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467

집권 한달 넘은 그리스 시리자, ‘절반의 성공’

“아테네 거리에 ‘낙관론’이 돌아왔다.” 지난 1월 25일 취임한 그리스 급진좌파정당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집권한지 한달 여 지났다. 그동안 유럽은 물론, 세계의 시선이 그리스 구제금융 재협상에 쏠렸다. 2009년 금융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긴축을 강요당하며 유럽의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그리스의 ‘반란’은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일까. 치프라스의 인기는 올라갔고, 구제금융 재협상이 벌어졌다. 시리자의 집권 한달 성적표는 ‘절반의 성공’으로 요약된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시리자의 지지율은 과반에 조금 못 미치는 47.6%, 총선 때 득표율 36%에서 훌쩍 뛰어올랐다. 유럽연합(EU)과 구제금융 재협상에 나서 ‘그리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 애쓴 것을 국민들이 인정해준 셈이다..

넴초프 피살, ‘흔들리는 푸틴체제’에 더 큰 균열 일으킬까

남의 나라 땅을 빼앗고 애국주의를 부추기며 체제를 다지고 있으나 경제는 위기로 치닫는다. 언론을 통제하고 비판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지만 공포분위기 속에서도 ‘다른 목소리’는 어쩔 수 없이 새어나온다. 겉보기에는 여전히 공고하지만 러시아의 ‘푸틴 체제’는 밑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 그러던 차에 최고위급 출신의 정치인이 피살됐다. 서방의 압박보다 크렘린에는 내부 균열이 더 큰 위협이다. 보리스 넴초프의 피살은 러시아의 균열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모스크바 시내를 흐르는 모스크바강가에는 전날 의문의 저격수들에게 피살된 정치인 넴초프를 기리는 꽃다발이 산처럼 쌓였다. 시민 수천 명이 추위 속에서도 넴초프가 살해된 곳으로 나와 꽃을 놓고 추모행진을 했다. 서방 언론들이 ‘갱 스타일 살인’이..

유로존 재무장관들, 그리스 ‘개혁안’ 승인... 구제금융 넉 달 연장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가 내놓은 ‘경제개혁 리스트’를 승인했다. 이로써 그리스의 구제금융은 4개월 연장되게 됐다. AFP통신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기구인 유로그룹이 24일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내놓은 경제개혁 리스트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그리스와 유로그룹이 앞서 합의한 구제금융 4개월 연장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자본가 과세, 지하경제 단속... '경제개혁 리스트' 일단 통과 그리스는 이날 탈세와 부패 방지를 골자로 한 경제개혁 리스트를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채권단 트로이카’에 제출했다. 이 개혁안은 거액 자산을 가진 자본가들에 대한 세금을 늘리고 지하경제를 단속해 재정수입을 확충..

에펠탑, 콩코드광장, 엘리제궁에 ‘의문의 드론’

프랑스 파리에 의문의 드론(무인기)들이 잇달아 나타나 당국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AFP통신은 24일 새벽 에펠탑과 미국대사관 등 파리 시내 주요 시설 최소 5곳 상공에서 드론들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드론들이 하늘에 뜬 것은 이날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다. 드론은 콩코드 광장 부근 가브리엘 거리에 있는 미국대사관과 에펠탑, 바스티유, 엥발리드 군사박물관, 파리의 최고층 건물인 몽파르나스 타워 등에 나타났다. 파리 안팎에서 정체불명의 무인기들이 비행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파리 외곽의 핵발전소에 드론 20여대가 잇달아 나타나더니 지난달 20일에는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 위에서도 목격됐다. 며칠 뒤 핵잠수함 기지가 있는 브리타니의 항구에서 드론들이 발견됐다. 이어 24일의 동시다발..

흔들리는 유럽... 통합의 이상과 유럽의 가치가 시험대에 오르다

“탕탕탕 총소리가 나는 순간 모두가 마비된 것 같았다. 경찰 사이렌이 들리기까지 10분간 두려움에 떨었다. 나는 표현의 자유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어왔지만, 그것이 ‘목숨을 걸’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표현의 자유’ 토론회에 참석했던 현지 기자 닐스 라르센은 15일 ‘인포메이션’ 신문에 테러 현장에서 느꼈던 공포를 털어놨다. 그는 총구 앞에서 신념이 흔들렸음을 고백하면서 “이 악몽은 얼마나 지속될까”라는 물음을 던졌다. 악몽은 전 유럽을 뒤덮고 있다. 하루가 머다 하고 ‘묻지마 테러’에 가까운 공격이 일어난다. 프랑스 샤를리 에브도 사건이나 코펜하겐 공격처럼 종교가 빌미가 된 테러도 있고, 불특정 다수를 향한 일탈된 개인들의 공격도 있다. 한쪽에선 극우파가,..

HSBC 탈세 방조 '리크(유출)'... 각국 후폭풍

영국계 거대 금융회사 HSBC 스위스 법인이 세계 자산가들의 세금회피를 방조했으며 범죄자나 부패한 정치인·사업가들의 자산은닉을 도운 사실이 폭로됐다. ‘HSBC 리크(유출)’로 불리는 이 사건의 파장이 각국으로 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리펑 전 중국총리의 딸인 리샤오린 부부가 HSBC 제네바 지점에 여러 개의 계좌를 만들어 놓고 245만달러(약 27억원)를 예치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10일 보도했다.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인 리샤오린은 중국에서 ‘전력 여왕’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총리를 지낸 아버지를 등에 업고 부를 축적, 해외에 재산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시진핑 주석이 ‘호랑이 사냥’이라 불리는 거물 부패사범과의 전쟁에 나서면서, 리샤오린을 비롯해 전력·석탄·에너지 기업들을 장악..

‘세 사람 DNA 가진 아기’ 영국서 첫 허용...기술의 영역으로 내려온 출생의 신비

인간 유전자 ‘조작’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영국이 세계 최초로 ‘세 사람의 DNA를 가지고 태어나는 아기’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은 이미 형제자매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태어나는 ‘치료용 맞춤아기’를 허용한 바 있다. 황소의 배아에 인간의 유전자를 집어넣는 ‘미노타우로스 연구’, 실험실에서 제조된 정자 등 과학기술은 이미 인공생명체를 만들어내는 문턱까지 가 있다. 그만큼 논란도 크다. 영국 의회 통과… 의료계 환영, 종교계 우려 목소리 영국 하원은 3일 유전적 이상이 있는 여성의 난자를 ‘수리’해 임신할 수 있게 한 ‘인간생식배아법’ 수정안을 찬성 382표, 반대 128표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영국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같은 생명공학기술을 허용하는 나라가 됐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법안은 미토..

세르비아, 유고내전 때 ‘제노사이드’ 혐의 없다... 유엔 법정 판결

여러 민족이 함께 살던 나라가 내분에 휩싸였다. 민족 간 전쟁이 벌어져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학살하고, 피해를 입은 민족은 반격에 나서 상대방을 대거 쫓아냈다. 공격, 학살, 추방이 반복된 끝에 민족들은 뿔뿔이 갈라져 제각각 나라를 세웠다. 이런 학살과 추방의 책임을 새로 태어난 독립국들에게 물을 수 있을까. 이 어려운 문제에 대해 유엔 산하 재판소가 재판 16년만에 “책임 없다”는 판결을 내놨다. 수만명이 숨지고 수십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는데 책임질 국가는 없다는 것이다. 국가 간 분쟁을 재판하는 유엔 산하 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ICJ)는 3일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 지역에서 1990년대 벌어진 학살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크로아티아가 세르비아를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했다. 슬로바키아 출신 법관인 IC..

프랑스 ‘그리스 재협상 지지’

취임한 지 닷새밖에 안 된 야니스 바루파키스 신임 그리스 재무장관이 1일 프랑스를 방문했다. 빚탕감을 주장해온 그리스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새 정부가 구제금융 재협상을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선 것이다. 아테네대학 경제학교수 출신으로 유럽에서 제법 알려진 경제학자인 바루파키스 장관은 파리 방문에서 제법 큰 성과를 거뒀다.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파리에서 바루파키스와 만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그리스가 채권단과의 협상을 타결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팽 장관은 빚을 탕감해주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그리스의 ‘재협상’ 주장은 지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BBC방송 등은 전했다. 그리스는 긴축보다는 경기부양, 무조건적인 구조조정보다는 경제회복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

그리스 새 총리 치프라스, 유럽 '긴축 기조' 바꿀까

2012년 5월, 독일 베를린에서 37세의 젊은 정치인이 “유럽의 긴축정책은 중단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호감가는 외모에 카리스마 넘치고 달변인 이 젊은 정치인은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였다. 정치 경력 10년, 재선의원에 불과한 치프라스는 ‘유럽의 최대 주주’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맹비난하며 “긴축을 강요하는 짓을 중단하라”고 일갈했다. 슈피겔 등 독일 언론들이 “새롭고 강력한 유럽의 정치인이 될 사람” 혹은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라 불렀던 치프라스는 3년이 지나 그리스 현대정치사상 최연소 총리가 됐다. 치프라스가 이끄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25일 총선에서 36.34%를 득표, 1당이 됐으며 제1당에 50석을 추가배정하는 법규에 따라 총 300의석 중 149석을 확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