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이웃동네, 일본 212

후쿠시마 원전 '최악 고비' 넘겼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상황은 ‘최악의 고비’라던 48시간을 넘겼다. 그러나 한 고비 넘기면 다음 고비가 앞을 막아서는 형국이어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자위대와 소방청, 도쿄전력 등은 19일에 이어 20일에도 후쿠시마 1원전 1~6호기의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물 투입·전력망 연결 작업을 계속했다. 폐연료봉 저수조가 있는 5, 6호기에서는 냉각장치가 가동되기 시작해 온도가 떨어졌다. 원전 부근의 방사선량 측정치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그러나 이날 한때 3호기 원자로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는 등 위험한 상황이 이어졌다. 3호기의 외벽은 깨졌지만 아직 격납용기가 파열됐는지, 만일 부서졌다면 손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20일 “3호기 격납용기 내 압력이 일시적으로 올라..

후쿠시마 원전 위험등급 상향

일본 후쿠시마 원전 위험등급이 한 단계 격상됐습니다. 1박2일 동안 헬기와 살수차를 동원, 냉각수 투입작업을 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18일 후쿠시마 원전 1~3호기 원자로 화재·폭발로 인한 사고의 등급을 국제원자력사고평가등급(INES) 기준 4단계 ‘해당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사고’에서 5단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사고’로 올렸습니다. 보안원은 4호기에 대해서도 3단계 ‘중대한 고장’으로 평가했습니다. 안전보안원은 이날 오후 6시쯤 웹사이트(nisa.meti.go.jp)에 공개한 자료에서 “1~3호기에 바닷물을 계속 넣고 있지만 2, 3호기에서 연기가 계속 분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INES 5단계는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사고와 같..

일본 대탈출 시작... 미국도 공관원들 소개

일본 대탈출이 본격화됐다. 쓰나미에 강타당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화재·폭발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작전이 펼쳐지고 있지만 방사성물질의 누출을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동안 사태를 관망하던 동맹국 미국마저 적극적인 소개에 나서는 등, 각국이 ‘일본 엑소더스’를 펼치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미국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선 피폭을 막기 위해 일본 내 미국인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으며 항공기까지 동원해 자국민 소개를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전날 반경 80㎞ 내 체류하는 자국민들에게 다른 지역으로 떠나거나 대피시설로 가라는 권고를 한 데 이어, 이날 도쿄, 요코하마, 나고야 일대의 공관원과 가족 등 600여명에게 자발적인 대피를 권하는 ‘철수인가’를 내렸다. 이는 ‘..

후쿠시마 원전- 시나리오

일본 후쿠시마 1원전 폭발을 막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다행히도 원자로와 폐연료봉 저장고의 냉각에 성공하면 폭발과 같은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방사성 물질이 상당량 누출되는 것을 막기는 힘들어 보인다. 현재로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일본 당국과 도쿄전력 측이 17일 시작한 냉각수 살포-전력공급-펌프가동의 3박자가 맞아떨어져 2, 3호기 원자로의 노심이 녹는 과정을 중단·지연시키고 3, 4호기 내부에 보관된 사용후 핵연료봉(폐연료봉)의 대기중 노출이나 핵분열을 막아내는 것이다. 앞으로도 길게는 몇달에 걸쳐 방사성 물질이 여러 원자로들에서 퍼져나가겠지만, 인체에 즉시 치명적인 수준을 일으키는 정도는 되지 않을 것이며 태평양 쪽으로 날아가면서 희석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 가..

원전 대책, 모두 어긋났다

일본의 ‘핵 안전신화’는 허구였던 것일까.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여러 단계의 대책들이 모두 어긋난 것으로 드러났다. 전력사업을 민영화한 뒤 당국이 원전을 운영하는 전력회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본을 지역별로 나눠맡고 있는 주요 전력회사들은 냉각용수를 구하기 쉽고 인구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바닷가에 주로 원전을 세워왔다. 하지만 거대 지각판들끼리 충돌해 지진과 쓰나미를 동시에 일으키는 메가스러스트(megathrust) 앞에서 바닷가의 원전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미 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20세기 내내 5~6번에 불과했던 메가스러스트가 2000년대 들어서만 수마트라 지진(인도양 쓰나미·2004), 칠레 지진(2010), 일본 도호쿠지..

방사성 물질 누출... 문부과학성 공식 발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화재·폭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본 문부과학성은 16일 오전 일본 전역 47개 지방자치단체의 대기중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우려했던대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가까운 동일본의 대부분 지역에서 평상시의 3~30배씩 방사선량이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후쿠시마 1원전 1, 3호기 원자로에서 흰 연기가 솟아나오기 전후인 오전 8~9시 무렵 대기중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도쿄 북쪽 이바라키현 미토시에서는 0.9마이크로시버트(μSv)로 나타났다. 이는 평상시의 26배에 이르는 수치다. 미야기현과 도치기현, 군마현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평시의 10배에 이르는 방사선량이 검출됐다.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등 동북지방 아래쪽 관동지방에서도 방사선량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

제2 체르노빌 되려나... 폐연료봉 폭발 위험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화재와 폭발이 계속되면서 ‘제2 체르노빌사태’를 우려케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원자로 3, 4호기에 보관돼 있던 사용후 핵연료봉(폐연료봉)이 핵연쇄반응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경고가 나왔다. 방사선 피폭 위험 때문에 더 이상의 수습작업도 할 수 없는 처지다. 일본발 ‘원전 위기’로 세계가 ‘핵 공포 시대’에 빠져들었다. 16일 오전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4호기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이 원자로는 지진 전 점검차 가동을 중단했지만 원자로 건물 안에 폐연료봉을 보관해놓고 있었다. 폐연료봉은 격납용기도 없이 수조에 들어 있었는데 원자로 벽은 전날 폭발로 부서진 상태다. 도쿄전력은 “수조의 물이 끓어 수위가 낮아지고 연료봉이 공기에 노출됐을 수 있다며 재임계(핵분열 연쇄반응)가 될..

일본, 무너진 신화

성실함, 근면성, 정교함, 안전. 일본과 일본인에 대해 세계가 떠올리는 이미지들이다. 그러나 2차 대전의 참화 속에서 세계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일본의 ‘경제 신화’는 1990년대 이후 거품 붕괴와 ‘잃어버린 10년’을 지나면서 깨져나갔다. 2009년 일본의 자랑 도요타의 위상을 추락시킨 ‘리콜 사태’는 일본 산업계의 ‘품질 신화’를 깨뜨렸다. 그리고 2011년, 도카이 대지진으로 촉발된 원전 사고는 일본의 ‘안전 신화’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더 이상 일본에 대한 ‘신화는 없다.’ “시계가 필요없을 정도로 정확하게 시간 맞춰 도착하는 열차, 1분만 연착해도 사과하는 열차 안내원. 그러나 지금의 일본은 전혀 다르다. 지진 뒤 대도시에서는 출근길 시민들이 행여 전철이 끊기거나 운행차질이 있을까 종종걸음을..

'후쿠시마 50'

15일 오전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도쿄전력과 협력회사 작업인력 800여명이 원자로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바닷물을 냉각수로 집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6시 15분 폭발이 일어나자 ‘필요 최소인원’ 50여명을 남기고 나머지 750명은 현장에서 급히 피신했다. 방사선량이 높은 위험작업은 모두 중단됐다. 3시간 가량 지난 뒤, 이웃한 3호기 부근. 작업반원이 차고 있던 휴대용 방사선 감시장치에서 400밀리시버트(mSv)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기준 상 15분 이상의 작업은 할 수 없는 수준의 방사선량이었다. 요미우리 신문은 폭발이 잇따르는 원자로에서 긴급 작업을 하고 있는 작업반원들의 사투를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쓰나미 피해로 원전에서는 정전이 계속되고 있다. 원자로 ..

'핵 발전 대국' 일본, 궁지에 몰리다

대지진의 충격파를 맞은 일본 태평양 연안에는 4개의 핵발전소에 14기의 원자로가 위치해 있다. 그 중 11기는 지진이 일어나는 순간에 가동이 되고 있었다. 이 원자로들은 지진이 일어남과 동시에 모두 가동이 중단됐지만 그 중 5기는 냉각수의 냉각기능이 고장나 폭발 등의 위험을 안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5일 “11기 중 냉각수 수온이 100℃ 아래로 내려가는 ‘냉온정지’ 상태로 안정된 원자로는 6기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냉각수 온도가 비등점 이상으로 올라가면 증기폭발 등의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5기 중 후쿠시마 1원전 1·2·3호기는 연료봉이 위치한 노심 냉각기능이 완전히 마비돼 원자로 건물 지붕이 폭발로 날아가거나 폭발 위기를 맞고 있다. 후쿠시마 2원전의 원자로 4기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