을 지지해서 감동했다는 게 아니라, 가치관의 지각변동을 겪고, 느끼고, 때로는 맞서고 때로는 다듬어가며 성장한다는 것. 그거야말로 젊은이의 의무이자 특권이라고 생각해. "사람마다 살면서 가치관이 변하며 이전의 삶과 그 이후의 삶이 서로 모순이 되며 '도약'하는 순간..

연휴 때 살찐 사람, "나가라"?

“살찐 사람은 나가라?”, “우린 아름다움을 추구할 뿐이다.” 미국의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가 회원들의 사진을 판독, 연말 연휴기간 살이 찐 사람들을 퇴출시켰다. 살 찐 사람들에 대한 인신공격성 차별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해당 사이트 측은 “우리는 아름다운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름다운 사람들을 위한 엘리트 커뮤니티’를 자처하며 남녀 회원들의 소개를 주선하는 ‘뷰티풀피플닷컴’이라는 사이트. 회사는 미국에 있지만 해외에서도 회원들을 모집, 사업을 벌여왔다. 쫓겨난 회원들은 미국, 영국, 캐나다, 폴란드,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가입한 5000여명이다. 이 사이트는 4일 성명을 내고 “탈퇴해 마땅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사..

눈.

이렇게 많이 온거, 너무 오랜만이다. 아침 출근길에 대로까지 모두 눈에 덮였고 찻길이니 인도니 구분이 가지 않는다. 집 앞에 잔뜩 쌓인 눈. 하루 종일 눈 온다고 하니, 오늘은 춥더라도 꼼꼼이 밖에 나가 좀 놀라고 해야겠다. 출근할 때 풍경인데, 눈이 계속 오고 있으니 더 많이 쌓일 것이다. 드넓은 찻길이 이렇게 변했다. 버스 노선도 변경되어 중간에 회차한다고 했다. 삼각지에서 마포 넘어가는 고가차도도 막혔다. 불편한 분들이 많겠지만, 이렇게 눈 와서 꽉 막히고 하면 어쩐지 지각하면서도 은근 기분이 좋다. 나야 뭐 사실 지각도 아니지만... 눈 많이 온 날은 뭐든지 다 이쁘다. 이번 토요일과 다음주 토요일에도 눈이 이렇게 왔으면 좋겠다. 마흔 들어 장가가는 친구녀석 복받으라고. 그리고 부산서 올라올 와니..

새해 첫 출근

모처럼의 연휴였다. 연말 수요일 야근이 들어있어서 목,금,토요일을 집에서 놀았다. 오늘은 새해 첫 출근. 할 일은 여전히 쌓여 있고. 약속도 많고. 내 책상 옆에 조르르 모아둔 난초들. 생각해보니, 난초를 처음으로 키워본 것이 중학교 때다. 仙玉 이라는 녀석이었다. 결혼하고 한동안 열심히 기르다가 나중에 다 죽여버렸고... 하지만 아예 죽이기로 작심하지 않은 바에야, 난초 키우기라면 자신 있다. 죽어가는 난초 살리기도 잘 하고... 사진의 맨 왼쪽은 작년 가을 인사철에 체육부에 들어온 것을 하나 얻어온 것.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데, 너무 잘 커서 어린 싹도 많이 돋아나고... 누구 말마따나 거의 밀림처럼 무성해져서, 오늘 일부를 분가시켰다. 저기서 갈라져나온 것이 오른쪽 두번째, 깜장 화분에 이는 녀석이..

바빌론, 사마라, 페트라

여행 이야기를 하는 것은 즐거우면서도 참 막막하다. 낯선 세계, 때로는 낯선 나와의 만남을 누군가에게 생생하게 풀어놓기란 힘든 법이다. 거대한 유적들과 만났던 순간들을 생생히 떠올려 말이나 글로 옮기는 것도 쉽지는 않다. 수천 년 역사의 무게가 던져준 압도감. 그런 감정을 되새겨볼 때 내 머리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바그다드, 그리고 바빌론이다. 벌써 오래전의 일이다. 7년 전 나는 이라크에 갔었다. 그곳에서 만난 것은 사막, 고상한 이라크 사람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 그리고 언제 다시 볼지 모를 바빌론이었다. 인류 최초의 문명이 싹텄던 그곳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편이 낫겠다. 외국인들은 흔히 바빌론이라 부르고 이라크인들끼리는 바벨(바벨탑의 그 바벨이다)이라 부르는 사막의 쇠락한 유적.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