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곰 두 마리 때문에 독일이 '들썩'

딸기21 2007. 3. 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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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두 마리 때문에 독일이 시끄럽습니다. 어미 잃은 새끼 북극곰을 놓고 동물보호론자들 사이에 논란이 벌어졌는가 하면, 지난해 사살된 야생곰의 사체를 놓고서는 이탈리아와 외교 마찰까지 빚어지고 있는데요.

어미 잃은 새끼곰 `크누트' 신드롬

작년 12월 독일 베를린 동물원에서 귀여운 새끼곰 한 마리가 태어났습니다. 북유럽의 전설적인 왕의 이름을 따 `크누트'라 불리게 된 이 새끼곰은 나자마자 어미곰에게 버림을 받았다고 합니다. 동물원에서 종종 발생하는 어미 동물들의 `수유 거부'가 일어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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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누트를 불쌍히 여긴 사육사들은 젖병에 우유를 넣어 먹이며 석달 넘게 키웠습니다. 크누트는 귀여운 외모(포유류 동물들이 어릴적 이쁜 외모를 타고나는 것이 다 이런 이유에서 일어난 진화라고 하지요)와 안타까운 사연 때문에 매스컴의 `스타'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달초 극단적 동물보호론자인 프랑크 알브레히트라는 사람이 빌트지(紙) 인터뷰에서 크누트를 안락사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자연상태에서라면 분명 죽었을 새끼곰을 인간이 살려내는 것은 야생의 본능을 조작, 왜곡하는 동물학대라는 겁니다.
일부 동물 전문가들은 이 주장에 공감을 표하며 인간이 야생동물들을 보호 혹은 사육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여론은 "귀여운 곰을 죽이는 것이 동물보호라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는 쪽으로 기울었고요. 그 사이 베를린동물원은 북극곰 캐릭터상품을 만들어 수천개의 인형을 팔았고, 동물원에는 연일 크누트 팬들이 이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합니다. 몸무게 9㎏으로 자란 크누트는 안락사 논란에서 이젠 상품화 논란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고 BBC방송이 27일 전했습니다.

죽은 곰 `브루노' 사체 놓고 다툼

1년 전 독일 바이에른주 일대에 이탈리아 출신 2살배기 갈색곰 `브루노'가 출현해 일대 소동이 빚어졌던 적 있습니다. 브루노는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 지방 국립공원에 주로 서식하는 희귀한 곰인데 국경을 넘어 알프스 일대를 휩쓸고 다닌 겁니다. 바이에른 주 정부는 당초 브루노에 대해 "야생곰의 출현은 170년만"이라며 반색을 표시했다가, 브루노가 농가를 습격해 양 30여마리를 잡아먹고 주민들을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자 입장을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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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던 브루노는 결국 사냥꾼들의 총에 사살됐습니다. 이 일로 해서 현지 언론들이 한동안 들썩였는데요. 야생동물 보호의 한계를 둘러싼 논란을 일으켰던 브루노의 사체는 냉동처리돼 현재 바이에른주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탈리아 정부가 독일에 "우리 국가자산인 브루노의 시신을 돌려달라"며 독일에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아마도 브루노가 이탈리아 국유지 삼림에 살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반면 바이에른 주정부는 "브루노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볼 때엔 가만 있더니 지금에 와서 무슨 소리냐"며 일축하고 있다고 독일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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