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네 다락방 166

장자일기/ 진흙 속에 꼬리를- 혜자와 장자

진흙 속에 꼬리를 장자가 복수(濮水)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초나라 임금이 대부 두 사람을 보내 자신의 뜻을 전했습니다. "원컨대 나랏일을 맡아 주시기 바랍니다."장자는 낚싯대를 진 채 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했습니다. "내가 듣자 하니 초나라에는 죽은 지 삼천 년이나 된 신령한 거북이가 있는데, 왕께서 그것을 비단으로 싸서 상자에 넣고 사당 위에 잘 모셔 두었다 하더군요. 이 거북이 죽어서 뼈를 남겨 귀히 여겨지기를 바랐을까요, 살아서 진흙에 꼬리를 끌고 다니고 싶었을까요?"두 대부가 말했습니다. "물론 살아서 진흙에 꼬리를 끌고 다니고 싶었겠지요."장자가 말했습니다. "돌아가십시오. 나도 진흙에 꼬리를 끌고 다니겠소." 원추와 올빼미 혜자가 양나라 재상으로 있을 때, 장자가 찾아가 만나려 했습니다..

장자일기/ 우물 안의 개구리, 쿠파만두카

하백과 북해약 가을에 큰물이 나서 여러 강물이 황하로 흘러들었습니다. 그 흐름이 너무나 커서 강가 양쪽이나 모래톱에서 보면 소와 말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되자 황하의 신 하백이 흐뭇해 하며 자기가 세상의 모든 훌륭함을 독차지했다고 기뻐했습니다. 하백이 물결을 타고 동쪽으로 내려가다가 북해에 이르렀습니다. 거기서 동쪽을 보니 물의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얼굴을 돌려 북해의 신 약(若)을 보고 한숨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옛말에 '도'에 대해 백번을 들으면 저보다 나은 이가 없는 줄 안다'고 한 말이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이군요." 하백은 고구려 시조 주몽의 외할아버지인데... 저런 분(?)이었구낭. 우물 안의 개구리 북해약이 대답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 이야기를 ..

장자일기/ 혼돈에 일곱 구멍

11. 이름에 매이지 말고꾀의 창고 되지 말고쓸데없는 일 떠맡지 말고앎의 주인 되지 마십시오. 무궁한 도를 체득하고 없음의 경지에 노니십시오. 하늘에서 받은 바를 완전히 하고, 터득한 것을 드러내려 하지 마십시오. 역시 비움뿐입니다. 지인(至人)의 마음씀은 거울과 같아 일부러 보내지도 않고 일부러 맞아들이지도 않습니다. 그대로 응할 뿐 갈무리해 두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물을 이기고 상함을 받지 않습니다. 뭐야 이건... 왜 장자는 자꾸만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이렇게 어떻게 살아, 이건 '존재'가 아닌 거잖아. 혼돈에 일곱 구멍 12. 남쪽 바다의 임금을 숙(儵)이라 하고, 북쪽 바다의 임금을 홀(忽)이라 하였고, 그 중앙의 임금을 혼돈(混沌)이라 하였습니다. 숙과 홀이 때때로 혼돈의 땅에서 만..

장자일기/ 무당 계함과 열자와 그의 스승 호자

5. 정나라에 계함이라는 신통한 무당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 살아 남고 죽게 되는 것, 화나 복을 받는 것,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 등을 다 알 수 있었습니다. 연월일까지 알아맞히는 것이 꼭 귀신같았습니다. 정나라 사람들은 그를 보면 모두 도망을 갔습니다. 열자만은 계함을 만나 보고 심취하여 돌아와서 스승 호자에게 아뢰었습니다. "제가 처음에는 선생님의 도(道)가 지극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지금 보니 그보다 더한 도가 있습니다."호자가 말했습니다. "나는 너에게 도의 껍데기만 가르치고 아직 그 알맹이는 가르치지 않았다. 그런데도 너는 내가 가르치는 도를 다 터득했다고 생각했단 말인가? 암탉이 많아도 수탉이 없으면 어떤 달걀이 나오겠느냐? 너는 그 (알맹이도 없는) 도를 가지고 세상과 겨루..

꽃들에게 희망을

얘 어때요? 웃기죠? 얘는 어떤가요? 얘들은요? 귀엽죠? 얘네들은 어쩐지... 발칙해요 흑, 얘네는 살짝 무서워... 에그그... 누가 꽃을 가지고 이런 짓을... 머야머야 갑자기 웬 꽃타령이냐고요? 우리 향이;;가 머리에 꽃을 달았더라고요. 쟤 머리에 꽃 달았습네다 이런 걸까요? 그런 거 아니래요~ 평화의 꽃을 다는 '플라워 무브먼트'라고 합니다. 꽃 단다고 평화가 오겠습니까. 하지만, 꽃이라도 달아 보자고요!

간지, 십이지, 육십갑자

[요니를 위해 만든 자료] 간지(干支):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를 조합한 것. 십간 (十干)십이지 (十二支)십이지동물(띠)십간연도 끝자리자(子) 쥐갑(甲) 4축(丑) 소 을(乙) 5인(寅) 호랑이 병(丙) 6묘(卯) 토끼 정(丁) 7진(辰) 용 사(巳) 뱀 무(戊) 8오(午) 말 기(己) 9미(未) 양 경(庚) 0신(申) 원숭이 신(辛) 1유(酉) 닭 임(壬) 2술(戌) 개 계(癸) 3해(亥) 돼지 십이지신(일러스트) 십간과 십이지를 조합해 간지가 만들어지는데, 십간의 첫 번째인 '갑'과 십이지의 첫 번째의 '자'를 조합하여 '갑자'가 만들어지며, 그 다음으로 십간의 두 번째인 '을'과 십이지의 두 번째인 '축'이 결합하여 '을축'이 되는 식이다. 육십갑자갑자 - 을축 - 병인 - 정묘 - 무진 ..

재미난 주방용품들

얼마 전 신주쿠 부근 도큐핸즈(TOKYU HANDS)에 갔습니다. 여러가지 온갖 것들(이렇게밖에는;;)을 파는 마트같은 곳입니다. 수퍼마켓처럼 식료품을 파는 것도 아니고 백화점처럼 의류를 파는 것도 아니지만, 일상에 필요한 가지가지 특히 아이디어 상품이나 DIY용품 같은 게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요. 당초의 목적은 거기서 가방이 달려 있지 않은 캐리어(바퀴와 끌대만 있는 것)를 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도큐핸즈에 한번 들르면 거기서 끝날 수가 없지요. 2층부터 6층까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구경을 했습니다. 서울에 있을 때엔 쇼핑이나 구경 따위에 정신을 팔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도쿄에 와서 놀고 있자니, 이것저것 눈에 들어오는 게 많네요. 특히 일본엔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상관없는 아이디어 상품' ..

장자일기/ 사람을 다스리는 이

2. 견오(肩吾)가 미친 사람 접여(狂接輿)를 만났는데, 접여가 물었습니다. "일전에 중시(中始)가 자네에게 무슨 말을 하던가?"견오가 대답했습니다. "사람을 다스리는 이가 스스로 원칙과 의식과 규례를 만들어 내면 사람들이 듣고 교화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접여가 말했습니다. "그것은 엉터리 덕이다. 세상을 그렇게 다스리는 것은 마치 바다 위를 걸어서 건너고, 강에다 구멍을 파고, 모기 등에다 산을 지우는 것이다. 성인이 다스리는 것이 어디 밖을 다스리는 일인가 먼저 자신을 올바르게 하고 나서 행동하고 일이 제대로 되는가를 확인하는 것뿐이다. 새는 하늘 높이 날아야 화살을 피하고, 들쥐는 사당 언덕 밑을 깊이 파고들어야 구멍에 피운 연기 때문에 밖으로 튀어나와 잡히거나 파헤쳐져 잡힐 걱정..

장자일기/ 순 임금과 태씨

매일 블로그에 글 한 편 올리겠다 마음먹었지만 그렇게 안 되는구만. 세상에 쉬운 일이 없어... 오늘은 특히나 멍하게 게임만 하고 있었다. 새벽에 웬일인지 잠 깨어 뒤척인 탓일까. 남들은 '불타는 금요일'이라는 금요일 밤에, 하루를 이대로 보내긴 한심하다 싶어 장자를 다시 펼쳤다. '큰 스승'편이 끝나고 이제부터 장자의 제7편인 '황제와 임금의 자격(應帝王)'이다. 종일 멍때리고 게임하던 내가 '황제와 임금의 자격'을 읽는다는 것부터가 웃기지만, 어쩌겠어, 장자님이 이런 얘기를 끌고 나오는 걸. 마침 곧 있으면 대선. 어떤 이들은 고대의 제왕론을 보며 현대의 정치인들을 운운하지만, 난 그러는 것 싫다. 대통령이 무슨 왕도 아니고. 더군다나 이번 대선에선 '유신공주'라는 사람이 나온다는 마당에. 솔까말 나..

장자일기/ 운명일 따름이겠지

39. 자여(子輿. 가마선생)와 자상(子桑. 뽕나무 선생)은 벗이었습니다. 장마 비가 열흘이나 계속 내리던 어느 날 자여가 생각했습니다. '자상이 분명 고생을 하고 있을 것이다.' 자여는 먹을 것을 싸 가지고 그에게 갔습니다. 자상의 집 문 앞에 이르자, 거문고를 타면서 노래하는 듯 우는 듯한 소리가 들렸습니다."아버님이실까 어머님이실까, 하늘이실까 사람들일까."힘에 겨워 목소리가 겨우 나오고, 가사도 곡에 맞지 않게 나왔습니다. 자여가 들어가 물었습니다. "자네 노래가 어찌 그런가?"자상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나를 이처럼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온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는 중인데, 아직 알 수가 없네. 부모님이 어찌 내가 이렇게 가난하길 바라셨겠는가? 하늘은 사심 없이 모두를 다 같이 덮어 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