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한국 사회, 안과 밖 171

[인터뷰]정현백 여가부 장관 "화해·치유재단 올해 안에 청산"

정부가 박근혜 정부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졸속으로 만들어진 화해·치유재단을 연내 청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2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화해·치유재단의 기능은 중단됐고, 법적 검토와 실무적인 절차를 거쳐 연내에 청산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피해자들의 뜻을 중심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했고, 여가부도 피해자 할머님들과 계속 접촉하고 관련 단체들과 논의해왔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정 장관은 “피해자들과 관련 단체들은 재단을 해산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그분들 견해를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청산으로 가는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해·치유재단은 지난 정부가 2015년 12월28일 한·일 합의를 하고 7..

한국의 헌법과 필리핀의 헌법

2018년 1월 1일자 경향신문 1면에는 한국과 독일의 헌법 1조 1항이 담겼고. 2면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헌법 1조를 적었다. ' 유럽국가들이 대부분이고, 무엇보다 현대 헌법의 정수라고도 할 수 있는 르완다 헌법이 빠진 것이 좀 아쉽지만. ^^ 여러 나라의 역사가 반영된 것들이라 재미있었다. 그 중에 눈에 띈 것- 필리핀의 헌법 1조. 한국 헌법과 거의 같다. 사실은 똑같다. 우리도 '인민(people)'이라고 했어야 하는데 북한이 쓰는 말이라고 해서 '국민'이 돼버린 것이니. 필리핀은 군사독재정권과의 싸움에서 한국보다 시기적으로 조금 앞섰고, 필리핀 피플파워 혁명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필리핀 헌법은 1987년에 발효됐다. 군사독재의 경험, 그에 맞선 인민들의 싸움, 이런 것이 헌법에 그대로 반..

최승호 MBC 사장 “1년 안에 신뢰 회복 자신있다”

“희생된 아이들 수백명의 사진을 보면서 정말 참기 어려울 정도로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과거 MBC가 지은 죄를 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최승호 신임 MBC 사장은 임원진을 구성한 뒤 첫 공식 일정으로 13일 안산을 찾아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 앞에서 분향했다. 해고된 후 독립언론 ‘뉴스타파’에서 일하면서 세월호 유족들을 여러번 만났지만, MBC 대표로 방문한 만큼 “사죄하는 자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유족들한테 깊이 사죄했고,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왔다”고 했다. 13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본사에서 경향신문과 만난 최 사장은 “내부 조직정비와 적폐 청산,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되살리는 일을 비롯해 과제들이 쌓여 있지만 1년 안에 잃었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구정은의 세상] 동상이 문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쪽의 케이프타운대학교(UCT)에서 재작년 세실 로즈의 동상이 철거됐습니다. 학생들이 오랜 세월 요구해온 겁니다. Rhodes statue in Cape Town university removed -BBC 세실 로즈(1853~1902년). 영국 출신의 식민주의자이지요. 금 파고 다이아 파내어 자기 이름을 딴 제국을 만든. (여담이지만 이태 전 밀렵꾼들에게 죽음을 당한 사자 세실도 이 작자의 이름을 딴 겁니다. 이 작자의 이름을 따서 출발한 로디지아는 지금의 짐바브웨라는 나라이고요.) 세실 존 로즈 동상을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케이프타운대학교 학생들. 사우스아프리카투데이 그래서 이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고, 학생들의 시위가 거셌습니다. 결국 UCT의 동상은 사라졌지만, 영국 옥스..

[이 주의 프리뷰]'외유'는 끝났다...MBC '운명의 일주일'

지난 9일 태국 방콕에서 ‘한·태국 국제방송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주관한 행사입니다. 세미나를 해도, 왜 하필이면 군부 쿠데타 이후 언론탄압 국가로 세계의 비판을 받는 태국에서 했는지. 이 세미나에 참석한다며 방문진의 야권 이사 3명이 태국에 갔습니다. 그래서 지난 8일과 10일 이사회가 모두 무산됐습니다. 이들과 고영주 이사가 빠져도 이사회 9명 중 여권 이사 5명이 모여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을 의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독 처리’ 모양새는 좋지 않아 안건 처리를 미뤘습니다. ‘외유’는 끝났습니다. 방문진은 13일 오후 2시 임시이사회를 열고 김 사장 해임안을 의결합니다. 이번주에는 김 사장 해임과 뒤이은 절차들이 뜨거운 이슈로 굴러갈 것으로 보입니다. ..

5공 때 지어진 프레스센터 놓고 분쟁이 벌어진 까닭은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관훈클럽,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신문윤리위원회 등 언론6단체는 프레스센터 소유권과 관리운영권을 둘러싼 분쟁 과 관련해 “새 정부가 풀어야 한다”는 공동입장을 26일 발표했다. 6개 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레스센터는 시설의 역사성으로 보나 설립 취지로 보나 명백히 ‘언론의 전당’이며 공적(公的) 자산”이라면서 “마땅히 언론계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들은 이 문제가 소송보다는 정책 원칙에 따라 조정·해결돼야 한다며 “그동안 열린 조정회의 결과대로 프레스센터와 남한강연수원을 문화체육관광부가 관장하고 방송회관과 광고문화회관은 방송통신위원회 산하에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바코(한국방송광고진..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페이스북에 지인이 올린 글. "상암동 난지공원 북쪽에 요런 게 몰래 지어져 숨어있다. 동네 주민인 우리 회사 직원의 말에 의하면 일반 도서는 거의 없어 주민들을 외면한 도서관이라는데." 어떤 곳인가, 그냥 심심해서 검색해봄. 웹사이트의 이사장 인사말은 이렇게 돼 있다. "2017년은 근대화의 국부(國父)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해입니다. 우리가 박정희 대통령을 기리는 이유는 박 대통령이야말로 애국애족(愛國愛族)의 정신으로 일평생을 조국 근대화와 굳건한 안보 구축을 위해 헌신하신 분이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정의의 율법과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을 통해 이 나라 국민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강철 같은 의지의 국민으로 환골탈태시킨 분이기 때문입니다. 박정희대..

[공영방송 제자리 찾기](3)전문가형 BBC, 시민형 ZDF···제도는 제각각, 언론자유는 ‘운영’이 좌우

2012년 아시아·태평양 방송연맹(ABU)은 ‘공영방송’에 대해 ‘민영도, 국영도 아니며 정치적·재정적으로 독립된 방송’이라고 규정했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시민의, 시민에 의해,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적 제도’로서 공영방송은 사회적 책무를 갖는다고 언론학자들은 말한다. 나라마다 공영방송 소유구조나 정부와의 관계는 조금씩 다르다. 공영방송들은 독립성을 강조한 ‘전문가모델’, 의회 다수당이나 정부에 의해 직접적으로 통제되는 ‘정부모델’, 의석 비율에 따라 정당들이 영향력을 갖는 ‘의회모델’, 의회 정당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집단들도 발언권을 갖는 ‘시민모델’ 등으로 나뉜다. 여러 모델들은 그 나라의 방송 역사와 시장 구조, 정부 방침 등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발전해왔다. 방송 독립성 최..

'무릎 꿇은 장애아동 부모'를 보며...

아이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특수학교와 담장을 맞대고 있었다. 시멘트 담은 아니었고 철망처럼 생긴 울타리였던 걸로 기억한다. 아이의 친구 중에는 특수학교 교사 부부의 딸도 있었고, 아이들은 옆의 학교가 특수학교라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울타리에 매달려 놀았다. 등하교 길에 특수학교 학생들을 오가며 보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아무도 특수학교에 대해 좋다 싫다 얘기하는 걸 본 적 없다. 아마도 '오래전부터 거기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없던 학교를 새로 짓겠다고 하면 그 동네 사람들도 반대하고 나섰을까? 그랬을 수도 있겠다. 지금 반대하는 지역의 민심이 '특별히 나빠서'는 아닐 테니까. 아이가 다녔던 초등학교에는 특수학급도 있었다. 학생은 단 두 명. 몇 번 얘기한 적 있지만, 나를 보..

[화학물질, 안전망이 없다]내 몸에 쓰는 물건, ‘알 권리’를 보장하라

‘릴리안 생리대 파동’ 전에도 여성들 사이에서 일회용 생리대가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줄 거라는 ‘의심’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화학물질이 걱정되는 소비자들은 ‘순면 커버’ ‘오가닉 코튼’을 내세운 비싼 상품을 찾거나 면생리대를 쓰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릴리안은 관련 정보도 적고 공론화되지도 못했던 생리대 안전성 문제를 물 위로 끌어올렸다. 생리대처럼 일상적으로 쓰이고 신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제품조차도 안전 관리가 충격적으로 부실하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화학물질 안전망이 없다](1) 주원인도 모르면서…식약처 “VOC만 전수조사” ▶[화학물질 안전망이 없다]안전을 돈으로 사는 시대, 탈출구 없는 저소득층 일회용 생리대 속의 화학물질은 외국에서도 논란거리였다. 미국에선 성분 정보를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